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강수욕장

날씨가 더워서 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고, 관광 버스 두대까지 와있었다. 좁은 모래톱을 연상하고 방문했지만 의외로 단월강수욕장에는 모래가 없었다. 콘크리트 주차장과 자갈이 어지럽게 널려진 그런 곳이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과 다른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갔기 때문에 첫 인상은 상당히 너저분했다.

단월강수욕장

원래 지난주 일요일에는 구글 코리아와 미팅이 예정되 있었지만 일정이 취소됐다. 또 지난 토요일 매형 동네 친구분들과 보신 회식을 하기로 한 것도 다른 분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됐다. 그덕에 주말 농장을 방문해서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잡초를 뽑았다.

일정이 취소되서 다른 일정은 없었지만 이 좋은 날을 그냥 보내는 것 보다는 충주에서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기로 하고 갈만한 장소를 찾았다. 그러다가 알게된 곳이 단월강수욕장이다. 강수욕장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좁긴해도 강모래톱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단월강수욕장을 찾았다.

충주시 체험학습의장

단월 강수욕장은 충주시 단월동 446번지 풍동 408-1번지에 위치한 달래강에 여름철 야영 및 수영장을 개설하여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1992년 4월에 만들어졌다. 이곳은 천연 강수욕장과 야영장, 주차장, 체력단련시설 7종 10점, 편의시설인 화장실, 수도, 관리사, 가로등, 안내간판, 차량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달래강의 자연 생태 및 환경을 학습할 수 있는 장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충주 지역은 상수원 보호 구역이 많아 천에 가서 노는 것이 쉽지않다. 대신에 물이 깨끗하기 때문에 내 생각으로는 아이들과 놀기에는 금상첨화였다. 그래서 그늘막 텐트까지 챙겨서 단월강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방법은 간단했다. 연수동에서 시청 뒷 길을 지나 만나는 큰 도로에서 수안보 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3번 국도와 만나는데 이 사거리에서 계속 직진(충주 IC에서 수안보 쪽으로 오다가 우회전)한 뒤 나오는 삼거리에서 다시 직진해서 단월교를 건너면 바로 옆으로 나타난다.

지저분한 강수욕장

날씨가 더워서 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고, 관광 버스 두대까지 와있었다. 좁은 모래톱을 연상하고 방문했지만 의외로 단월강수욕장에는 모래가 없었다. 콘크리트 주차장과 자갈이 어지럽게 널려진 그런 곳이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과 다른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갔기 때문에 첫 인상은 상당히 너저분했다.

버려진 양심

관리가 되지 않는 듯 쓰레기가 상당히 많았다. 깨진 병, 여기 저기 날리는 비닐 봉투, 아무렇게나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등 상당히 지저분했다. 아울러 업자를 불러와 여기 저기서 개고기를 삶고있었다.

이왕 한 걸음 되돌리는 것도 무리인 것 같아 자갈 밭 위에 그늘막 텐트를 친 뒤 아이들과 강으로 내려갔다. 물이 깨끗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날이 가물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오염이 되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물이 상당히 더러웠고 자갈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다. 아울러 이런 천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물냄새가 났다.

수심이 얕아서 다예와 우영이를 데리고 강을 걸어 봤지만 아이들이 놀기에는 물이 너무 지저분 했다. 결국 다예와 우영이를 물에서 놀도록 하고 다시 그늘막 텐트로 왔다.

지저분한 강

오염된 물에서 나는 썩은 물 냄새가 났다. 강에 고기가 살기는 하지만 많지는 않았다. 아울러 자갈에 이끼가 가득하고 돌에는 흑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런 강도 좋은 듯 열심히 노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우엉맘: 오빠. 물 깨끗해?
도아: 아니, 지저분해.

우엉맘: 여기 있을거야?
도아: 그럼?
우엉맘: 송계계곡이 낫지 않을까?

송계계곡

결국 그늘막 텐트를 걷고 다시 송계계곡으로 향했다. 송계계곡은 여러 본 가본 곳이고 야영장도 있고 물도 깨끗하기 때문에 단월강수욕장보다는 송계계곡이 나을 것 갈았다. 계곡은 온 몸을 담그고 놀기에 부적당하다고 생각한 우영이는 단월강수욕장에서 놀기를 원했지만 물이 더러워서 일단 송계계곡으로 향했다.

