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필 일기 공개
오늘 김대중 대통령의 친필 일기가 공개됐다. 일기의 모든 내용이 다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일기를 읽으면서 가슴 한켠이 찡하다. 일기의 글은 트위터(Twitter)에 올려도 될 만큼 글을 아주 짧다. 그러나 아주 강렬하다. 만약 살아 생전에 일기를 트위터에 올리셨다면 이외수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셨을 듯 하다.
친필 일기 공개
오늘 김대중 대통령의 친필 일기가 공개됐다. 일기의 모든 내용이 다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일기를 읽으면서 가슴 한켠이 찡하다. 일기의 글은 트위터(Twitter)에 올려도 될 만큼 글을 아주 짧다. 그러나 아주 강렬하다. 만약 살아 생전에 일기를 트위터에 올리셨다면 이외수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셨을 듯 하다.
인생은 아릅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일기 본문(2009년 1월 7일)에도 나오지만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짧지만 강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삶의 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그외에 인상적인 내용들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09년 1월 6일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슴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하나로 요약한 듯하다. 특히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는 대목에서 이미 생을 예감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후회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2009년 1월 11일
오늘은 날씨가 몹시 춥다. 그러나 일기는 화창하다. 점심먹고 아내와 같이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우리 결혼 이래 최상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둘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매일 매일 하느님께 같이 기도한다.
나 역시 오늘 날의 김대중 대통령을 있게한 것은 이희호 여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글을 영어로 번역, 김대중 대통령을 세계에 알린 공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점 보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에 대한 사랑이 넘처나는 듯하다.
2009년 1월 16일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이 쓰여진 시점을 보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를 읽었다면 이 글이 누구에게 전하는 말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2009년 1월 17일
그저께 외신기자 클ㄹㅂ의 연설과 질의응답은 신문, 방송에서도 잘 보도되고 네티즌들의 반등도 크다.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
가슴이 찡하며 마음이 아프다. 이토록 국민을 생각한 분이었다. 그런데 그 힘을 이제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안타깝다.
2009년 2월 4일
비서관회의 주재. 박지원 실장 보고에 의하면 나에 대해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100억 CD) 대검에서 조사한 결과 나는 아무런 관계 없다고 발표. 너무도 긴 세월동안 '용공'이니 '비자금 은닉'이니 한 것, 이번은 법적 심판을 받을 것. 그 의원은 아내가 6조원을 은행에 가지고 있다고도 발표, 이것도 법의 심판을 받을 것.
수구의 논리는 간단하다. 현정부를 비판하면 전라도 깽깽이, 이명박을 비판하면 좌빨, 민주주의를 걱정하면 촛불 좀비, 잘못을 해도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단 한번이라도 IMF 사태를 초래한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이 글에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은 주성영 의원이다. 국회 법사위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비자금 CD라며 근거없는 CD 사본을 제출했다. 그리고 이것으로 모자라 이휘호 여사가 6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사본을 검찰 관계자가 전달했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임채진 검찰 총장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견찰로 등극할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2009년 3월 18일
투석치료. 혈액검사, X레이검사 결과 모두 양호. 신장을 안전하게 치료하는 발명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리 힘이 약해져 조금 먼 거리도 걷기 힘들다.
인류의 역사는 맑스의 이론 같이 경제형태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이 헤게모니를 쥔 역사 같다.- 봉건시대는 농민은 무식하고 소수의 왕과 귀족 그리고 관료만이 지식을 가지고 국가 운영을 담당했다.
- 자본주의 시대는 지식과 돈을 겸해서 가진 부르주아지가 패권을 장악하고 절대 다수의 노동자 농민은 피지배층이었다.
- 산업사회의 성장과 더불어 노동자도 교육을 받고 또한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 노동자와 합류해서 정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 21세기 들어 전 국민이 지식을 갖게 되자 직접적으로 국정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2008년의 촛불시위가 그 조짐을 말해주고 있다.
촛불과 민주주의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인식을 볼 수 있다. 촛불을 좌경 세력이 배후 조종한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가 반민주세력이라는 것은 이러한 인식의 차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09년 5월 23일
자고 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 슬프고 충격적이다. 그간 검찰이 너무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 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계속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날 적은 일기다. 검찰의 수사는 저인망식 수사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간다고 세무조사를 받은 삼계탕집, 노무현 대통령이 존경하는 분이 준 돈 8만원까지 수사했다. 그리고 정부 고위관계자를 빨대로 고용 매일 매일 수사 기밀을 흘리고 자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두환 대통령 보다 더 악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9년 5월 30일
손자 종대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이웃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인 것을 강조했다.
나는 기독교를 싫어한다. 그러나 천주교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천주교 신자 중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삶을 사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불타버린 천년고찰에서 기와로 보시를 하며 빨리 복구할 것을 기원하는 천주교 신자. 나는 이것이 종교라고 생각한다.
영원한 대통령, 김대중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는 다음 링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두번째 링크와 세번째 링크는 현재 동작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웹에 올린 PDF 파일을 읽거나 4번째 링크에서 PDF 파일을 받아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