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석 달째 by 도아
지난 6월 26일의 일이다. 갑자기 담배를 끊고 싶어졌다. 원래 놀러도 갑자기 가고 일도 전격적으로 하는 편이라 따로 틈을 주지 않고 진행한다. 또 건강 문제처럼 금연을 해야할 이렇다할 당위성도 없었다. 다만 그냥 끊고 싶어서 끊은 금연이 오늘로 석달째에 접어들었다.
이전에 올린 금연에 대한 글에서 알 수 있듯이 금연을 한 뒤 건강상 좋아진 부분이 많다. 처음에는 호흡기 계통만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호흡기 계통 보다는 소화기 계통이 더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파란 신호를 보고 전력 질주를 해도 숨이 가쁘지 않고 가볍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금연을 하기 전에는 기침을 아주 많이 했다. 병원에서 근 한달간 약을 먹고 있었지만 새벽녁에 찬 바람이 일면 바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날짜에 따라 다르지만 기침을 심하게 하는 날은 다음 날은 웃기도 힘들 정도로 배가 땡긴 때도 많았다. 따라서 우엉맘은 꼭 새벽 기침 소리를 듣고 걱정을 하곤했다.
그러나 이 기침은 천식이 있어서 그런 것으로만 생각했지 그 원인이 담배인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담배를 끊자 매일 아침이면 찾아오던 이 기침이 사라졌다. 담배로 인한 잔 기침과 가래는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천식으로 생각하고 있던 기침까지 그 원인이 담배였던 것 같다.
두번째는 위장이다. 나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신다. 나이가 젊을 때는 전날 술을 마셔도 다음 날 지장이 없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술마신 다음 날에는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많아졌다. 화장실에 가도 설사를 하는 때가 많고 잔변감이 많았는데 이 현상의 원인은 술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많지는 않지만 술을 마시지 않은 날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연한 뒤 신기하게 이런 증상도 사라졌다. 즉, 전날 술을 마셔도 다음 날 화장실에서 사는 일이 사라진 것이다. 금연 뒤 소화기 계통이 좋아져서 발생한 일인 것 같다.
한 가지 안좋아진 점은 치아 건강이다. 흡연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흡연자의 믿음, 그리고 이 믿음을 깨 부시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주변의 사람이나 내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금연 뒤 충치가 생기고 치아 건강이 않좋아졌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금연 뒤 잇몸이 붓고 이 영향으로 어금이가 흔들리고 있다. 또 치과를 계속 가고 있지만 아직도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난다.
마지막으로 금단 증세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금단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 금단 증세로 보지도 않았다. 유일한 금단 증세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졸리다는 것 정도였다. 이 시간에는 졸음이 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반응이 빠르지 않아 우엉맘에게 성격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의외로 금단 증세로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금단 증세라고 하면 무엇인가 집중을 못하고 불안해서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그런 것을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졸음도 금단 증세 중 하나였다.
남은 이야기
또 담배 값을 올릴 생각이라고 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정말 국민의 건강을 위해 담배 값을 올리는 것이라면 담배 값을 올리지 말고 담배를 마약으로 분류하기 바란다. 담배가 가지고 있는 해악이나 그 중독성을 생각하면 담배를 마약으로 분류한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으며, 흡연자를 구하는 가장 합리적인 정책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이야기하며, 그 속내는 세금이라는 것은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흡연자의 등을 쳐서 우려먹는 이런 정책은 이제 그만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