송계계곡에 도착해 보니 역시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야영장에는 아직 공간이 있지만 차를 주차할 만한 곳은 없었다. 야영장에서 조금 더 가면 또 아이들이 놀만한 곳이 나오기 때문에 조금더 올라간 뒤 차를 주차하고 야영장으로 향했다.

이전에 우리 가족이 놀던 곳은 도로 바로 옆에 야영장이 있었었는데 여기는 다리를 건너야 야영장이 있고 다리 밑에는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깊이의 계곡이 있었다. 일단 다리를 건너 야영장으로 갔다. 그런데 문제는 야영장. 많은 사람이 방문해서 인지 '곳곳에 쓰레기'(특히 담배 꽁초)가 널려있고 국물을 바닥에 버린 듯 했다.

시원한 그늘이 많아 굳이 텐트 칠 필요는 없었지만 그늘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했고 하나 남은 곳은 음식물로 지저분했기 때문에 그냥 계곡에 자리를 깔고 놀기로 했다. 야영장에서 보니 건너편에 아이들이 놀기 적당한 곳 바로 옆에 시원한 그늘이 있고 또 밥먹기 적당한 공간이 있어서 여기에 짐을 부리고 자리를 깔았다. 송계에서 삽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기 때문에 버너를 꺼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방송 소리가 들렸다. 내용을 들어보니 취사는 야영장에서만 가능하며 계곡에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야영장이 있어서 계곡에서도 취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수질의 오염을 고려해서인지 계곡내에서의 취사는 금지된 것 같았다. 다시 짐을 싸고 우영이는 물에서 놀도록 한 뒤 다시 다리를 건너 야영장으로 갔다. 지저분한 곳 보다는 해가 비추더라도 조금 깨끗한 곳에 그늘막 텐트를 쳤다.

밖에만 나오면 라면을 먹기 때문인지 다예가 또 라면을 끓여달라고 해서 일단 라면을 끓여 아이들을 먹인 뒤 하나로 마트에서 산 삽겹살을 구웠다. 삽겹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하지만 삽겹살에 비게가 적으면 맛이 없다. 그러나 하나로에서 산 삽겹살은 비게도 충분하고 또 껍찔까지 있어서 지난번 롯데 마트에서 산 삽겹살 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아울러 지난 토요일에 뜯은 쌈채소까지 있어서 삽겹살 시원 한병을 마셨다. 우영이는 라면 먹고 물에서 놀다 오고, 밥먹고 놀다 오고, 고기 먹고 놀다 오는 것을 반복했다. 다예도 물에서 놀고 싶지만 겁이 많고 수심이 깊어서 인지 가지 못하고 있었다. 소주 한잔 마시고 다시 야영장 건너 편으로 다예와 함께 가서 물에서 놀았다.

다예와 놀려고 다리밑으로 와보니 누가 먹다 버린 커다란 수박이 보였다.

다예: 아빠. 수박을 이렇게 버리면 안되지.
도아: (기특해서) 그럼, 다예도 아는데 누가 이렇게 버렸을까?

다예와 물에서 놀다 보니 조금 이상한 것이 보였다. 검은색에 개구리처럼 생긴 녀석인데 개구리로 보기에는 너무 작았다. 잡아보니 개구리였다. 그런데 크기는 다리까지 합처도 채 1cm가 되지 않았다. 우영이가 올챙이를 봤다고 했을 때 이렇게 차거운 물에는 올챙이가 살기 힘들다고 했는데 이 개구리를 보니 올챙이가 살고 있을 것 같았다.

돌을 들면서 확인해보니 의외로 많은 올챙이가 있었다. 올챙이를 한마리 잡아서 우영이에게 주자 우영이는 아주 신이 난 것 같았다. 집에서 키우겠다면 컵에 올챙이를 담아 두었다. 오빠에게 올챙이를 잡아주자 샘이난 것 같아 다예에게도 올챙이 한마리를 잡아 주었다.

