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캐스트
네이버 메인을 언론사에 개방한 네이버는 연이어 '오픈캐스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 메인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오픈캐스트는 뉴스캐스터처럼 오픈캐스터가 기사가 될만한 글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글을 하루 1700만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 초기 화면에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언론사를 휘청이게 하는 메인에 자신 모은 글이 오를 수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오픈캐스트
'얼마 전 네이버는 네이버 메인의 뉴스를 네이버가 아닌 각 언론사로 접속하도록 바꾸었다. 시스템이 이렇게 바뀌자 각 언론사의 많은 광고 때문에 네이버 사용자는 불평불만이 많았다. 아울러 각 언론사는 네이버가 넘겨주는 '트래픽 폭탄'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대신에 이어지는 '스팸 댓글의 폭격'으로 또 다른 고민을 떠 안았다. 아주 간단한 사실이지만 이 부분은 우리나라 IT 업계에서 네이버가 가진 위상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네이버 메인을 언론사에 개방한 네이버는 연이어 오픈캐스트라는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 메인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오픈캐스트는 뉴스캐스터처럼 오픈캐스터가 기사가 될만한 글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글을 하루 1700만명이 방문한다는 네이버 초기 화면에 발행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언론사를 휘청이게 하는 메인에 자신 모은 글이 오를 수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따라서 상당히 많은 블로거들이 이미 네이버 오픈캐스터에 참여하고 있다. 또 '오픈캐스트'를 통해 트래픽 폭탄을 맞은 사람도 있다. 얼핏 보면 일반 블로거에게 개방된 다음 블로거뉴스와도 비슷하다. 오픈에디터라는 이름이나 오픈캐스터라는 이름도 개념상 유사한 부분이 많다.
나는 네이버를 사용하지 않는다. 아울러 네이버에 관심도 없다. 내가 네이버를 방문하는 것은 내 글을 네이버 펌로거가 퍼갔을 때, 그리고 그 글을 삭제하기 위해 게시 중단을 요청할 때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웹초보님의 링크 건다고 죽일 놈??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보고 '오픈캐스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나는 링크는 웹의 정신[1]이라고 생각한다. 웹이 오늘 날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글과 글을 거미줄 처럼 연결시켜 하나의 컨텐츠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링크'라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블로그의 글을 퍼가는 것은 금지해도 링크는 어떤 경우에도 제한하지 않는다.
그런데 웹초보님이 한 블로거의 글을 '오픈캐스트'에서 링크를 했다가 작은 충돌이 생겼다. 링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이고 물론 먼저 글을 올린 분이 사과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시 언급할 생각은 없다. 다만 '웹초보'님의 글과 이 글에 달린 댓글을 읽다 보니 역시 네이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의 발행의지는?
블로거뉴스와 '오픈캐스트'의 가장 큰 차이는 글을 쓴 사람의 의지가 "반영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다. 블로거뉴스는 다른 메타 사이트처럼 글을 자동으로 수집하지 않는다. 글을 쓴 사람이 자신의 글을 발행(트랙백)해야 비로서 블로거뉴스에 표시된다. 즉, '글을 쓴 사람이 명시적으로 자신의 글을 블로거뉴스를 통해 노출하겠다는 의사 표현'이 있어야 그 글이 블로거뉴스에 나온다[2]. 또 네이버에도 블링크라는 유사한 서비스가 있었다. 따라서 블링크를 메인에 개방했다면 아마 다음 블로거뉴스와 거의 비슷한 서비스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오픈캐스트'는 글 쓴 사람의 의지와 무관하게 네이버 메인에 노출될 수 있다. 웹의 정신이 링크다. 따라서 "무슨 문제냐"고 할 수 있다. 맞다. 내가 봐도 별 문제는 없다. 그러나 몇 가지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일단 나는 네이버를 싫어한다. 그래서 네이버에 있는 모든 내 글을 삭제하고 있다. 그런데 '내 글의 링크가 네이버 메인에 걸려있다면?'
내가 네이버를 싫어해서 네이버에 있는 내 모든 글을 삭제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글이 '퍼간 글이 아니라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에도 설명했지만 링크가 웹의 정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링크라면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메인에 있던, 블로거의 글 속에 있던, 지식인의 답변에 있든.
그러나 세상에 나와 똑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와는 달리 네이버와 같은 대형 사이트에서 링크를 할 때에는 동의 - 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는 것 자체가 링크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웹의 정신은 링크'라는 점은 달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오픈캐스트'의 이런 방식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개방을 위장한 폐쇄공간
UI부터 네이버 답게 화려하고 깔끔하다. 또 공간을 여백의 미를 적절하게 화려한 듯 보는 사람의 부담이 별로 없다.
오픈캐스트를 보다 보니 UI는 확실히 네이버 답다는 생각이 든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초보자의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도록 화려하며 직관적이다. 간결함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번잡해 보이지만. 또 원하는 캐스트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검색 보다는 클릭'을 '알아 내기' 보다는 '가르쳐 주기'를 원하는 초보자에게는 딱 맞는 UI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각각의 캐스트를 구독하는 기능까지 있다. 여기까지는 "잘 개방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구독이다. 보통 구독이라고 하면 RSS 구독을 생각한다. 그래서 전체 공개와 부분 공개가 블로그의 영원한 떡밥인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독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고 싶어서 구독 단추를 클릭했다. 그리고 나타나는 로그인 창.
다른 사람의 글 - 물론 자신의 글도 포함된다 - 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글을 편하게 구독하려고 하는데 '왜 로그인창이 필요할까?' 재미있지만 '다른 블로거의 힘으로 만들어진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사용자만 구독할 수 있다'. 즉, 네이버에 가입하지 않으면 구독 그 자체가 불가능한 서비스가 바로 오픈캐스트라는 이야기이다.
구독 단추를 누르면 로그인 창이 나타나며 로그인한 뒤 구독 단추를 누르면 그림과 같은 창이 나타난다. 오픈캐스트라고 이름을 달고 있지만 웹 2.0이 지향하는 개방과는 다른 의미의 개방인 듯하다.
네이버는 펌로거를 이용해서 인터넷에 널린 수 없이 많은 컨텐츠를 자사의 DB로 퍼와 성공한 업체다. 그래서 '네이버에는 봇이 필요없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그런데 '오픈캐스트' 역시 이런 범주에 벗어나지 않는다. 펌질을 문제가 되지 않을 링크로 바꾸었다. 그리고 '네이버 펌로거'로는 좋은 링크를 발굴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네이버 메인이라는 떡밥'을 이용해서 좋은 링크를 모을 사람(오픈캐스터)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모은 링크를 네이버 사용자에게만 제공한다.
'오픈캐스트'를 보면 이전 '네이버의 펌질 시스템을 한단계 판올림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픈캐스트' 목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저작권자가 표시되지 않는다. 물론 '오픈캐스터가 설정'할 수는 있으며, 링크에 마우스를 올리면 나타난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마우스를 올려 두면 저작자 정보가 표시된다. 그러나 목록에는 저작자 정보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글과 다른 사람의 글을 섞어서 올리면 헛갈릴 수 있다.
네이버가 시스템적으로 강제하면 모든 오픈캐스터가 다 저작권 정보를 표시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부분을 '오픈캐스터의 재량'에 맡긴다. 그러면 지금처럼 저작권자 표시가 사라진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은 네이버가 지지 않는다.
절묘하다.
일부러 이런 시스템을 만든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네이버를 곡해하고 있는 것인지 헛갈린다. 다만 '펌질 시스템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 같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