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19 - 주말 농장 및 주말 여행

2007/05/21 14:46

주말 농장

지지난 주 일요일에는 글터에서 주관하는 주말 농장 행사가 있었다. 주말 농장은 산척면 송강리에서 있었고 우리 가족도 다른 가족과 함께 농작물을 심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다예는 아직 농작물을 심는다는 것을 모르지만 이미 여러 번 경험이 있었던 우영이는 좋아하는 한힘이와 놀지도 않고 작물을 심었다. 작물을 심고나면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한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 지난 주 토요일에는 주말 농장을 방문했다. 지난 주에는 비가 많이 와서 이미 봄가뭄은 해갈한 상태라 따로 물을 주지않아도 됐지만 상치와 같은 쌈채소류는 빨리 자라고 시기를 놓지면 웃자라기 때문이다.

주말 농장

지지난 주 일요일에는 글터에서 주관하는 주말 농장 행사가 있었다. 주말 농장은 산척면 송강리에서 있었고 우리 가족도 다른 가족과 함께 농작물을 심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다예는 아직 농작물을 심는다는 것을 모르지만 이미 여러 번 경험이 있었던 우영이는 좋아하는 한힘이와 놀지도 않고 작물을 심었다.

작물을 심고나면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한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 지난 주 토요일에는 주말 농장을 방문했다. 지난 주에는 비가 많이 와서 이미 봄가뭄은 해갈한 상태라 따로 물을 주지않아도 됐지만 상치와 같은 쌈채소류는 빨리 자라고 시기를 놓지면 웃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주 토요일에는 받을 택배가 많았다. THIRDTYPE님 누님이 직접 만들어 판다는 쿠키도 주문했고 THIRDTYPE님의 뽐뿌 때문에 구입한 스포츠 샌달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추가로 더 구입했다. 여기에 사무실과 매장에서 사용할 UPS 두개, 우영이 씨몽키까지 주문한 날짜는 목요일, 금요일 이었지만 모두 토요일에 배송되기로 되어 있었다.

사무실은 토요일 오전 12시가 지나면 사람이 없고, 따로 택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일단 택배만 일찍 오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모든 택배가 오전 중으로 왔고 따라서 아이들을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주말 농장으로 향했다.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산척 구치소에서 산척 방행으로 빠진 뒤 다시 굴다리를 지나 송강으로 가면된다.

파릇하게 자란 채소

처음 갈 때는 길이 상당히 복잡한 듯했는데 다시 가보니 길은 상당히 쉬웠다. 안선생님 댁은 요즘 수리 중인데 그래서 인지 안선생님은 계시지 않았고 우리 가족만 지지난 주에 심은 농작물을 구경했다. 심은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비가 와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우리 이랑의 농작물은 모두 푸릇 푸릇하게 자라 있었다.

주말 농장

왼쪽 이랑과 가장 위의 이랑이 우리 가족의 주말 농장이다. 주말 농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엉맘이 가위 바위 보에서 꼴찌를 한 덕에 가장 긴 이랑 두 개를 우리 가족이 차지했다.

호박, 오이 밭

넝쿨류의 작물(호박, 오이, 수박)을 심은 밭이다. 다른 작물에 비해 적게 심었지만 어차피 따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물론 부지런한 사람의 몫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고구마

작년에 고구마 심기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고구마를 심는 방법을 알고 있다. 고구마는 고무마 순의 3분의 2가량을 눞여서 심어야 한다. 그래야 고구마도 많이 열리고 다른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우영이가 심은 고구마

구멍을 깊게 파주고 우영이 보고 심으라고 했지만 역시 깊게 심지 않아 이렇게 마른 고구마가 몇개 눈에 띄었다. 우리 이랑은 그래도 적은 편인데 여러 사람이 함께 심은 바로 옆 이랑에는 이렇게 마른 고구마 순이 많이 눈에 뛰었다.

