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 크리스마스를 없애자
지난 16일에 일이다. 우엉맘이 느닷없이 17일에 출근하는지 물어왔다.
우엉맘: 내일 출근할꺼야?
도아: 출근 해야지.우엉맘: 제헌절인데.
도아: 요즘은 제헌절도 휴일이 아니잖아.
우엉맘: 아냐. (우영이와 다예를 가르키며) 제네들 학교에 안가는데.
요즘 사라진 휴일이 많아서 제헌절도 휴일이 아닌 줄 알았다. 그래서 찾아 보니 식목일은 2006년부터 휴일에서 제외되며, '제헌절은 2008년 부터 휴일에서 제외된다'것이었다. 주 5일 근무를 시행하면서 휴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제외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과연 제헌절을 휴일에서 제외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정책의 대부분은 실효성을 염두고 두고 실행하기 보다는 저항이 없는 쪽을 염두에 두고 실행되는 때가 많다. 제헌절 휴일 제외도 이런 실행 편의주의때문에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이런 실행 편의주의의 희생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한글날이다. 한글날 역시 비슷한 논리로 휴일에서 제외됐지만 꼭 휴일에 포함해야하는 국경일 중 하나이다. 제헌절과 한글날은 모든 국민을 위한 날이다. 한글이 있었기에 0%에 가까운 문맹율이라는 기적이 가능하며, 제헌이 있었기에 오늘 날과 같은 민주주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굳이 휴일로 채택할 필요가 없는 기념일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 양쪽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돌을 맞을 수 있겠지만 우리 나라는 국교가 없기 때문에 특정 종교에 이런 혜택을 줄 필요는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도와 불교도가 많기는 하지만 기독교도는 천주교를 포함해야 간신히 국민의 4분의 1을 넘고 불교도 비슷하다.
그러나 제헌절과 한글날 모든 국민을 위한 날이다. 제헌절과 한글날이 단지 국민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종교를 위한 날보다는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조금 이상한 현상이지만 크리스마스에 온 국민이 들떠있는 분위기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같은 종교 휴일인 '부처님 오신 날이 불교도의 축제로 조용하게 끝난다'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크리스마스인데도 불구하고 '온 국가가 들떠 있다'. 예수와 산타, 연말, 그리고 상업주의가 맞물려 만들어낸 불협화음으로 보이는데 이런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는 아무른 이의를 달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나는 제헌절과 한글날을 휴일에서 제외하기 보다는 이런 종교적인 축일을 휴일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해당 종교의 반발은 심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민을 위한다면 국민의 날은 휴일로 두고 종교적인 휴일은 각 종교에서 알아서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렇게 하는 것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 수많은 종교때문에 종교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출처: 태극기 게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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