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이 태권도 심사

2006/11/03 11:35

수단이 좋은 관장

비룡 태권도는 생긴지 오래된 도장이고 한때는 관원의 수가 200명이 넘을 정도로 잘나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이 심해서 그저 그런 태권도 도장으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이 도장에 부부 사범을 뽑았습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부부 사범 중 민사범이라는 여자 사범이 상단한 수완가이며, 여걸 스타일입니다. 단순히 열심히 가르친다고 해서 도장이 잘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알고 있는 사업적 수완이 있는 사범입니다.

목차

태권 도장

얼마전 부터 우영이는 태권도 도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우영이를 가졌을 때 중국 무협 비디오(사조 영웅문, 신조협려, 의천 도룡기 등)를 많이 봐서 그런지 우영이는 칼싸움하고 싸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태권도 도장을 다니는 것을 보고 계속 조르는 것을 보고 몇달 전 부터 태권도 도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동네에 있는 비룡 태권도라는 생긴지 꽤 오래된 다소 허름한 도장입니다. 이 도장을 다니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룡 태권도는 생긴지 오래된 도장이고 한때는 관원의 수가 200명이 넘을 정도로 잘나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이 심해서 그저 그런 태권도 도장으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이 도장에 부부 사범을 뽑았습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부부 사범중 민사범이라는 여자 사범이 상단한 수완가 이며, 여걸 스타일입니다. 단순히 열심히 가르친다고 해서 도장이 잘되지는 않는 다는 것을 잘알고 있는 사업적 수완이 있는 아줌마입니다.

올초의 일입니다. 갑자기 우영이 엄마가 태권도 도장엘 다니기로 했다고 합니다[1].

도아: 웬 도장? 무술 배워서 오빠 패게?
우엉맘: 아니. 무슨 무술. 동네 아줌마들한테 공짜로 요가를 가르쳐준데?
도아: 요가? 그 도장 수완 좋네.

수단 좋은 관장

무료 요가로 아줌마들을 끌어 모으고, 동네 아줌마들과 요가 외에 가끔 회식도 하고 하면서 동네 아줌마들과 친분을 쌓았습니다. 저 역시 동네 아줌마들과 술도 잘마시고 노래방도 잘가는 편이기 때문에 아줌마들의 도장 회식에도 참석했었습니다(남자는 딱 둘이더군요. 그런데 정말 시끄럽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줌마들과 함께 있으면 어색하고 말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반대입니다. 오죽하면

우엉맘: 오빠. 12층 언니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
도아: 몰라.
우엉맘: 오빠는 아줌마들을 가지고 논데.

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비룡 도장의 관원수는 부부 사범이 오기 전에 비해 관원의 수가 아주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지난 일요일에 도장 운동회가 있다고 하더군요.

도아: 운동회?
우엉맘: 응.
도아: 무슨 놈의 도장에서 운동회를 해?
우엉맘: 몰라. 하여간 심사를 겸한 운동회를 한데. 그러니까 오빠도 꼭와?
도아: 뭐하러?
우엉맘: 다른 애들은 모두 아빠가 오는데 우영이만 아빠가 안오면 어떻게해.
우영: 아빠. 꼭 와.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동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하는 운동회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도장 운동회

지난 일요일 우영이를 먼저 동네의 삼산 초등학교로 보내고 다예의 손을 잡고 삼산 초능학교로 향했습니다. 이미 와있는 부모님들도 꽤 많고, 관원의 수가 늘어서 인지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입장하기전 줄을 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우영이 뒤에 있는 여자 아이가 우영이를 계속 만지고 있습니다. 이미 익숙한 상황인지 우영이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더군요. 그 뒤에 안 일이지만 우영이가 있는 곳에는 항상 저 여자 아이가 붙어있었습니다.

운동회에 참석해보니 동네 도장치고는 꽤 준비를 많이한 운동회였습니다. 아이들 게임, 부모 게임, 점심, 태권도 시범, 태권도 심사, 아이들 게임, 부모 게임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우영이 엄마는 이런 행사를 좋아해서 좋다고 나가서 춤을 추고 게임을 했지만 저는 사람이 많은 곳은 무조건 싫어하는 편이라 그리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홍군과 청군을 나누고, 홍군과 청군이 내기를 해서 이긴 팀에는 꽃 세송이, 진 팀에는 꽃 한 송이 또는 두 송이를 준 뒤 종합해서 승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개회사를 마친 뒤 아이들의 달리기 시합으로 운동회가 시작됐습니다[2].

