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디
내가 ID를 처음만든 것은 한국경제신문에서 운영하던 KETEL에 가입할 때였다. 89년 처음 컴퓨터를 장만하고 컴퓨터 재미에 쏙 빠졌있었다. 당시 대학원에서 먹고 자고 할 때였는데 우연히 아래층 '전자회로 연구실'을 방문했다가 한기수 선배가 채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되었다. 단순히 타자를 치면서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밤을 새서 채팅을 하는 것이었다. 쓰라는 논문은 쓰지 않고 밤마다 채팅을 한 선태는 당연한 얘기지만 졸업하지 못하고 군대에 갔다.
첫 아이디
내가 ID를 처음만든 것은 한국경제신문에서 운영하던 KETEL[1]에 가입할 때였다. 89년 처음 컴퓨터를 장만하고 컴퓨터 재미에 쏙 빠졌있었다. 당시 대학원에서 먹고 자고 할 때였는데 우연히 아래층 '전자회로 연구실'을 방문했다가 한기수 선배가 채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되었다. 단순히 타자를 치면서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밤을 새서 채팅을 하는 것이었다. 쓰라는 논문은 쓰지 않고 밤마다 채팅을 한 선태는 당연한 얘기지만 졸업하지 못하고 군대에 갔다.
내 연구실에는 아직 모뎀이 없었고 따라서 실제 PC 통신을 사용한 것은 이 보다 조금 뒤였다. PC 통신을 하고 싶어서 전자과 기사님을 졸라서 당시로서는 꿈의 속도인 '2400bps 모뎀'을 연구실에 들여왔다. 너무 빠른 속도에 모든 연구실에서 구경을 왔다. 나 역시 PC 통신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KETEL에 가입했다. 천리안도 가입하고 싶었지만 천리안은 유료이기 때문에 가입을 뒤로 미뤘다[2].
가입할 때 ID를 입력하려고 하니 ID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만든 것은 이름에서 따온 'JG'와 공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떠올린 'Tech'라는 단어의 합성어였다. 따라서 내가 만든 첫 ID는 'jgtech'가 됐다. KETEL에서는 계속 이 ID를 사용했고, 전자우편 주소도 jgtech@soongsil.ac.kr
로 사용했다.
그러다 나우누리가 생겼다. 당시 'KETEL'은 대화방은 100개, 방 하나당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12명으로 제한되었다[3]. 따라서 채팅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1200명에 불과했다. 가입자수가 몇 십만인데 고작 1200명이 채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KETEL에서 채팅방을 개설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웠다. 따라서 나는 이야기라는 통신 프로그램의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채팅방을 만들곤 했다[4].
두번째 아이디
그런데 나우누리는 만들 수 있는 방 갯수가 1000개이며, 동아리마다 채팅방을 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KETEL과 나우누리를 함께 사용하며 KETEL 보다 나우누리가 좋은 점 100가지와 같은 글을 KETEL에 올리곤 했다.
나우누리에 가입하면서 만든 ID가 지금도 사용하는 Artech
이다. 내가 한때 사용한 슬로건이 기술을 예술로, 꿈을 현실로였는데 여기서 따온 ID가 Artech
였다. 'Art'(예술)+'Tech'(기술)의 합성어로 기술과 예술은 같다고 봤기 때문에 만든 ID였다. 기술과 예술은 뿌리가 같다. 물건을 만들때 "모양새를 중시하면 예술"이 되고 "쓰임새를 중시하면 기술"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대에는 예술과 기술이 정확히 일치했다.
세번째 아이디
artech
라는 ID를 계속 사용하다가 DoA
라는 별명을 만들게 된 것은 IRC(Internet Relay Chatting) 때문이다[5]. 지금은 IRC에 사람이 넘처나지만 내가 IRC(HanIRC)를 사용하던 1995년에는 총 접속자 수가 수백명 미만이었다. 따라서 채널을 방문해 보면 대부분 아는 사람이 었고 이런 인연때문에 카나다에서 나를 보러 찾아온 묘령의 아가씨도 있었다.
DoA
의 뜻은 여기를 보면 알 수 있지만 'Don Quixote on Asphalt'의 약어로 우리말로 하면 아스팔트의 돈키호테[6]이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해봤겠지만 'ID 도용'도 자주 발생한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던 ID가 artech
과 doa
인데 요즘은 이 ID로 가입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지 않다. 트위터에서 @doax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doa가 없다 보니 x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다.
도아(DoA)의 뜻
다음은 블로그 홈페이지 홍보 페이지에 올린 DoA의 뜻이다. 이 뜻은 블로그 알림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渡我
- 건널도(渡), 나아(我).
- 나를 건넌다(극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언제나 끊임없이 변모하는 나를 의미하며, 궁극으로는 나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 DoA
- Don Quixote on Asphalt(아스팔트의 돈키호테)
-
지구상에서 도시를 건설하는 두 종족은 인간과 개미입니다. 인간이 건설한 도시는 현대문명의 상징이며, 도시의 상징은 아스팔트입니다. 따라서 아스팔트는 인간의 지적행동 결과입니다.
인간 형태는 크게 두종류로 구분됩니다. 그 하나가 햄릿형이며, 또 다른 하나가 돈키호테형입니다. 햄릿형은 사고력은 있지만 행동력이 없는 사람을 표현하며, 돈키호테형은 행동력은 있지만 사고력이 없는 사람을 표현합니다.
