자업자득
"믿는 사람이 70% 정도뿐이라는 것을 보고 놀랐다", "카이스트 윤덕용 교수는 양심적인 분이고 정부 편에서 일하지 않는 분", "일반 상식으로 볼 때 믿어도 좋은 결과" - 천안함 북한설에 대한 정운찬 총리 반응
그런데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믿는 사람들이 무려 70%나 된다'는 부분이 더 이상하다. 과연?
마루타 총리, 정운찬
얼마 전 우연히 신문기사를 읽었다. 개혁적인 학자로, 서울대 총장으로, 한때는 여권의 대선 후보로 이름을 날린 사람.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총리로 임명되며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허공으로 날린 마루타 총리 정운찬에 대한 기사였다. 鄭총리 "李대통령 완전히 파악 못했다"라는 기사에서 정운찬 총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믿는 사람이 70% 정도뿐이라는 것을 보고 놀랐다", "카이스트 윤덕용 교수는 양심적인 분이고 정부 편에서 일하지 않는 분", "일반 상식으로 볼 때 믿어도 좋은 결과"
이 기사에서 의아한 것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믿는 사람들이 무려 70%나 된다는 점이다. 10명 중 7명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고 믿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내 성향 때문인지 몰라도 내 주변에서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으로 믿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몇십%만 나와도 의아할 지경인데 무려 '70%'가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진짜 그렇게 믿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 졌다.
자작극이 39%
다음 결과는 요 며칠간 트위터 팔로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이다. 일단 이 설문에는 몇가지 편향성이 존재한다. 먼저 내 팔로어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성향이 나와 비슷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자발적 설문이 갖는 한계성이다. 트위터 설문은 일반 설문과는 달리 투표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즉, 자발적으로 설문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상 수구적인 견해 보다는 보수 또는 진보적인 견해가 더 나온다. 따라서 이 설문 결과는 재미 이상의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설문 항목은 북한, 미국, 중국, 자작극, 모름, 기타로 총 6개를 설정했다. 또 첫번째 항목에 일부러 북한을 배치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자작극의 비중이 가장 높다. 무려 40%에 달한다. 조금 의아할 수 있지만 여기서 자작극은 우리나라가 천안함을 침몰 시켰다는 뜻이 아니다. 사고를 북한 소행으로 몬 자작극이라는 뜻이다. 즉, 사고의 원인은 모르지만 북한 소행이라는 결론은 자작극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항목에는 사고 자체가 없다.
그리고 최종 결과는 북한 7%(70), 미국 26%(264), 중국 1%(5), 자작극 39%(392), 모름 18%(182), 기타 9%(97)이다. 또 기타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사고, 좌초, 암초등 대부분 사고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사고(9%)로 침몰한 천안함을 우리나라(39%)와 미국(26%)이 북한 소행으로 몰아간 자작극으로 보는 사람이 74%에 달하는 셈이다.
신뢰를 잃은 정부
여론조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결과다. 트위터 설문의 편향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북한 소행으로 믿는 사람은 고작 7%, 천명 중 70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두가지이다. 먼저 이명박 정부의 신뢰성이다. 용산참사가 발생하자 강호순이라는 살인마를 이용해서 덮으라고 지시한 정권이다. 여기에 국무총리실에서 민간인을 사찰한다. 경찰은 고문을 하고, 언론사에까지 가서 사전검열을 시도한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한반도 대운하로 전국토를 망치고, 막상 국민이 원하는 반값 등록금과 같은 정책은 선거 때면 어떤 거짓말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서민행보라며 시장을 돌아 다니며 오뎅만 먹고 다닌다. 이 자체가 민폐라는 것을 모른다. 이런 정권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설사 이런 정권이라고 해도 레드 컴플렉스(Red Complex)가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한 소행이라고 하면 믿는다. 북풍이 전가의 보도인 이유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온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합동조사단이 내세운 중요한 증거가 대부분 뒤집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천안함 사고가 처음 터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말을 바꾼 국방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합조단을 이끈 윤덕용 교수가 난 누군지 모른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이 주장한 주요한 증거는 대부분 합동조사단에서 뒤집었거나 의혹이 휩싸였다.
여기에 외신 보도도 천안함에 대한 시선은 곱지 못하다. 영국의 네이처는 제임스 스코프 외교정책분석연구소 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게 맞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유엔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더 강하게 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이 합조단이 제시한 폭발 시점보다 이른 시각에 조난 신호를 보냈으며 합조단이 제시한 1번 어뢰는 천안함 피격 이전부터 물속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출처: 천안함 외교 참담한 실패, 언론은 뭐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