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프로그램 5. Windows 3.1 by 도아
DOS Navigator
Norton Commander의 클론인 PIE Commander로 출발해서 NC를 능가하는 최고의 파일관리자로 성장한 DOS Navigator. 당시 국내에는 MDir이 더 많이 사용했지만 MDir과 기능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창피할 정도로 막강한 기능을 가진 파일 관리자이다. 현재 폭넓게 사용되는 파일관리자인 Total Commander도 DOS Navigator와 비교하면 한수 아래다.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 환상적인 플라즈마 화면 보호기, 간단한 메모장, 스프레드 쉬트, 디스크 편집기 등 상당히 많은 유틸리티가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고 자체 배치언어를 지원하며, 확장자 연결이 가능한 정말 기능과 성능 모두 최고라는 찬사가 부럽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목차
- 처음산 컴퓨터
- Windows 3.1
- Windows 3.1 이모저모
- Windows 3.1 설치 화면
- 한글 Windows 3.1
- 프로그램 관리자
- 게임(Mines)
- New Menus for Windows
- New Menus for Windows 32 비트판
- 추가 정보
처음산 컴퓨터
처음 컴퓨터를 샀을 때 일이다. 당시에는 하드 디스크가 없는 XT가 보편적으로 사용될 때였다. 물론 보편적이라고 해도 일반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이고 다만 컴퓨터가 좋아 구입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구입하는 컴퓨터가 바로 XT였다. 이때 하드 디스크의 크기가 무려 20M에 달하고 메인 메모리도 무려 1M에 달하는 AT 컴퓨터를 구입했다. 여기에 8핀 변형 프린터까지 함께 구입했기 때문에 함께 학교를 다니던 녀석들은 부르조아라고 놀렸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20M라고 하면 정말 얼마 안되는 용량이다. 영화 파일 하나만 해도 700M로 20M에 비해 무려 35배에 달한다. 작은 실행 파일이라고 해도 1M가 넘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얼마되지 않은 용량이다. 그러나 당시 20M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용량이었다. 시중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XT는 5.25인치 플로피를 사용했었는데 이 플로피의 용량은 고작 360K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메인 메모리는 640KB면 충분하다고 호언 장담한 이유도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즉 20M의 하드 디스크라면 360K짜리 플로피를 50장 정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었기 때문에 XT에는 설치할 수 없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이 컴퓨터에 깔려 있는 프로그램을 모두 실행하던 도중 상당히 이상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키보드로는 무슨 방법을 써도 실행할 수 없는 이런 저런 아이콘이 있던 프로그램이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아마 Windows 1.0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마우스가 없었고 따라서 모든 작업(심지어 닥터. 할로우와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까지)을 키보드로 했었기 때문에 도대체 이런 프로그램이 왜 깔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뒤 컴퓨터는 80286(AT)에서 80386으로 발전했다. 32비트 컴퓨터라고 하지만 8비트 명령을 실행했기 때문에 진정한 32비트 컴퓨터라기 보다는 8비트 컴퓨터의 확장으로 보는 컴퓨터이다. 이 386 컴퓨터가 일반적으로 사용될 때는 예전과는 달리 사운드 카드도 장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마우스도 기본으로 제공되었다. 또 모니터도 흑백이 아니라 컬러 모니터를 사용하게된다.
Windows 3.1
아울러 사용하던 OS는 대부분 DOS이지만 DOS에 Windows라는 GUI를 올려서 지금과 비슷한 GUI 운영체제를 사용했다. Windows의 역사에서 설명했지만 Windows는 3.0이 등장할 때까지 별다른 죽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MS에서는 IBM과 함께 OS/2 2.0을 함께 개발했었다. 그러나 Windows 3.0이 등장하면서 이런 시장의 판도가 급속도로 바뀌게 된다. Windows 3.0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고 뒤이은 후속작인 Windows 3.1은 DOS라는 문자기반의 컴퓨팅 환경을 GUI라는 그림기반으로 바꾸어 버린다. 여기에 네트워크 환경을 추가한 Windows 3.1 for Workgroups가 발표되면서 MS는 더 이상 OS/2를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Windows라는 GUI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Windows 3.1부터였다. Windows 3.0부터 주변에 Windows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툭하면 나타나는 시퍼런 화면이 싫었고 멀티 태스킹이 된다고 하지만 도스 기반의 멀티 태스킹 프로그램인 QEMM보다는 성능히 확연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사 논문을 쓸 때 일이다. OrCAD로 그린 회로도를 논문에 삽입하다 보니 벡터 파일인 플로터 파일(*.plt)을 편집할 필요성이 생겼다. OrCAD로 불러서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정할 때마다 OrCAD를 부르고 수정하고 PLT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 귀찮아 아예 벡터 파일을 수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며칠 밤을 새서 뒤진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 CompuServ에서 찾은 것이 세계 최초의 벡터 드로윙 프로그램인 코렐 드로우 2.0이었다. 당시에는 3.5인치 디스켓 서너장으로 구성된 것 같았는데 PLT 파일을 불러와 편집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아니라 마우스의 모든 움직임을 벡터로 저장하는 것을 보고 감동 먹고 말았다. 결국 Windows 3.1이 별로 마음에 드지 않지만 코렐 드라우를 쓰기위해 Windows 3.1을 사용한 셈이었다. 따라서 나에게 Killer Application은 코렐 드로우였던 셈이다.