아스팔트의 돈키호테는 지성을 갖춘 돈키호테를 의미합니다. 즉, 지성(Ashpalt)을 기반(on)으로 강한 행동력(Don Quixote)을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특히 'doa'는 글자수가 세자이고 보통 사이트에서 ID를 만들때 4자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ID로 가입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doa라는 별명과 관련된 ID로 많이 사용한 ID가 doax
였다. 여기서 x를 붙인 이유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지만 네자로 만들기 위해 여러 글자를 붙여보다가 x가 모양새가 가장 좋아서 사용한 것 같다.
내가 자주 사용했던 웹하드는 아이팝이었다. 아이팝 최대의 클럽은 맨살클럽인데 맨살클럽에서 자료실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 'DOA 누드 패치'였다. DOA가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건 알고 있었고 또 유명한 해킹 그룹의 이름도 DoA였지만 누드 패치는 의외였다.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Dead or Alive[死生決斷]'이라는 게임의 누드 패치였다.
Dead or Alive는 '비치 발리볼'을 하는 게임으로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는 모두 여자인데 이 캐릭터의 비키니 수영복을 없앤 게 바로 'DOA의 누드 패치'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누드패치의 이름이다. 바로 DOAX였다. 전혀 다른 뜻으로 시작했지만 우연히 그 끝이 똑같아진 것이었다.
설명 추가
커피와 하늘님에 따르면 DOA는 1998년에 테크모라는 일본 게임회사에서 플레이스테이션1로 발매한 대전격투게임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이 게임의 여성 캐릭터가 인기를 끌자 이 캐릭터를 이용해서 비치 발리볼 같은 해변 레포츠 게임을 만들었는데 이 게임이 DOAX(Dead or Alive Extreme)라고 합니다. 따라서 DOA와 DOAX는 전혀 다른 게임이며, 누드 패치의 이름이 DOAX가 아니라 원래 게임의 이름이 DOAX임을 밝힙니다.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신 커피와 하늘님께 감사드립니다.
영화 데뷰
언제가 QAOS.com에 도아님 영화 데뷔~!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제목만 보고 어떤 영화인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포스터에 나오는 세명의 여성에게 도아걸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본드걸과 마찬가지로. 물론 어떤 썸씽이 있었는지는 나에게 묻지 말기 바란다.
게시판 댓글
myblade: 사진
goohwan: 제목은 그런데^^;; 정작 도아님은 어디가셨데여^^;;; DOA 게임도 있던데^^; ㅋㅋㅋ
artech: 꽤 오래전입니다. 모 사이트에 DOA 누드 패치가 있더군요. 열받아 확인해보니 Dead or Alive 누드 패치였습니다. 저도 이때 처음으로 DOA라는 게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고로 위 여성들은 도아 걸입니다(본드 걸 처럼)
myblade: 아? DOA라는 게임이 있었군요? ㅋㅋㅋㅋ
yoonsangfan: 흠.. 도아걸 들 중.. 맨 왼쪽에 B.R.Z 와 B.S. 만 하고 왼쪽눈만 보이는 걸이 다른걸들보다 끌리는 군요... 흐흐흐...
hongyk1: DOA 게임... 알긴 하는데 저 포스터만 보고는 등장인물 누군지 짐작이 안갑니다; 양키 센스; (Dead Or Alive는 일본에서 만든 게임입니다)
like_a_dust: 풋.. 저도 서울에 갔다가 저 포스터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나저나.. 도아 걸즈.. 라면.. 도아님 너무 욕심이 지나치신 거 아닙니까? (웃음)
artech: 열 여자 마다하는 남자는 없다고 하니 세명이면 부족한 것 아닐까요?
artech: 잘못 선택하셨습니다. 가운데 있는 걸이 기술이 제일 좋습니다. ㅎㅎㅎ
ironleav: 칼 들고 있는 여인네는 신시티에서 본 걸인듯 싶네요.. (이미지가 비슷해서 인가??) 게임이 영화화 된것중에 재미 있었던건 툼레이더 였던듯...
남은 이야기
말방에서 놀고 있는데 방이 깨졌다. 그래서 잽싸게 이야기 스크립트를 돌리는데 희명이가 방에서 초대를 했다. 들어가서 보니 이미 희명이가 방을 만든 상태였다.
도아: 잉. 너 하이텔 단말기 아니니?
희명: 응.
도아: 그런데 어떻게 방을 이렇게 빨리 만드니?
희명: 내가 타자 속도가 분당 500타 정도 나오거든.
그랬다. 희명이는 스무살에 시집가서 당시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의 엄마였다. 따라서 할일이 없어서 하이텔 단말기로 매일 채팅을 했는데 한달 전화비만 30만원 넘게 내고 있었다. 이 희명이가 타자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무슨일인가 했는데 여기서 "왜 타자 아르바이트를 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하이텔 단말기는 입력창이 한줄이라 이 단말기로는 정말 방만들기 힘들다.
- KETEL의 이름은 KETEL, KOTEL, HITEL로 바뀌었지만 여기서는 모두 KETEL을 사용했다. ↩
- 무슨 일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천리안을 한 3년 정도 무료로 사용했다. 자세한 얘기는 다른 글에서 할 생각이다. ↩
- 나중에는 개설할 수 있는 방수가 200로 늘었지만 가입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
- '각주'로 처리하기에 조금 길어서 남은 이야기로 분리했다 ↩
- MS에서 넷미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마치 신기술인 것처럼 얘기했지만 IRC에서는 넷미팅에 포함된 기술 대부분이 사용되고 있었다. IRC를 이용하면 음성채팅, 화상채팅, 화이트보드 등 네미팅에서 지원하는 기능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또 넵스터라는 유명한 MP3 공유 프로그램도 결국 IRC 섭과 검색 기능을 합친 것일 뿐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다. ↩
- 1988년에 개봉한 비슷한 이름의 영화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를 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