동영상 삭제 알림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뒤 제 출연분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SBSi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 유튜브 계정이 잘렸습니다. 이 탓에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강좌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복구 가능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드라마 백동수에 대한 글의 남은 이야기를 보기 바랍니다.

주말 농장에 심은 작물

그렇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 밭에 심은 작물을 작티로 잡아 봤다. 처음에 심은 것이 고추이고 두번째 이랑 처음에 심은 것도 고추이다. 다만 두번째 이랑에 심은 고추는 내가 좋아하는 청양 고추이다. 우리 밭이랑 위쪽으로 보이는 것이 다른 가족이 고무마를 심은 이랑이다. 그러나 깊게 심지 않아 마른 고구마 순이 곳곳에 보인다.

주말 여행

농작물을 확인하고 다시 집으로 오려고 하니 그냥 집으로 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아울러 5월은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계절이고 또 우엉맘과 사귈적에 5월에 오징어 먹으러 가자고 한 것이 기억나 집 대신에 강원도 주문진으로 오징어를 먹으로 가기로 했다. 마침 장모님께서 주신 무료 콘도 숙박권도 있어서 일단 당일 예약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도아: 현대 훼밀리아 콘도죠. 무료 숙박권이 있는데 당일 예약이 가능한가요?
콘도: 예. 당일 예약은 가능한데요. 회원 카드는 가지고 계시죠?

도아: 회원 카드는 없는데요.
콘도: 회원 카드가 없으면 안되는데요. 가지고 오세요.
우엉맘: 오빠, 회원 카드 있어. 엄마한테 받아 놨어.

회원 카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냥 주문진으로 향했다. 강원도 속초야 일년에 한번 정도 가는 길이지만 주로 회를 사던 곳은 대포항이고 주문진에서 회를 사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바가지라는 대포로 무장한 대포항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대포항은 바가지가 심해서 가격이 조금 싸다는 주문진에서 오징어를 구입하기로 하고 주문진으로 향했다.

영동 고속도로에서 다시 동해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북강릉 IC에서 빠져 나와 국도를 타고 주문진으로 향했다. 북강릉 IC를 빠져 나오면 바로 주문진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속초, 양양 쪽으로 한참을 가야 주문진이 나타났다. 항구가 주거지 근처에 있을 것 같지 않아 아파트 촌을 지나 외곽으로 빠지자 주문진 항이 나타났다.

주문진항

일단 차를 주차하고 은행에서 돈을 찾을 뒤 주문진 항의 가판대로 들어갔다. 대포항에 비해 확실히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문제는 오징어. 5월에 오징어가 많이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징어는 날씨가 좋지 않으면 출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지난 주 비가 많이 오고 태풍이 계속 불었기 때문에 오징어 값이 상당히 비쌌다.

금요일까지는 두 마리에 만원을 받았지만 토요일에는 그나마 나져서 세 마리에 만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구이용이 아니라 횟감용이기 때문에 구워 먹기에는 조금 컷다. 결국 가판을 모두 다 뒤졌지만 오징어만 파는 집은 없었고 10마리 이상 파는 집도 없었다.

이만원짜리 모듬회가 괜찮은 것 같아 이만원짜리 모듬회를 사려고 했다. 그러나 주문진에서 사서 속초에서 먹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아 이만원짜리 모듬회를 사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집에서 먹으려고 했다.

도아: 그럼, 이만원짜리로 하나 맞춰주세요.
상인: 매운탕도 드실 건가요?
도아: 예.

상인: 그럼, 매운탕 값 5000원, 야채값 5000원, 아주머니 수고비 4000원입니다.
도아: 그냥, 두세요.

동네의 조금 싼 횟집에서 매운탕에 소주까지 먹어도 3'4000원씩 나오지 않는다. 회는 이만원이고 매운탕을 5000원 더 받는 것은 이해한다. 그런데 야채가 얼마나 나오기에 야채값을 5000원, 매운탕 가격에는 수고비가 포함되어 있을 텐데 수고비 4000원까지 추가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주문진 가판을 빠져나왔다.

