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에 살 때 일이다. 근처에 LG중소기업청에서 만든 중소기업백화점(현재는 LG 백화점)이 있었다. 이 백화점에서 당시 가격으로 상당히 비싼 삼겹살을 사서 먹은 적이 있다. 우영이가 태어나기 전이니까 벌써 7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주도 토종 흑돼지를 100g에 1500원에 샀던 것 같다. 혹시 몰라 1근 반을 사서 나와 우엉맘, 막내 처제와 함께 먹었다.

그런데 정말 맛있었다. 보통 비계는 씹히는 맛이 좋지 않고 조금 많이 먹으면 질리기 일 수인데 이 삼겹살은 비계가 쫄깃 쫄깃했다. 비계 양이 조금 많은 듯했지만 전체적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비계가 살 중간 중간에 잘 퍼저있어서 셋이서 먹기에는 조금 많은 양이지만 오히려 부족했던 경험이 있다. 나중에 비슷한 이름에 비슷한 가격의 삼겹살을 중소기업 백화점에서 사먹었지만 이때 사먹은 삼겹살처럼 맛있는 삼겹살은 그 뒤로도 맛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mepay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굴비로 유명한 영광에서 삼겹살을 사올 예정인데 괜찮다면 보내 주시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QAOS.com 티셔츠도 만들고 블로그에 좋은 글까지 올려 주시면서 삼겹살까지 보내 주신다고 하니 무슨 복인가 싶기도 했다.

그리고 삼겹살을 받았다. 동네분과 삼겹살을 먹기 위해 고기를 자르다 보니 의외로 삼겹살에 비계가 많았다. 어떤 부위는 비계의 부위가 3~4cm가 넘는 곳도 있었다. 결국 고기를 자르면서 비계가 너무 많은 부분은 제거했다. 그러면서 비계가 너무 많아 과연 맛이 있을까 의아했다.

그런데 막상 고기를 굽고나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단 비계가 그렇게 많은데 기름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두번째로는 두꺼운 비계가 굽고나니 희미하게 두개 층으로 분리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 비계가 비계처럼 느끼하지 않고 아주 쫀득 쫀득하니 맛이 좋았다. 비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또 고기 사이 사이게 기름이 적절히 박혀있어서 고기 맛도 아주 좋았다.


사진 출처: 삼겹살에도 품격이 있다... - mepay님 블로그

그런데 mepay님이 보내 준 고기는 나 혼자 먹을 것을 생각하고 보내 준 덕에 동네분과 함께 먹다 보니 삼겹살이 조금 부족했다. 결국 동네에서 나름대로 좋은 고기를 파는 곳으로 알려진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사와서 다시 구워먹었다. 그런데 처음 먹은 삼겹살과 맛이 너무 차이가 났다. 결국 굽기만 하고 모두 남겨버렸다.

다시 삼겹살을 샀다. 일단 가격이 싸다. 이렇게 맛있는 삼겹살의 가격이 고작 근당 만원이 되지 않았다. 같은 동네에 산다면 매일 사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돼지 한마리를 잡으면 삼겹살은 12근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금요일에 배송한 뒤 토요일에 배송이 되지 않으면 고기가 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배송은 월요일에 하기로 했다.

그런데 전날 보낸 구글 USB 메모리가 잘 도착했는지도 궁금해서 mepay님께 전화를 하다가 mepay님이 삼겹살을 금요일에 보내주시기로 해서 지난 토요일에 삼겹살을 받아 동네분과 함께 또 삼겹살을 먹었다.

삼겹살은 식육점에 자르는 기계가 없어서 덩어리채 보내준다고 한다. 따라서 삼겹살을 먹기 위해서는 직접 잘라 먹어야 한다. 고기를 잘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생고기는 잘 썰리지 않는다. 따라서 약간 얼린 상태에서 잘라야 한다.

지난 번에 보내온 고기는 비계가 상당히 많았었는데 이번에 보낸 고기는 사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비계가 살 곳곳에 박혀있다. 꼭 오겹살 같다. 구우면 비계도 쫀득 쫀득하고 상당히 맛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받은 삼겹살 보다는 비계가 많았던 지난 번 삼겹살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물론 두 삼겹살의 맛차이는 아주 근소하다.

역시 동네 분과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함께 고기를 먹은 분이 '방송용 멘트를 조금 하는 분'이기는 하지만 '연신 맛있다'는 얘기를 했고 나도 오랜 만에 상당히 맛있는 삼겹살을 먹었다(사실 무척 기다린 삼겹살이다). 이 삼겹살이 가져온 후유증 중 하나는 '이제 다른 곳에서 삼겹살을 먹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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