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58 - 여름에는 계곡, 겨울에는 온천

2008/07/14 12:05

짧은 생각

요즘 날씨가 무척덥다. 토요일, 일요일 양일에 걸처 해갈할 수 있을 만큼의 비가 왔다. 그러나 덮혀진 대지를 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맑은 날씨와 습한 공기는 사람들을 계곡으로 바다로 내 몰고 있었다.

목차

메밀마당

지난 주 토요일 어머님께서 오셨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을 가지 않았다. 지난 일요일 아침 일찍 사무실에 출근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iPod Touch의 펌웨어를 2.0으로 판올림했다. 그리고 판올림한 iPod Touch의 추가된 기능과 변경된 기능에 대한 글을 썼다. 그러나 날이 너무 더웠다. 시원한 메밀이 생각났다. 그런데 충주에는 이런 메밀을 하는 집이 없었다.

결국 예전에 가본적이 있는 중앙탑 바로 앞의 메밀마당에서 메밀국수를 먹기로 했다. 맛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 나마 충주에서 맛있는 집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이웃집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으로 향했다. 그리고 중앙탑에 도착한 뒤 기절했다. 날씨가 더워서 인지 아니면 충주에는 맛있는 메밀집이 없어서 인지 중앙탑 입구에는 들어갈 자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을 정도로 차가 빽빽히 주차되어 있었다.

메밀마당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면서 우엉맘이 하는 이야기는 지난 주 목요일에도 메밀을 먹으러 왔다가 사람이 많아서 충주대학교 근처의 용우동에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사람이 이 정도로 밀릴 정도의 맛집은 아니었지만 조금 의외였다. 메밀마당 바로 위에도 메밀집이 있다. 꿩대신 닭이라고 이집을 가려고 하자 우영맘이 말렸다. 원래 메밀마당에서 일하던 분이 나와 차린 집인데 맛이 없다는 것이다. 우엉맘의 이야기가 아니라 충주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차를 돌렸다.

중앙탑

아이들에게 에서 놀기로 약속한 상태라 중앙탑에서 컵라면이나 먹기로 하고 중앙탑에 주차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음식점이 하나 나왔다. 한 10여년 전에 이 집에서 닭백숙을 먹은 적이 있다. 아주 맛있지는 않았지만 요즘 닭백숙처럼 국물에 끊여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백숙 한마리가 통채로 접시에 나오고 국물에 죽을 끓이는 형태라 이집에서 '닭 백숙'을 먹기로 했다.

나는 요즘 닭 백숙집에서 나오는 형태의 백숙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한방 백숙이라고 한방약재를 조금 더 넣고 계속 끓일 수 형태로 나온다. 한방약재를 넣었기 때문에 가격은 더 비싸다. 그러나 맛은 훨씬 덜하다. 맛은 예전처럼 닭 한마리가 통채로 나오고 이 것을 손으로 뜯어 먹는 것이 더 좋다. 아무튼 아이들 네명과 함께 닭 백숙을 먹었다. 맛은 그저 그렇다. 굳이 내 돈 내고 먹을 필요는 없다.

백숙을 먹고 나니 우엉맘이 덥다고 한다. 계곡에 가서 놀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이들도 더워하고 해서 우리집 전용 계곡(송계계곡)으로 길을 잡았다. 보통 송계계곡은 7, 8월에는 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7, 8월에 가면 발 디딜 틈도 없고 차도 많이 막힌다. 더우기 외길이라 차를 돌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송계계곡

그러나 오늘 아침까지 비가 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송계계곡 야영장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차있었다'. 또 주차할 틈도 없었다. 처음 나오는 야영장은 물이 많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부적당하기 때문에 휴게소까지 올라가 차를 주차하고 텐트를 친 뒤 아이들을 데리고 물로 향했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자동 텐트

약 6년전에 그늘막 텐트를 구입한 뒤 여름에는 항상 이 그늘막 텐트를 가지고 다녔다. 작년까지 가지고 다녔는데 올해는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따로 리뷰를 올리겠지만 그래서 이 텐트를 구입했다. 자동 텐트라 펼치는 것은 정말 쉽다. 그런데 접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결국 텐트의 접히는 부분에 손가락이 끼여 살점이 떨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우엉맘, 다예, 현준, 우영, 현민(시계 방향)

계곡으로 내려가 찍은 것이 아니라 주로 뒷통수가 많이 찍혔다. 겁이 많은 다예는 현준이와 주로 물가에서 놀고 물에 익숙한 우영이와 현민이는 물놀이를 즐겼다.

물가에서 노는 다예와 현준

둘이 잘 싸우기도 하지만 저런 상황에서는 꼭 손을 붙잡고 둘이 논다. 다만 현준이도 둘째라 둘째 기질이 그대로 들어난다.

계곡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 진을 치고 있다. 아울러 바람 한점없었다. 다른 옷을 가져왔다면 계곡에 풍덩 빠지고 싶지만 계곡에 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달리 방도가 없었다. 땀은 비오듯하고 캔맥주 두병에 달궈진 몸은 연신 땀을 토해냈다.

언제나 즐거운 물놀이

아이들에게 물놀이 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있을까? 초여름이라 아직 계곡물은 무척 차다. 그러나 차다는 것이 노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려도 물에서 노는 아이들. 작티의 줌으로 당기고, 그것으로 부족해서 디지탈 줌을 사용했기 때문에 일부 화질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놀 곳 많은 충주

계곡에 몸담그면 과태료 20만원에서 설명한 것처럼 계곡을 보호하기 위해 작년 부터는 계곡에서 목욕을 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아예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전신을 물에 담그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까지 이런 것을 강요할 수 없고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늘은 계곡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은 없었다.

도아: 분홍색 줄무니 반바지. 조금 밝히겠는데.
우엉맘: 오빠가 어떻게 알아?

도아: 프로는 보면 알어.
우엉맘: 잉, 거짓말.

(잠시 뒤)

우엉맘: 밝힌다는 아가씨 못생겼던데?
도아: 밝히는 것과 생긴게 무슨 상관이야.

이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대충 시간이 오후 6시가 된 것 같아 아이들에게 오라고 해서 모두 팬티를 벗기고 옷을 입혔다. 얼마 전까지 함께 목욕탕을 다니던 우영이는 이제 자기 고추를 누가 보는 것이 챙피한 듯 옷을 벗고 다예에게 눈을 감으라고 한다. 더워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싶었지만 사정상 물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집에 오자 마자 몸을 씻었다.

충주에 살면서 좋은 점 하나를 꼽으라면 간단히 놀러 다닐 곳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강릉도 하룻거리다. 굳이 강릉까지 가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에 놀만한 들과 계곡은 정말 많다. 단월강수욕장처럼 물이 깨끗하지 못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계곡이 물이 맑고 시원하다. 또 처럼 알려진 곳이 아니면 차도 막히지 않는다. 그래서 우영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충주에서 머무를 생각이다.

여름에는 계곡, 겨울에는 온천.

충주에 처음 이사왔을 때 우영이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이다. 그런데 살아보면 정말 딱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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