빠른 것 같이 않더니 우영이가 2등을 했습니다. 물론 전체 2등이 아니라 6명 중 2등입니다. 빠르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던데 아마 아이들이 뛰는 것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1등 부터 3등은 도장을 찍고 따로 구분을 합니다. 2등을 한 우영이도 당당하게 앉아 있습니다.

부모들의 응원전도 있고, 엄마 대표, 아빠 대표를 뽑아 게임도 진행하고 홍군과 청군이 서로 상대 진영에 공을 던져서 자기 진영에 공이 적게 남은 팀이 이기는 경기도 했습니다. 저는 부부 게임에만 참석했습니다(우엉맘의 등쌀에).

오전 행사가 끝나고 여기 저기 모여서 집에서 싸온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싸오지 않은 집은 근처 식당으로 갔으므로 근처 식당도 때 아닌 덕을 본 셈입니다.

태권도 심사

점심이 끝난 뒤 기대하던 태권도 심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심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 심사와 시범이 함께 진행됐습니다. 시범은 유치부에서 고등부로 진행됐고 심사는 고등부에서 유치부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따라서 우영이는 시범은 가장 먼저했지만 심사는 가장 늦게 한 셈입니다.

비룡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입니다. 아직 아이들이라서 다소 어설프지만 고생한 흔적은 역력합니다. 태권도를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격파는 대부분 시범전에 미리 나무판을 쪼개둡니다. 그런데 비룡 시범단의 경우 한 술 더떠서 화약을 발라두고 발로 차면 터지게끔 해두었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격파하는데에도 연기가 솔솔 나더군요.

유치부의 시범은 줄넘기 율동이었습니다. 춤이라고 하면 한가닥 하는 우영이인데 짜여진 율동에 맞춰서 추다보니 실수를 하더군요. 화면 왼쪽 끝의 노란띠를 맨 아이가 우영이 입니다.

유단자에 해당하는 3품의 심사입니다. 그래서인지 동작이 상당히 절도가 있습니다. 다만 동네 도장의 심사라서 그런지 겨루기 심사는 없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국기원에서 심사를 받을 때는 품세 2개와 3분간 겨루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영이의 심사 장면입니다. 그런데 또 마지막에 품세를 까먹었더군요. 도장에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세는 상당히 잘 나오는 편입니다. 그러나 품세는 잘 까먹는다고 하더군요.
동영상 중간에 '니 딸네이 어디갔어'라고 말한 사람이 위에서 나오는 12층 언니입니다. 아울러 '우~~'하고 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우엉맘입니다.

심사를 보면서 한 가지 또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제 기억으로 원래 띠는 흰띠, 파란띠, 빨간띠, 검은띠가 다 였는데 이번 심사에 보니 보라띠, 밤띠, 노란띠, 녹색띠 등 띠의 종류가 많이 늘었더군요. 심사를 하면서 심사비를 받는데 아마 이 영향으로 띠가 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심사가 끝나면 운동회도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또 아이들 게임, 부모 게임이 진행됐습니다. 아이들 심사 때 동영상을 찍느라 뜨거운 햇볕아래 계속 서 있었기 때문에 운동회가 끝나기 전에 다예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우영이와 우엉맘은 계속 운동회를 했고, 우엉맘은 엄마 대표로 운동장 반바퀴를 도는 계주에서 상대팀을 이겨서 세제를 타왔습니다.

관련 글타래


  1. 이미 국민 스포츠로 성장한 태권도이지만 저는 태권도라는 스포츠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에서 설명한 것처럼이 이미 재미없는 스포츠로 전락한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 태생이 그리 달갑지 않기 때문입니다. 
  2. 동영상과 사진은 PT-S110을 질렀습니다.에서 설명한 티슬이로 찍었습니다. 큐리텔 기종이 사진과 동영상이 상당히 잘나오는 편입니다. 이 동영상도 프레임 수가 적기는 하지만 품질이 꽤 괜찮더군요. 

Tags

가족, 도장, 스포츠, 심사, 우영, 운동회, 이야기, 태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