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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파는 약국, 아쉬람

2005/09/08 14:56

처음 인천으로 이사와서 느낀 것이 참 많다.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좋은 것이라면 주변에 좋은 약국이나 병원이 많다는 점이다. 필자의 아파트 상가에 있다가 지금은 옆건물로 이사간 윤이빈후과도 그렇고, 마찬가지로 필자의 아파트 상가에 있다가 윤이빈후과를 따라간 아쉬람이라는 약국도 그렇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바로 필자의 집 주변에 있는 아쉬람이라는 약국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애기하면 아쉬람이라는 약국의 약사분에대한 이야기이다.

이제 불혹의 나이이다. 40 평생을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사실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고 살았다. 약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손님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자신의 주관에따라 약을 조제하는 약사부터 약국에 이문이 많이 남는 상품을 팔기위해 강매하는 약사까지. 따라서 필자 역시 약국에대한 이러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러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보지않기위해 약사가 되어야 했다.

애 엄마가 둘째를 가졌을때의 일이다. 처음 동네앞의 아쉬람이라는 약국을 방문했다.

대화

사실 이 대목에서 무척 놀랐다. 보통 철분약을 달라고 하면 아무말없이 약을 가져온다. 자신들에게 보다많은 이익이 남는 철분약을 가지고 오는 것 같다(단순한 추측이다). 가끔 제품명을 얘기하고 그 제품을 달라고 하면 자신이 권하는 약이 더 좋은 약이라며 그 약을 강요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그래서 드시던 철분약을 묻는 아쉬람 약사분의 첫마디가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아쉬람의 약사분의 안경은 도수가 조금 높다. 따라서 이런 도수높은 안경에따라 다니는 통념은 쉽게 버릴 수 없다. 그러나 전에 먹던 철분약을 묻는 첫 마디에 안경과같은 외모보다는 약사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화

보통은 철분약 하나만을 던져주고 마는 약국과는 다른 약국이라는 것을 여기서 깨달았다. 아울러 나이는 먹어도 지적 호기심은 줄어들지 않는 필자의 경우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철분약의 사용법을 열심히 설명하던 아쉬람 약사분은 아무래도 필자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는지 포스팃을 한장 뜯어서 정성 스럽게 복용방법을 적어 주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많다. 인천시민으로 산다는 것에서 언급한 것은 사실 일부이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약사라고 한다. 지금은 의약 분업때문에 이런 현상이 없어졌지만 의약 분업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손님이 필요한 약을 알아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다못해 파스 한장을 사도 상아 제약의 제놀 주세요라고 제조사와 제품명을 얘기했었다.

이런 현상의 근간에는 약사에대한 불신, 사회에 대한 불신, 그리고 알게 모르게 입게되는 피해의식이 그대로 내재되어 있었다. 의약 분업으로 이러한 부분이 조금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정적인 요소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런면에서 필자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아쉬람이라는 약국과 웃으면 인사하는 소탈한 그 약사분 덕에 필자는 약사와 약국에대한 이러한 편견을 없앨 수 있었다. 지금은 약사분이 주시는 약 - 대부분은 처방전을 가지고 조제하는 것이라 따로 물어볼 것도 없지만 - 아무런 의심없이 사온다. 아울러 약에대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쉬람을 찾는다.

얼마전 농우님의 블로그 를 방문했다가 농우님이 약국을 닫는다는 얘기 를 들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이며, 블로깅을 통해 만난 인연이지만 아쉽다. 아울러 혹 필자 주변의 좋은 약국이 자본의 논리에 밀려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사필귀정이라고 한다. 아직 순진해서인지 몰라도 필자는 아직도 이말을 믿는다.
인간의 법은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하늘에 법은 어긋남이 없다는 철부지 시절 읽었다 무협지의 내용을 신봉한다.

그래서 지금도 이웃을 만나면 아쉬람을 이야기한다. 집에서 조금 먼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도 아쉬람으로 간다. 아쉬람 바로 옆에, 병원에서 내려오자 마자 보이는 약국이 있지만 아쉬람을 찾는다.

좋은 약국, 좋은 병원,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경구가 아니라 실천이며, 따라서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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