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무식인
나는 지식인을 지식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무식인'이라고 부른다. '지식인'을 보고 집단지성까지 이야기하는 어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네이버의 지식인에서 집단지성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아마 '집단무식'일 것이다. 적어도 내가 주로 활동했던 컴퓨터 분야에는 분명히 그랬다.
나는 지식인을 지식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무식인이라고 부른다. '지식인'을 보고 집단지성까지 이야기하는 어이 없는 사람[1]도 있었다. 네이버의 지식인에서 집단지성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아마 '집단무식'일 것이다. 적어도 내가 주로 활동했던 컴퓨터 분야에는 분명히 그랬다.
KiN한 질문자
올라오는 질문의 상당수는 다음과 같다.
컴퓨터 안됨
해볼것은 다해봄
모르면 답변달지 마삼~~~
해볼 걸 다해봤는데 무슨 답을 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최소한 해본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 안해본 것을 이야기해 줄 텐데 무엇을 해봤는지도 없다. 이런 글에 달리는 답글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스템 복원을 이용해서 복원하는 방법, 또 하나는 "내공얌얌"[2]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스템 복원'에 대한 답변에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고맙다'는 답변을 한다"[3]는 점이다. 즉, 질문을 한 사람은 시스템 복원도 모르고, 네이버 지식인 답변 중 수없이 많은 시스템 복원에 대한 글도 한번 읽어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을 만든다.
그런데 질문부터 염치가 없다. 무조건 안된다는 질문, 질문만 하면 무조건 답변이 달릴 것이라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판을 치는 곳이 바로 네이버 지식인이다.
KiN한 답변자
더 문제는 잘못된 답변이 마치 정답처럼 통용되는 곳이 지식인이라는 점이다. 요즘은 지식인에서 활동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식인에서 본 답변 중 가장 황당한 답변은 Administrator의 암호를 지정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아예 암호를 지정하지 말고 사용하라는 답변이다. 이 답변은 쉽게 이야기 해서 나중에 열쇠 잊어 버리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아예 문에 자물쇠를 달지 말고 살라는 답변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어이없는 답변은 이 뿐만이 아니다. 명색이 지식인 고수가 달은 답변 중에는 다음과 같은 답변이 많다[4].
질문: 관리자 암호를 잊어버렸어요?
답변: 안전 모드로 부팅한 후 Administrator로 로그인하면 됩니다.
안전 모드로 부팅하면 'Administrator' 암호를 묻는 화면이 나타난다. 직접 설치한 OS가 아니면 'Administrator의 암호가 빈 암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온 답변이다. 그러나 Administrator의 암호가 빈 암호라면 굳이 안전 모드로 부팅할 필요가 없다. 로그오프한 뒤 Ctrl-Alt-Del을 두번 누르면 나타나는 로그인 창에 Administrator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된다.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PC중에는 Administrator에 암호를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 것은 'Administrator에 암호가 지정되지 않았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문: 관리자 암호를 잊어버렸어요?
답변: 복구 콘솔로 부팅한 후 SAM 파일을 지우면 됩니다.
복구 콘솔로 부팅해도 Administrator의 암호는 알고 있어야 로그인 할 수 있다. 관리자 암호를 모르면 절대 로그인할 수 없다. Administrator의 암호를 몰라도 될 때는 Administrator의 암호가 빈 암호인 경우이다. 이 경우 굳이 복구 콘솔로 부팅할 필요는 없다. 바로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Administrator로 로그인 하기를 사용하면 된다.
지식인에서 컴퓨터 분야 최고수로 활동하는 사람이 쓴 답변의 90% 이상은 시스템 복구이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스템 복구만 알려 줘도 거의 90%는 '고맙다'고 하는 곳이 바로 지식인이다. 참고로 지식인으로 인생망친 이야기를 읽어 보는 것도 괜찮다. 어설프게 지식인을 믿다가 당한 대표적인 사례(또는 낚시)로 보인다.
