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꼼수

SKT는 티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와이파이로 어플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즉, 어플이 마음에 들면 1000원에 어플을 구매하고 수천원의 무선인터넷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SKT는 아이폰이 출시되자 슬그머니 티스토어도 와이파이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술 더떠서 "SKT, '무선인터넷' 모두에게 연다"와 같은 기사까지 올라온다. 물론 재벌의 이런 기사는 액면 그대로 믿을 것은 못된다.

아이폰 출시의 1등 공신

작년 11월 28일 그토로 기다리던 아이폰이 출시됐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까지 아이폰의 효과가 이처럼 클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폰이 출시된지 이제 고작 2달이 조금 안됐지만 이미 통신 시장의 상당 부분이 바뀌었고 또 바뀔 예정이다. 이통사의 둥기도 아니면서 빼라면 빼고 박으라면 박았던 삼성. 그런데 이 삼성은 KT의 쇼옴니아에 옴니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딴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쇼옴니아만 보조금을 적게 지급한다.

한술 더 떠서 삼성전자 사장이라는 사람은 "극성스런 네티즌 때문에 아이폰이 많이 팔렸다"며 아이폰 구매자를 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치졸함으로는 이미 세계 1위에 오른 삼성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이폰으로 재벌은 손해를 봐도 벤처나 중소기업은 아이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재벌의 이런 망발은 결국 자신의 수익이 국내 중소벤처로 가는 것에 대한 치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삼성의 후계자라는 이재용은 SKT 최태원에게 전화를 해서 아이폰을 도입하지 말라고 요청했다[1]는 이야기까지 있다. 여기에 하루가 멀다하고 아이폰을 까는 기사[2]로 넘처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아이폰의 출시로 이제 통신사들도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SKT의 꼼수

먼저 SKT는 티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와이파이로 어플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즉, 어플이 마음에 들면 1000원에 어플을 구매하고 수천원의 무선인터넷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SKT는 아이폰이 출시되자 슬그머니 티스토어도 와이파이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술 더떠서 SKT, '무선인터넷' 모두에게 연다와 같은 기사까지 올라온다. 물론 재벌의 이런 기사는 액면 그대로 믿을 것은 못된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서울버스라는 아이폰 어플을 경기도측에서 막았다. 그 덕에 일시 서비스가 중지됐다. 과거라면 내가 만든 주유소 최저가 검색 사이트처럼 조용이 묻혔겠지만 사용자들의 격렬한 항의로 하루만에 경기도는 백기를 들었다. 더 웃긴 것은 백기를 든 사유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던 경기도김문수 지사의 말한마디에 법을 바꾼 듯 바로 허용했다. 이 역시 아이폰이 만든 변화 중 하나다.

아이폰 도입을 고려한 SKT TFT의 이름은 백설공주였다고 한다. 독이 든 사과를 먹는 백설공주. 일단 이 백설공주라는 이름은 아주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폰을 바라보는 SKT의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폰이 독사과라는 점은 KT도 똑 같았다는 점이다. 해피엔딩을 믿고 독사과를 먹느냐 아니면 버리느냐는 이통사의 선택이었다. 여기서 KT는 죽을 지도 모르는 독사과를 먹었다. 과거의 KT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3].

KT의 혁신

또 아이폰 출시에 묻혀 조용히 지나갔지만 'KT는 무선 데이타 요금도 획기적으로 내렸다'. 아이폰의 가능성을 제로 만드는 KT 요금제라는 글을 쓸때까지만 해도 무선 데이타 초과 요금은 1KB당 0.5원을 받았다. 이 요금 자체도 기존의 4.02원에서 무려 88%를 내린 금액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폰에 적용되는 요금제는 '1MB당 50원'이다. 즉 88% 내렸다는 요금제에서 다시 90%를 인하한 것이다.

1MB당 50원이니 500MB를 쓰면 2'5000원이 나온다. 아직도 비싸지만 적어도 몇백만원, 몇천만원이 나오는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인하한 것은 사실이다. 참고로 1KB에 4.02원을 받으면 500MB는 206만원 정도 나온다. 이통사의 무선 데이타 요금이 이렇게 비싸기 때문에 오즈 출시 당시 할당한 500GB는 52억에 상당하는 금액이 된다. 여기에 SKT는 아직도 1KB, 1MB가 과금 단위가 아니라 512B가 무선 데이타 요금의 과금 단위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국내 아이폰 출시의 일등 공신은 역시 KT이다. 위피(WIPI)가 문제됐을 때 위피 폐지로 끌고간 것이나 LBS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애플에 예외 규정을 두도록 로비한 것도 KT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방송통신 위원회는 사용자와 업자의 입장을 조정, 통신정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오로지 업자를 대변하는 단체이며, 업자에 이익이 반하는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업자의 요청을 들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든 탑 부수는 KT

