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순대국 사대천왕 - 충주이야기 79
[desc]순대, 몽골의 잔재?|순대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다. 돼지 내장을 이용해서 끓이기도 하고 머리고기를 이용해서 끓이기도 한다. 그럼, 우리민족은 언제부터 순대를 먹었을까? 이익지 서울시립대 교수에 따르면 설렁탕, 순대, 소주가 고려 후기 몽골에서 들어온 음식이라고 한다 순대국 사대천왕 지도
순대국 사대천왕 위치다. 2호식당만 멀리 떨어져 있고 나머지 세집은 시청을 중심으로 양 옆에 있다. 일번지순대국
순대도 들어있다. 순대국에 순대가 들어있는게 뭐가 이상할까 싶지만 아예 순대가 없는 순대국도 많다. 순대국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비닐 순대와 집에서 만든 듯한 토종 순대가 들어있다. 따라서 다른 순대국집 보다 순대양이 많은 편이다. 또 토종 순대, 비닐 순대 모두 맛있다. 따라서 순대를 싫어한다고 순대를 빼고 시키는 우는 범하지 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난 순대국을 먹을 때 꼭 '다데기'+'새우젓'+'들깨'+'청양고추 다데기'를 추가한다. 이렇게 먹어야 일반적으로 맛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번지 순대국을 먹을 땐 '새우젓'+'청양고추 다데기'만 추가해서 먹는다. 일단 다데기는 나올 때 적당량 들어있다. 따라서 추가로 넣을 필요는 없다. 돼지고기를 비롯한 고기류에 아주 잘 어울리는 들깨는 넣지 않는다. 들깨가 돼지 내장 순대국의 특유의 맛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물론 순대국에 무엇을 더 넣어 먹을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알아서 적당히 넣어 먹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돼지 내장을 이용한 순대국은 처음 먹을 땐 맛을 잘 모른다. 따라서 처음 먹고 "뭐 별것없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돼지 내장 순대국에 포함된 돼지곱창은 상당히 중독성 있다. 쫄깃한 식감도 좋고 맛도 좋다. 처음 먹을 때와 두번째 먹을 때, 세번째 먹을 때 맛이 다르다. 따라서 일번지순대국을 방문할 사람은 이런 점을 고려하고 맛 보는게 좋다. 음식을 가리는 큰 아들과 처음 이곳을 갔을 때 상황도 비슷하다. 그런데 녀석도 이젠 종종 일번지 순대국을 가자고 한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단골식당도 있고 조점식순대가도 있지만 가장 자주가는 이유다.
㉢ 2호식당, 머리고기로 맛을 낸 정통 순대국
이렇게 먹는 걸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애엄마도 그렇고 큰 아들도 비슷하다. 그런데 내가 먹는 순대국을 한 숟가락 떠 먹어 보곤 나와 비슷하게 먹는 사람이 많다. 파를 먹지 않아서 파를 건저내고 먹던 큰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아빠, 한 숟가락 먹어도 돼"라고 물었다. 파 없이 순대국만 먹던 녀석이 내 순대국이 맛있어 보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한 숟가락을 먹더니 "아빠, 아빠 순대국은 되게 맛있어"라고 한다. 그리고 파를 건저내던 습관을 버리고 나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나와 비슷하게 다데기, 새우젓, 들깨를 넣고 먹는다. 매운 걸 싫어하기 때문에 청양고추 다데기는 넣지 않지만.
순대국밥 외에 뼈해장국, 얼큰국밥 모두 먹어봤다. 얼큰국밥은 다데기를 미리넣고 끓여내오기 때문에 순대국밥에 다데기를 넣고 먹는 것과 큰 차이는 없다. 다데기를 넣고 끓였기 때문에 순대국에 다데기를 넣은 것에 비해 맛이 걷돌지 않는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뼈해장국은 뼈다귀가 세개정도 나오며 맛은 먹을만한 정도다. 그런데 점심 때 먹는 것과 주인아저씨가 없는 새벽에 먹는 맛에 차이가 있다. 나오는 반찬들은 모두 정갈하며 깔끔하다. 깍두기, 김치, 양파로 순대국과 딱 어울리는 반찬만 나오며 필요하면 직접 추가할 수 있다. 점심 시간을 피하면 손해보는 것 같지만 저녁 시간에 시키면 돼지 편육이 서비스로 나오기 때문에 저녁에 먹어도 괜찮다. 가격은 점심 시간엔 4900원, 그 외에는 6000원으로 충주 순대국 사대천왕(四大天王) 중 가장 싸다.
