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간 노래방 by 도아
임꺽정 소면
임꺽정에서 맛있는 것은 역시 소면. 이 곳 소면을 좋아하는 다예가 먼저 소면을 시켰다. 그리고 다예는 평상시에 먹는 양에 비해 상당히 많은 소면을 먹었다. 처음에 준 한접시를 다 먹고 우엉맘이 다시 떠 주자 두번째도 비웠다. 그리고 더 달라고 한다. 결국 한접시를 다시 떠주자 "한접시가 아니라 한 숟가락"을 달라고 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정해 놓고 먹는 다예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
임꺽정 숯불촌
나는 음치다. 음치 중에서도 상 음치다. '음정 무시', '박자 무시', '관객 무시', '가사 무시'의 음치 사대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아킬레스 건이 바로 노래다. 아는 사람과 부를 때는 그나마 낫지만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려고 하면 아주 고역이다. 그러나 이런 음치라도 술을 한잔 마시면 노래방에 간다. 그리고 목이 쉴 정도로 고함을 지르며 노래를 한다.
어제의 일이다. 우엉맘과 아이들이 사무실로 왔다. 우엉맘은 해물찜을 먹고 싶어하고 우영이는 임꺽정을 가고 싶어했다. 임꺽정은 임꺽정 숯불촌이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수입 소고기를 한우라고 팔던 업체였다. 그러다 작년에 미국산 소의 수입이 금지된 뒤 잠깐 호주산을 한우라고 팔다가 이제는 가격을 대폭 올리고 한우를 팔고 있는 업체다.
이 임꺽정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이 따로 있다. 암벽 등반까지 가능한 놀이방이라 임꺽정의 맛보다는 이 놀이방 때문에 우영이와 다예는 다른 곳 보다 이곳을 좋아한다. 우엉맘은 해물찜을 먹자고 하지만 아이들은 오랜만에 임꺽정을 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쇠고기의 맛은 예전 임꺽정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명품관이 훨씬 맛있다. 또 가격도 더 싸다.
반면에 임꺽정의 쇠고기 맛은 명품관 보다 못하지만 가격은 더 비싸기 때문에 요즘은 자주가지 않는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우영이와 다예가 노래를 불러서 임꺽정으로 왔다. 가격을 보니 역시 만만치 않았다. 등심 180g이 2'8000원, 차돌박이 180g은 2'5000원이었다.
산골정육에 가면 이보다 훨씬 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비싼 쇠고기 보다는 돼지 고기를 먹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삼겹살을 맛본 뒤로는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사먹는 일은 없기 때문에 항정살과 가브리살을 시켰다. 그런데 역시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항정살 150g에 8000원, 가브리살 150g에 8000원이었다. 산골정육이라면 1'0000원에 먹을 수 있는 고기였다.
비싸도 고기만 맛있으면 되지만 '맛은 산골정육이 더 좋았다'. 또 150g이라서 그런지 고기양이 너무 적었다. 아무튼 항정살 1인분과 가브리살 1인분을 시켜 먹었다. 300g은 어른 두명과 아이 두명이 먹기에는 너무 작은 양이다. 결국 항정살을 일인분 더 시켜 먹었다. 450g이니 다른 곳에서 2인분을 먹는 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
임꺽정에서 맛있는 것은 역시 소면. 이 곳의 소면을 좋아하는 다예가 먼저 소면을 시켰다. 그리고 다예는 평상시에 먹는 양에 비해 상당히 많은 소면을 먹었다. 처음에 준 한접시를 다 먹고 우엉맘이 다시 떠 주자 두번째도 비웠다. 그리고 더 달라고 한다. 결국 한접시를 다시 떠주자 "한접시가 아니라 한 숟가락"을 달라고 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정해 놓고 먹는 다예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
여기에 소주 두병을 마셨다.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역시 돼지 고기 2인분을 먹은 것 치고는 상당히 많이 나왔다. 3'7000원. 돼지 고기 3인분(2'4000원), 소주 두병(6000원), 소면 두개(6000원), 공기밥(1000).