그러나 KT가 하는 일을 보면 이런 공을 한순간에 날린다. 지난 번 아이폰 예약 구매를 한 사람 중 대부분은 '2년 약정이 지나면 통신사를 바꾼다'고 한다. KT가 그 고생을 해서 아이폰을 출시했지만 예약 구매를 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1월 22일 부터 아이폰 예약 구매를 받았다. 이 예약 구매에 득이되는 것은 아이폰을 조금 더 빨리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 곳에서는 채권료보존료 면제, 유심칩 무료에 8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했다. 그러나 폰스토어의 예약 구매 사은품은 폰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2만점'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폰스토어측에서는 28일까지는 아이폰을 받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나 역시 예약 구매자였고 11월 25일 발송으로 바뀌었고 27일 부터 송장이 잡혔기 때문에 28일에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8일 아이폰을 받은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폰스토어측에 따르면 실수로 배송된 일부 사람들만 28일에 받았다고 한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11월 30일에 아이폰을 받았고 난 12월 1일에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폰스토어는 배송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공지를 아이폰을 받기로 한 28일에 올린다. 또 폰스토어의 고객센터 전화를 쇼고객센터로 돌려 놓았다. 이 덕에 폰스토어에 전화하면 쇼고객센터가 받고, 배송을 문의하면 폰스토어에 전화하라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들었다.

그러나 이런 혼란은 11월 30일이 되도 계속됐다. 나처럼 11월 30일에도 아이폰을 받지 못한 사람은 받지 못해서 항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받은 사람은 개통을 하지 못해 난리였다. 번호 이동이 아니면 KT에서 모두 개통해서 보냈다고 했지만 의외로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개통이 되지 않은체로 배송되어 있었다. 이 덕에 폰스토어 직영점에는 아이폰을 개통하러 온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실제 11월 30일에 아이폰을 받고 일주일 동안 개통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적어도 KT에서는 일상인 듯하다. 오늘 트위터넷스팟의 문제를 지적하는 트윗이 올라왔다. 난 예약 구매자라 넷스팟을 쓰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또 12월 10일 이후에 구매한 사용자는 넷스팟 홈페이지에서 맥 주소를 등록하면 넷스팟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KT 너 정말 왜 그러니?라는 글을 보면 이도 아닌 듯했다. @leejik님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 중 상당수는 이 글과 같은 문제를 격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글을 보니 KT의 짜증나는 업무처리가 생각나 나 역시 열이 오른다.

한군데 전화하면 다른 곳으로 넘기고, 넘어간 곳에서 또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면 또 다른 곳으로 넘긴다. 이런 짜증나는 일을 하나 처리하고 나면 다음에 똑 같은 일이 또 생긴다. 그래서 또 다시 전화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실제 우엉맘의 휴대폰을 KT로 바꾼 뒤 요금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똑 같은 전화를 석달동안 한적이 있다.

아이폰은 분명히 통신사에게 독사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백설공주는 그 독사과로 왕자를 만났고, 결국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난 KT를 싫어하지만 KT가 아이폰을 통해 이런 가치를 얻기 바랬다. 그래야 사용자에게 비싼 통신요금을 쒸우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통신사나 국내 사용자에게는 명품이라며 100만원씩 바가지를 쒸우고 외국에서는 쩐띠기 장사를 하다 '진짜 명품폰이 들어오자 졸지에 가족까지 공자로 쓰는 공짜폰 옴니아를 만드는 삼성과 같은 업체가 정신을 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KT를 보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사기업이 됐어도 철밥통, 회장이 혁신을 이야기해도 언제나 철밥통인 이 마음가짐을 버리지 않는한 KT는 영원히 1등이 될 수 없다. 지금은 2등이지만 조만간 3위로 내려앉는 것도 그리 먼 시간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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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일보 임현주 기자의 기사다. 원래 한국일보에 실렸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현재 한국일보를 비롯 모든 포털에서 삭제된 상태다. 링크는 임현주 기자 블로그이다. 
  2. 대표 주자는 아이폰 까겨로 유명한 헤럴드 박영훈 찌자가 있다. 
  3. 그래서 통신사가 바뀌지 않으면 아이폰 국내 출시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