마지막으로 순대국집이지만 특이하게 회도 팔고 있다. 순대국집으로 바뀌기 전 횟집이었던 걸로 기억 감자탕
왕개미식당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어서 감자탕 사진으로 대치했다. 왕개미식당 감자탕과는 비주얼이 좀 다르다. <사진 출처: 돼지곱창 전골
돼지곱창 순대국과 맛은 좀 다르겠지만 음식 색깔은 비슷하다. 야채와 당면을 들어내면 비슷한 색상이 나올 것 같다. <사진 출처: 얼큰하고 구수한 돼지곱창 전골 황금레시피>
돼지곱창 순대국은 텁텁한 맛과 냄새 때문에 필수적으로 양념을 추가해서 끓인다. 따라서 일반 순대국처럼 하얀 국물이 아니라 빨간 국물로 나온다. 그런데 주류가 아니며 냄새와 텁텁한 맛 때문에 주변에선 어지간히 찾기 힘든 집이다. 강남 돼지곱창 순대국집은 꽤 유명한 집인 듯 점심 때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따라서 상호만 알면 다시 찾아 가보고 싶지만 상호를 몰라 찾아갈 엄두를 못내는 집이다. 비트컴퓨터를 중심으로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볼까 하는 생각도 가끔한다. 그만큼 중독성있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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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이익지 교수가 한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패널 대부분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차이나는 클라스’ 이익지 교수, “설렁탕·순대·소주는 고려 후기 때 몽골에서 들어온 음식” 라는 기사에 같은 내용이 나와있다. ↩
- 깍두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깍두기 보다 훨씬 크게 썬다. 이렇기 때문에 깍두기와 석박지를 같은 음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난 석박지와 깍두기를 구분한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시각적인 맛 차이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석박지는 썰어 담글 수도 있고 쪼개 담글 수도 있다. 이 순대국집 할머닌 무를 써는게 아니라 쪼개서 석박지를 담근다. 칼로 깨끗히 자른게 아니기 때문에 울퉁불퉁 다양한 모양의 먹음직스런 석박지가 나온다. 요즘 식당 중 이런 석박지를 내오는 곳은 거의 없다. ↩
- 당시 터미널의 위치, 순대맛을 생각할 때 오늘 소개하는 2호식당에서 사 온 걸로 추정하고 있다. ↩
- 홍합짬뽕을 하는 집이 많은 이유도 일번지순대국과 같다. 홍합짬뽕으로 전국 맛집으로 뜬 주덕 단골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가본 단골식당은 왜 사람이 많은지 알 수 없는 그런 집이었다. 원래하시던 할아버지/할머니가 나이들어 맛이 없는 짬뽕을 정말 정말 성의없게 내오지만 사람은 많은 집이었다. ↩
- 요즘 많이 팔리는 주류 순대국이라는 뜻이다. 순대국에 정통과 사이비가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
- 처음에는 일하는 분으로 알았다. 부부로 보기엔 나이차가 많고 부녀도 보기엔 가족의 끈끈함, 정다움이 없었다. ↩
- 2호식당 김치, 깍두기는 순대국집 중 가장 맛이 없었다. 그래서 순대국을 먹으며 꼭 김치를 먹는 내게는 2호식당 김치가 고역이었다. 그런데 최근 김치맛이 좋아졌다. 맛있는 김치는 아니지만 먹을만한 김치로 바뀌었다. ↩
- 주인에게 묻는게 가장 빠르다. 그러나 난 묻기 보다는 직접 경험하길 더 좋아한다. 이래야 기억에 더 오래 남기때문이기도 하고 내 성격이기도 하다. ↩
조점식순대가간판을 보면 업력이 20년이 넘는다. 따라서 10여년전에 이사온 내가조점식순대가이전에 횟집이었다고 기억하는 부분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이사온 건 10여년 정도지만 지인 때문에 30년 가까이 이 지역을 방문했고 당시 시인의 공원 주변은 워낙 자주 가던 곳이다. ↩- 기억을 토대로 재구성한 내용이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또 이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도 없어서 오류를 수정하기도 힘들다. 이런 점을 고려하고 읽어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