다시 다예와 그늘막 텐트로 돌아 오니 우리 가족의 텐트는 등산온 사람들이 완전히 감싸고 있었다. 테이블을 설치한 뒤 음식과 술을 마시며 왁자지껄한 분위기 였다. 시원한 바람이 그늘막 텐트를 감싸고 돌자 한 여름 더울 때 여기와서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영이도 더울 때 꼭 오자고 했지만 6월에 이정도 인파면 칠월 성수기 때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릴지 짐작이 되서 더울 때는 못 올 것 같다고 얘기해 주었다.

서늘한 바람에 잠깐 눈을 붙인 뒤 날씨가 조금 어두워 지고 사람들도 하나 둘 집으로 가는 것 같아 우리 가족도 집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집으로 오다 보니 토요일 보신 회동이 무산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지난번에 간 약막골에서 백숙을 먹을까 싶었지만 우엉맘이 반대해서 약막골에서 대신 보신 수육을 먹기로 하고 약막골로 향했다.

약막골에서는 백숙만 주로 먹고 보신 수육은 먹어 보지 않았는데 막상 나온 수육은 괜찮았다. 문제는 장이 너무 맛이 없었다. 우엉맘과 아이들이 먹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2인분을 먹었는데 2인분을 다 먹기 힘들었다. 그래서 약막골에서는 백숙만 먹기로 하고 약막골에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계명산 휴양림

약막골에서 안림동쪽으로 길을 잡아 집으로 올 수도 있지만 약막골에서 충주댐쪽으로 와도 되고 충주댐쪽으로 오다 보면 계명산 휴양림이 있기 때문에 충주댐쪽으로 길을 잡았다.

도아: 저기가 계명산 휴양림이잖아?
우엉맘: 응. 좋네.

도아: 그럼, 여기서 자고 갈까?
우엉맘: 돈 들잖아.
도아: 여관비 정도인데 뭐.

관리 사무소에서 바라본 전경

시야가 확트여 있기 때문에 관리 사무소에서 바라본 경치가 가장 좋은 것 같았다.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것인듯 팔각정도 있고.

그래서 방이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이 방은 있었다. 우리 가족이 받은 방은 철쭉집. 예전에 휴양림에 가기위해 가격을 조사했을 때는 오만원 정도면 방갈로 시설 정도였던 곳이 많았다. 따라서 취사와 화장실은 공동으로 써야 했는데 계명산 휴양림은 작기는 하지만 '취사 시설'과 '화장실'이 집마다 따로 있었다.

철쭉나무집

방이 작고 시설은 조금 떨어지지만 통나무 집이다. 이층 다락 방도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는 듯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는 치워져 였었다.

우엉맘은 나름대로 경치가 좋은 곳을 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철쭉집은 휴양림 가장 아래쪽에 있었다. 따라서 볼 수 있는 것은 나무 밖에 없었다. 집 마당에는 커다란 쇠로 만든 평상이 하나 있었는데 고기를 구워 먹으면 딱 좋은 곳이었다. 실내는 상당히 작았다. TV와 이블장을 겸한 장롱, 깨끗하고 큰 냉장고, 싱크대, 화장실이 전부였다. 부산의 모텔과 비교하면 시설은 형편없지만 공기가 좋기 때문에 하루 정도 묶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다.

사가지고 온 맥주와 치킨으로 술을 간단히 한 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소리에 눈을 떴다'. 역시 휴양림은 이런 맛에 오는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과 맑고 고운 새소리. 도시 생활에는 느끼기 힘든 여유였다.

아이들을 깨우고 간단히 요리한 뒤 휴양림 뒷 편의 산책로를 잠깐 걸었다. 매번 느끼지만 공기가 정말 좋다. 뻐꾹 뻐꾹하는 새소리. 여기 저기 곷 사이를 날라 다니는 나비. 그리고 땅에 알을 까는 새인듯 새 한마리가 종종 걸음으로 숲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계속 걸어 가보고 싶었지만 우영이가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에 산책로에서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즐거운 아이들

다예의 패션쇼

우영이의 태권무

따라쟁이 1

따라쟁이 2

마무리

관련 글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