대포항

대포항을 가기전에 물치항도 있고 대포항을 조금 지나면 옹치항도 있었던 것이 기억나 물치나 옹치로 가보기로 하고 주문진을 빠져 나왔다. 주문진을 빠져 나와 국토를 타고 속초쪽으로 조금 더 가니 현남 IC가 나타났다. 보통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동해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현남 IC를 통과해서 속초로 갔었는데 주문진을 가기에는 북강릉 IC보다는 현남 IC에서 주문진으로 가는 것이 훨씬 빠른 것 같았다.

국도를 타고 양양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면 대포항 조금 못미처서 물치항이 나타났다. 대포항이 커지면서 주변까지 개발된 덕에 커진 곳 같았다. 그러나 대포항처럼 가판이 아니라 횟집이 많은 듯 보였다. 물량은 대포항이 확실히 많으므로 가격이 조금 비싸도 대포항에서 오징어를 살 수 있으면 대포항에서 사기로 하고 다시 대포항으로 향했다.

대포항에 주차를 하고 보니 대포항은 찾는 사람이 많아서 인지 올 때마다 달라져 있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주차장이 바뀌어 있더니 이번에는 주차장 주변에 목재로 단을 만들고 이 단에 의자와 탁자를 두어 회를 산 사람이 앉아서 회를 먹을 수 있도록 바뀌어 있었다. 주문진을 들려서 왔기 때문에 날은 어둑 어둑 해졌다. 폭죽을 쏘는 사람과 술을 마시는 사람들, 그리고 바로 옆의 야경 때문에 한층 더 운치가 있었다.

대포항의 가판을 모두 뒤졌지만 역시 오징어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가격은 오징어 두 마리에 만원으로 역시 주문진 보다 30%가량 비쌌다. 회의 가격은 주문진은 이만원, 삼만원 정도인데 대포항은 대부분 오만원, 삼만원이었다. 삼만원짜리가 주문진의 이만원짜리와 비슷했고 오만원짜리는 주문진의 삼만원보다 약간 많았다.

결국 대포항의 좌판 끝까지 가봤지만 오징어는 찾지 못했다. 대신에 좌판 끝에서는 광어 한마리, 우럭 한마리를 이만원에 팔고 있었다. 주문진의 이 만원짜리가 광어, 우럭, 멍게외에 오징어, 기타 잡어를 끼워주는데 반해 대포항의 이만원짜리는 광어, 우럭, 멍게만 포함되어 있었다.

어차피 아이들은 회를 먹지 못하므로 이만원짜리면 충분할 것 같아 이만원짜리와 매운탕 거리를 달라고 해서 회를 사고 현대훼밀리아 콘도로 향했다. 현대훼밀리아 콘도는 저가 콘도이다. 한화 콘도 옆에 자리하고 있지만 건물도 오래됐다. 지금은 모르지만 장모님이 구입할 때는 100만원의 회비를 내면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숙박권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무료 숙박권의 대부분은 주중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었다.

현대훼밀리아 콘도

당시 장모님께 사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 드렸지만 장모님께서 그냥 구입한 덕에 사용하게된 콘도이다. 시설이 낙후되고 관리가 잘되지 않는 콘도라 청소 상태도 부실하고 부대 시설도 부실하지만 숙박비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속초 인근의 모텔을 잡아도 되지만 이 곳으로 향했다.

우엉맘에게 방배정을 받으라고 시키고 다른 짐을 가지고 오니 프론트에서 전혀 딴 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콘도: 무료 숙박권은 당일 예약이 안되는데요?
도아: 무슨 소리예요. 전화해서 미리 알아보고 왔는데요.