이렇게 Windows 3.1을 사용하다보니 나름대로 편한점을 느꼈다. 도스 작업은 모두 DOS Navigator라는 걸출한 파일 관리 도구를 사용하고 그림은 모두 코렐 드로우로 그렸다. Windows 3.1의 기본 셀은프로그램 관리자이지만 이 프로그램 관리자가 싫어서 Unix의 X 윈도우처럼 동작하는 New Menus for Windows라는 프로그램으 주 셀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이외에 Windows 3.1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병이 도졌다. 바로 Windows 3.1에서 돌아가는 게임을 수집하는 일이었다. 요즘은 가지고 있던 디스크를 모두 버려서 얼마나 많은 게임을 모았는지 모르겠지만 게임의 수로만 따지만 수천 가지는 됐던 것 같다.
이외에 Windows 3.1을 이야기하면 떠 오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AfterDark이다. 하늘을 나르는 토스트처럼 애플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화면 보호기를 Windows 3.1용으로 바꾼 프로그램이다. 당시로는 정말 다양한 화면 보호기가 하나의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었고 큰 조카인 한결이 울다가도 웃는 아이들 달래기에도 딱 좋은 화면 보호기였다.
DOS Navagator
Norton Commander의 클론인 PIE Commander로 출발해서 NC를 능가하는 최고의 파일관리자로 성장한 DOS Navigator. 당시 국내에는 MDir이 더 많이 사용했지만 MDir과 기능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창피할 정도로 막강한 기능을 가진 파일 관리자이다.
현재 폭넓게 사용되는 파일관리자인 Total Commander도 DOS Navigator와 비교하면 한수 아래다.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 환상적인 플라즈마 화면 보호기, 간단한 메모장, 스프레드 쉬트, 디스크 편집기 등 상당히 많은 유틸리티가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고 자체 배치언어를 지원하며, 확장자 연결이 가능한 정말 기능과 성능 모두 최고라는 찬사가 부럽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다만 이 프로그램도 Windows 95가 등장하면서 개발이 중지된다. DOS Navigator의 개발사였던 RITLabs은 DOS Navigator의 소스를 공개하고 The Bat!이라는 메일 클라이언트를 개발한다. 이후 DOS Navigator는 공개 진영의 DN OSP 6.4.0/DN/2, Necromancer's Dos Navigator와 상용 진영의 Frigagte 3로 나뉘어 개발된다. DOS Navigator에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은 Frigagte 3이다. 기능적으로는 DOS Navigator에 가장 가깝지만 성능은 이에 못미치는 듯하다.
- 참조: DN과 NC 클론들
Windows 3.1 이모저모
나온지 15년이 더된 프로그램이지만 설치화면은 XP와 비슷하다. Microsoft 운영체제에서 항상 보이는 공포의 파란화면을 사용한 것도 똑 같다. BSOD라는 죽음의 화면과 설치 화면이 똑 같은 것을 보면 인생과 비슷한 듯하다.
하이텔 OSC 동호회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Microsoft에서 MS-DOS 5.0의 영문판을 한국에서는 발매하지 않았다. 또 이런 이유가 한글 Windows 3.1을 많이 팔기위한 속셈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이에 격분한 한 사용자가 하이텔 OSC 동호회에 MS-DOS 5.0 영문 정품을 올려버렸다. 이 사건으로 유구한 역사의 하이텔 OSC 동호회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짝이 없는 사건이지만 당시에 자료는 대부분 PC 통신을 통해 구했었다.
Windows 3.5(Windows NT)까지는 사진처럼 촌티나며 불편한 프로그램 관리자를 셀로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설치되는 프로그램도 거의없다. 따라서 이때에는 끼워팔기 논쟁도 없었다.
Windows 3.0에는 솔리테어밖에 없었는데 3.1로 들어서면서 Time Killer(시간 죽이기)로 유명한 지뢰찾기 게임이 포함되었다. 당시 전산실에는 솔리테어와 지뢰찾기를 하는 사람으로 가득찾었다. Windows 3.1은 3.0에 비해 판번호가 0.1 올라간 소수 판올림이지만 Windows 3.0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능적, 성능적으로 안정화됐다. 이 3.1의 출시로 Microsoft는 IBM과 결별할 힘을 얻었고, 이 3.1 덕에 MS는 기존의 N.x 형태의 판번호를 버리고 년도 표기(Windows 95, Windows 2000, Windows ME) 방식으로 전환한다.
내가 Windows 3.1을 사용할 때 셀로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다. LiteStep처럼 모든 메뉴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스킨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X-Windows 중 원하는 형태의 X-Windows를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은 당시 가장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평가받던 Motif이다. X-Windows 처럼 바탕화면에 붙이는 기능도 있고 시스템 자원을 감시하는 기능, 이전에 실행된 명령을 모아둔 히스토리 기능, 드라이버 탐색 기능, Windows 종료, 재시작, 시스템 종료, 재시작등 당시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능을 제공한 셀이다. New Menus for Windows에서 제공하던 일부 기능은 현재 Vista에서 제공하는 기능 보다도 나은 기능도 많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Windows 95가 출시되면서 개발이 중지됐다.
마지막으로 개발된 New Menus for Windows의 32비트 판이다. 기본적으로 가상 데스크탑을 지원했기 때문에 그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Windows 95를 목표로한 판이라 Windows 95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오른쪽에는 우측 메뉴로 제공하던 시스템 감시 기능을 그대로 사용했다. 사용한 운영체제는 MS-DOS가 아니라 Windows 95이며, explorer.exe 대신에 New Menus for Windows를 셀로 올린 것이다.
추가 정보
Windows 3.1을 맛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1.44M의 GUI OS II, Windows 3.1를 읽어 보면된다. 이 글을 읽다 보면 플로피 디스크 한장에 담긴 Windows 3.1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