노래방
음식점을 나오자 이제 우영이가 오랜만에 노래방을 가자고 졸랐다. 오빠가 하면 뭐든 따라하는 따라쟁이 다예도 함께 노래를 불렀다. 고등학교 때 성악 문턱을 밟은 우엉맘도 역시 졸랐다. 결국 동네 노래방을 가기로 하고 온 가족이 노래방에 갔다.
시골 동네의 노래방을 가보면 알 수 있지만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보통 한시간을 달라고 하고 서너시간 놀아도 된다. 보통 한 시간 충전하고 노래를 하고 있다 보면 시간이 계속 늘어난다. 결국 시간이 남아도 나오게 되는 곳이 시골 노래방이다. 따라서 굳이 길게 끊을 필요없이 30분만 끊어달라고 했다. 30분 이상 노래할 생각도 없고 또 다시 충전해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우영이는 아는 노래가 많기 때문에 노래방에 가면 아주 신이난다. 그래서 마이크를 놓지 않는다. 반면에 다예는 아는 노래가 없기 때문에 주로 춤으로 때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예도 부르고 싶은 노래(아는 노래)가 있었다. 바로 '곰세마리'였다. 곰세마리를 골라 틀어 주자 나름대로 열심히 부른다. 그러나 곰세마리가 전부였다.
부르고 싶은 노래 가사의 일부는 알지만 노래 제목을 몰라 우영이와 우엉맘만 신났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예는 노래만 열심히 찾았다. 그러다 우엉맘이 불러서 보니 다예가 의외로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다. 노래에 완전히 흥이난 듯 했다. 잽싸게 디카를 꺼내 찍었다. 다예는 춤을 추다가도 카메라를 가져가면 춤을 멈춘다. 따라서 몰래 동영상을 찍었다. 그러나 조작 속도가 늦어져서 뒷 부분만 찍게되었다.
나도 노래를 불렀다. 한때 가장 좋아하던 18번이 정태춘의 떠나가는 배인데 마침 아는 가사 그대로 노래방 반주가 흘러 나왔다. 이외에도 우엉맘에게 자주 불러주는 나훈아의 '사랑', 김수희의 '남행열차'등을 부르다 보니 목이 쉬었다. 개인적으로 채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도 좋아하지만 노래가 조금 힘들어서 그만 두었다.
그리고 집. 맥주를 마시다 보니 잠이 들었다. 이렇게 일찍 잠이든 날은 항상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또 새벽 5시에 일어나 이 글까지 총 세개의 글을 올리고 있다.
남은 이야기
임꺽정이 산골정육보다 맛은 조금 덜하고 비싸지만 밑반찬은 훨씬 잘 나온다. 산골정육은 입장료로 2000천원을 받고 야채, 시원한 물김치, 쌈장, 양배추 절임 정도가 나오면 된장국은 따로 돈을 받는다. 그러나 임꺽정은 동치미를 비롯한 각종 반찬, 어묵, 계란국등이 기본으로 나온다. 또 임꺽정의 소면맛은 정말 일품이다. 소면을 먹기위해 고기를 먹을 때도 있다.
다예는 사진을 찍자고 하면 자세를 아주 잘 잡아 준다. 춤도 비슷하다. 다만 다예와 상의하지 않고 사진을 찍거나 춤추는 것을 찍으면 이내 그만 둔다. 꼭 허락을 받고 찍어야 한다.
떠나가는 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정태춘씨가 편곡한 떠나가는 배가 있고 다른 사람이 편곡한 떠나가는 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곡은 다른 사람이 편곡한 떠나가는 배이다. 고등학교 때 테잎을 구입해서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듣던 노래가 정태춘씨 노래다. 아마 유일하게 좋아한 가수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