콘도: 무료 숙박권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본사에 예약해야 하거든요.
도아: 그래서 전화까지 했잖아요. 그리고 그때 안된다고 했으면 굳이 여기까지 왔을까요?

콘도: 그러면 이렇게 하시죠. 23평이 일반 예약이면 5만 9천원인데 35평을 무료 숙박권과함께 3만 9천 9백원에 해드리겠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은 이정도 입니다.

이 늦은 시간에 속초에 내려가 4~5만원 짜리 모텔을 잡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키를 받아 들어와보니 역시 35평형이라 아주 넓었다. 침대 방 하나에 작은 방 두개가 딸려있지만 거실이 넓었다. 그러나 시설은 역시 아주 낡아 있었다. 싱크대 문짝도 너덜거리고 가스렌지의 불은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 넓은 방에 20인치 정도되는 TV가 놓여있었고 그나마 나은 제품은 사용할 필요가 없는 에어컨 정도였다. 일단 우엉맘이 매운탕 거리로 매운탕을 끓였고 사온 회를 방박닥에 두고 우엉맘과 함께 술을 한잔 마셨다. 우영이는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 가방에 나름대로 여행 용품을 꾸려 왔는데 이 중에 우영이가 좋아하는 컵라면이 있었다.

우엉맘은 밥을 해주려고 했지만 우영이가 컵라면을 먹겠다고 해서 우영이와 다예는 우영이가 가져온 컵라면을 먹었다. 이때 시간이 이미 12시가 다된 상태라 우엉맘은 아이들을 데리고 침대방에서 자고 소파에 누워 TV를 보면서 참을 청했다.

자기전에 찬바람이 잘 들어 올 수 있도록 창문을 열고 커텐을 걷어 두었는데 아침에 강한 햇살 때문에 일어나 보니 오전 8시였다. 오랜 만에 늦잠을 잔 것 같았다. 일어나서 침대방을 확인해 보니 우영이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우영이를 부르니 쉬가 마려웠는지 화장실에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쪼르륵 달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 다예 역시 우영이를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깨서 뛰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만화 채널을 틀어놓고 두 녀석이 장난을 치며 TV를 보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지만 집에서는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던 녀석들은 놀러오면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난다.

작년인지 제 작년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역시 처가집 식구들과 이 콘도에 묵은 적이 있다. 당시 PC 방이 없어서 1층 로비에서 10분에 500원씩 내고 PC를 사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우엉맘과 우영이가 PC방이 있다고 한 생각이 나서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역시 PC방이 있었다. 그런데 특이하게 PC방이 최상층 스카이 라운지가 있는 10층에 있었다. 10층으로 올라갔지만 첫번째로 반기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글귀였다.

PC는 1층 휴게실의 PC를 이용해 주세요.

10층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층 같았다. 여기저기 벽지가 뜯어지고 창고처럼 쓸데없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결국 1층 로비로 다시 내려와 휴게실의 PC를 사용해서 전자우편과 홈페이지, 블로그에 올라온 댓글을 확인하고 미투에 글을 남긴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설악산을 등산할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은 설악산이 아니라 속초 해수욕장을 잠깐 들린 뒤 충주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아침을 먹고, 아이들이 목욕할 수 있도록 물을 받아 준 뒤 설걷이를 하고 우엉맘은 방을 치웠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밥을 먹고 나니 침대방에서 노래 소리가 들렸다. 확인해보니 '우영이와 다예가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를 하고 있었다. 우영이가 실수로 다예를 친 덕에 다예는 울고, 우영이는 다예를 달래 주고. 우영이 발길에 차인것은 이미 잊은 듯 다예도 또 다시 우영이랑 놀고 있었다.