KiN한 관리자
질문자가 KiN하고 답변자가 KiN하면 지식인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도 KiN하지 않으면 그나마 낫다. 그런데 관리자는 더하다. 네이버야, 안드로메다로 개념 좀 그만 보내라!!!라는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내가 단 답변을 바로 Ctrl-C, Ctrl-V로 복사해서 '같은 질문'에 연이어 답을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의 목적은 광고였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복사/붙이기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네이버 고객센터에 신고했다. 이때 들은 답변은 '게시 중단 절차' 링크를 알려 주며, 주민등록증을 보내라고 한 것이 전부였다.
지금도 "네이버 지식인"에서 Gmail로 검색해 보면 "G메일에 가입하고 싶다"며 초대장을 보내 달라는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과거에도 비슷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초대장없이 G메일에 가입하는 방법"을 지식인에 달았다. 그런데 "초대권없이 G메일에 가입하는 방법"을 알려 준 글들이 모두 삭제됐다. 그 원인을 알 수 없어서 네이버 고객센터에 질문을 한적이 있다. 네이버 고객센터의 답변은 그 글들은 모두 초대권을 요청하는 것이지 질문이 아니라서 삭제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G메일에 초대권 주세요"라고 글을 올렸기 때문에 삭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G메일 초대권 주실분?"이라고 했다면 삭제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글이 정말 질문이 아닌 초대권 요청에 답해서 삭제된 것이라면 아직까지 네이버 지식인에 남아 있는 수없이 많은 G메일 초대권 요청은 왜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2009년 3월 3일에 올라온 gmail에 가입하고싶은데!라는 글이다. 아직도 초대권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온다. 그런데 이 글은 삭제도 되지 않았고 추천은 11번이나 받았다. KiN한 관리자는 이 글을 삭제하지 않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질문이 아닌데...
그러나 KiN한 관리자의 사례는 정말 차고 넘친다. 3년 징역형 남발하는 네이버, 오만의 칼끝위에서 계속 춤이나 춰라~!는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지식인'에 답변을 달면서 관련글 링크를 달았다고 '3년 동안 지식인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한다. 과연 지식인의 '지식'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후원금 보다는 관리자 교육을
얼마 전 네이버로부터 메일을 한통 받았다. "지식인 고수 이상이라면 '지식후원금'을 신청하세요!"라는 제목의 메일이다. 메일의 내용은 간단하다. '지식후원금' 2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고수 이상의 대상자 이므로 지식활동 후원을 신청하라는 것이다. 100명의 선발대를 선출, 후원금 200만원을 준다고 한다. 200만원이라고 하면 작은 돈이 아니다. 더구나 200만원을 백며명에게 준다. 총 2억이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신청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다. KiN한 질문자, KiN한 답변자, KiN한 관리자의 삼인방이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는 네이버 지식인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하나 밖에 없다. '내공얌얌'족처럼 안면까고 KiN하게 활동하는 일. 오픈백과까지 퍼온글로 도배를 하고 블로깅을 펌질로 정의하는 곳이 바로 네이버 지식인이다. 나 역시 지식후원금 2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이다. 그러나 나는 후원금 따위는 필요없다. KiN한 질문자, KiN한 답변자를 네이버에서 통제할 수 없다면 이런 '후원금으로 최소한 KiN한 관리자나 교육'이나 시키길 바랄 뿐이다. 후원금으로 생색내기 보다는 이 방법이 사용자에게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다.
- 관련기사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바로 네이버에 녹아 내린 '첫눈'의 사장이었던 것 같다. 첫눈을 네이버에 팔면서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아마 "네이버 지식인의 집단지성"이었던 것 같다. ↩
- 처음에 "네이버 지식인"에서 '내공얌얌족'이 활개를 친다고 해서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나중에 보니 질문에 무조건 '내공얌얌'이라고 답변을 하고 가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일단 답변을 하면 내공 2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 내용이나 달고 '내공을 얌얌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
- 초보자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 것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
- 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쓴 내용을 토대로 생초보자들이 보는 PC 잡지에 지식인의 잘못된 답변 사례로 든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