속초 해수욕장

천천히 출발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보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속초 해수욕장은 수심이 깊고 파도가 센 편이라 아이들이 놀기에는 조금 부적합하지만 어른들이 파도를 타고 놀기에는 아주 좋다. 모래도 깨끗하고 모래알이 살에 잘 붙지도 않기 때문에 모래 놀이를 해도 괜찮다. 콘도를 출발해서 속초 해수욕장에 차를 주차했다. 아직 해수욕장을 개장하기 전이고 휴일이라서 그런지 주차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파도가 거세서 인지 어떤 때는 백사장 안쪽까지 물이 들이쳤고 이물을 피해 사람들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우영이와 다예를 데리고 잠깐 물에 드러갔지만 겁이 많은 다예는 차거운 물과 급하게 들이치는 물이 무서웠는데 모래에서 놀고 있었다. 우영이는 물을 피해 도망 다니다 넘어져서 물을 먹은 뒤에는 물이 무서운지 물 근처에서만 놀았다.

모래에서 놀기 바쁜 우영이와 다예

우영이가 느닻없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흉내내자 다예도 따라한다. 아울러 모래 사장에서 주운 폭죽 막대로 칼싸움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놀던 우영이와 다예는 다시 모래성을 쌓는 놀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래가 굵고 물까 없어서 바로 무너진다.

바닷물에 물이 흠뻑젖고 다예와 한참 모래 놀이를 하던 우영이가 배 고프다고 해서 근처 식당에 들렸다. 속초 식당. 작년에 우연히 생태 찌게를 먹었는데 정말 시원하고 맛이있었다. 이런 관광지 주변의 음식점은 맛 보다는 바가지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맛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속초 식당에서 생태 찌게를 시켰다. 그런데 아직 생태 철이 아니라서 시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인지 생태의 물이 조금 좋지 못했다. 그래서 작년처럼 시원하지 않았고 끓이면 끓일 수록 구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맛은 괜찮았다. 작년에 비해 조금 더 텁텁했지만. 생태의 물만 좋았다면 작년에 먹던 맛 그대로 일 것 같았다.

어른들은 생태를 먹으면 되지만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해물 칼국수를 시켰다. 2인분 이상만 가능한데 생태 찌게를 2인분 시킨 상태에서 칼국수 2인분을 시키기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 주인 아주머니께 사정을 얘기한 뒤 1인분만 시켰다.

그런데 의외로 칼국수가 시원하면서 맛있다. 예전에 사무실이 영등포에 있을 때도 비슷한 칼국수 집이 있었다. 조개등 자연산 조미료를 이용해서 국물을 우러낸다고 하는데 시원하면서 아주 칼칼하니 맛이 있었다. 이 집 정도는 아니지난 국물은 시원하고 조개는 맛있었다. 특히 표고 버섯은 아주 쫄깃 쫄깃했다.

집으로

일단 밥을 먹은 뒤 속초를 출발했다. 점심에 먹은 생태찌게에 소주를 한잔 마셨기 때문에 졸음이 몰려 왔다. 우엉맘도 졸려하는 것 같아 일단 강릉 휴게소에서 잠깐 잠을 청한 뒤 다시 출발했다. 역시 일요일 오후라 영동 고속도로는 상당히 막혔다. 보통 막히는 곳이 봉평 터널, 문막, 여주, 양지, 용인, 마성 터널 등인데 역시 '봉평 터널'에서 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례적인 정체인 것 같았다. 그러나 봉평 터널을 통과하자 여전히 길은 좋았다. 만종 부근에서 막히지만 만종 부근에서는 중앙 고속도로로 갈아타면 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다.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니 잠들었던 우영이와 다예 모두 잠이 깨 있었다. 아이들을 화장실에 보낼 겸, 잠시 쉬어 갈겸 횡성 휴게소에 들렸다. 많은 나들이 인파 때문인지 아니면 잠시 도로가 막힌 뒤 나타난 휴게소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횡성 휴게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남자 화장실도 꽉찼고 여자 화장실은 더 한 것 같았다. 우영이에게 닭꼬치와 음료수, 다예에게 음료수를 사준 뒤 냉커피를 한잔 사 마셨다. 그리고 다시 출발

역시 문막 근체에 이르자 또 정체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만종 IC에서 중앙 고속도로 갈아타면 되기 때문에 조금 더 참고 달렸다. 이윽고 만종 IC. 만종 IC에서 중앙 고속도로를 타려고 보니 만종 IC에서 영동 고속도로를 타려는 차가 장사진을 치고 있다 것을 알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문막의 상습 정체는 중앙 고속도로에서 영동 고속도로를 타려는 사람들 때문에 발생한 일인 것 같았다.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제천 IC를 나와 38번 국도를 갈아타고 충주로 복귀했다. 여행을 갔다오면 꼭 먹고 싶은 것이 백숙인데 충주에는 백숙을 맛있게 하는 곳이 별로 없다. 요즘도 자주가는 다릿골 가든의 백숙이 아주 맛있었는데 한방 백숙으로 이름을 바꾸고 가격을 올린 뒤에는 예전의 맛을 찾아 보기 힘들다.

약막골

충주에는 백숙집이 상당히 많은데 모두 장수촌이라는 이름으로 누릉지 백숙을 팔고 있다. 건대 근처에만 세개가 있고 시내를 비롯해서 상당히 여러곳에 장수촌이 있지만 어느 곳하나 맛있는 곳은 없었다. 2'5000원이라는 싸지않은 가격이지만 일단 닭이 너무 작다. 혼자 먹어도 부족할 정도이고 백숙과 함께 나오는 죽과 나중에 나오는 누릉지까지 먹어야 간신히 요기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너무 삶아서 나오기 때문에 '씹히는 맛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백숙을 좋아하는 사람이 먹기에 너무 맛이 없었다. 그래서 마즈막재 부근에 백숙을 파는 집이 있었던 것 같아 안림동으로 향했다.

그러다 찾은 집이 약막골이다. 영양탕과 염소탕이 전공이고 이런류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백숙을 하는 것 같았다. 장수촌보다는 낫겠지 싶어서 일단 이집에 차를 세우고 백숙을 시켰다. 한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더니 실제 나온는 시간은 한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았다.

나온 음색도 정갈함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김치도 맛이 없어 보였고 나물도 비슷했다. 그리고 본 요리인 백숙이 나왔다. 토종닭이라고 하더니 역시 닭이 상당히 컷다. 엄나무를 넣고 삶다가 마지막에 대추를 넣음으로서 대추가 퍼지지 않도록 했고. 닭을 한번 삶을 뒤 다시 삶은 듯 닭기름이 별로 없었다. 국물은 아주 시원했다. 토종닭으로 백숙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토종닭으로 백숙을 하면 국물이 소고기국 못지않게 시원하다.

맛없어 보이는 김치도 젓갈을 넣지 않은 듯 정갈하고 맛있었다. 나물 역시 맛소금이 아니라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한 듯 깔끔했다. 처음에는 백숙이 싫다고 하던 우영이도 국물을 먹으며, 연신 맛있다를 연발했다. 아주 맛있는 백숙이라기 보다는 토종닭으로 만든 백숙에 불과했지만 충주에 내려와 먹은 백숙중 가장 맛이 있었다. 특히 장수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백숙을 먹고 사무실에 들려 스포츠 샌달을 가지고 다시 매장으로 향했다. 일요일에 일하는 멤버는 신과장과 이과장님인데 당직이고 스포츠 샌달이 이 두 사람에게 주기위해 구입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제일 고시(글터 분점)에 근무하는 문실장님의 어머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후 10시에 함께 조문가기로 하고 일단 집으로 귀가했다.

백숙을 먹으며 마신 소주 두병 때문에 역시 졸려서 우엉맘에게 10시에 깨워달라고 부탁하고 잠이 들었다. 우엉맘의 시끄러운 소리에 깨서 보니 9시 50분. 서점으로 가서 서점 식구들과 빈소로 향했다. 얼마전 암에 걸리셨다는 얘기를 들었고 며칠전 같이 술을 마시며 복부에 물이 찾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암 진단을 받고 너무 갑작스럽게 돌아 가신 것 같았다.

나도 아버님을 암으로 떠나 보냈고 투병 중 아버님이 무척 고통스러워 하셨기 때문에 그래도 고통이라도 덜 받고 떠나신 것에 위안을 삼으라는 얘기만 하고 간단히 맥주 몇잔을 더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에서 남은 것

주말 농장에서

주말 농장을 한 밭은 농약을 쓰지 않아서 인지 벌레나 개미가 많다. 개미집을 발견한 우영이와 다예가 개미집 근처에서 놀고 있다.

여행에서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다. 작티로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꽤 많이 찍은 것 같다. 우영이가 춥다고 해서 모래 찜질을 시켜줬고 다예는 해수욕장 앞에서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하니 온갖 폼을 잡았다. 식당에서는 다예가 몽고 반점을 보고 멍들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몽고 반점이라고 알려 주자 두녀석 모두 엉덩이를 보이며 몽고 반점을 찍어달라고 했다. 나중에 크면 협박할 요량으로 두 녀석의 엉덩이까지 찍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엉덩이도 예쁘다.

남은 이야기

속초 해수욕장에서의 일이다. 속초 해수욕장에는 앉아서 해수욕장을 구경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 의자 밑에 휴대폰이 떨어져 있는 것알 발견했다. 휴대폰 액정의 비닐 커버가 그대로 있는 것으로 봐서 구입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휴대폰 같았다. 주인을 찾아 주려고 하니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해수욕장을 개장했다면 관리하는 곳에 가져다 주면 되고 아니면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해수욕장에서 곧 충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 계속 기다닐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최근 전화목록을 확인해서 찾아 주기로 하고 최근 통화 목록을 확인해봤다. 5월 20일 오전 8시 30분. 오늘 오전 8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통화를 했다면 가까운 사람일 가능성이 있어서 일단 이사람에게 전화했다.

도아: 아. 안녕하세요. 휴대폰을 하나 주웠는데 오늘 오전 8시 30분에 통화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혹시 휴대폰 주인과 연락이 되나 해서요?
상대: 예. 휴대폰을 주우셨다고요?
도아: 예.

상대: 지금 어디시죠?
도아: 속초 해수욕장인데요.

상대: 저도 속초 해수요장인데요.
도아: 그럼 속초 해수욕장 입구 근처에 의자가 여러개있는 거 아시죠?

상대: 예.
도아: 첫번째 의자에 앉아 있으니까 여기로 찾으러 오세요.

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전화를 하면서 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손을 흔들었다. 휴대폰을 주자 고맙다고 하면서 가는 것이었다. 잠시 뒤 휴대폰 주인듯한 사람이 화장실에서 나왔고 내가 휴대폰을 건내 준 사람이 나를 손으로 가르키는 것을 봤다.

우엉맘이 휴대폰을 잃어 버렸을 때 일이다. 다예가 문을 열고 자동차 문밖으로 던진 것 같았지만 찾을 방법이 없었다. 우엉맘이 휴대폰으로 전화했지만 신호가 가다가 바로 꺼졌다고 한다. 그덕에 우엉맘은 새 휴대폰으로 바꾸었다.

휴대폰은 다른 사람의 것을 주워도 사용하기 힘들다. 중고로 팔 수 있지만 휴대폰 상태가 아주 좋고 최신형이 아니면 팔아도 받을 수 있는 돈이 얼마되지 않는다. 나한테 필요없지만 막상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꽤 중요한 휴대폰일 수 있다. 따라서 찾아 줄 수 있다면 찾아 주는 것이 좋다. 또 이렇게 찾아준 휴대폰도 상당히 많다. 충주에서는 일년에 한두 개 정도는 찾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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