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의 조작질
어제 티맥스윈도우의 잡은 화면이 공개되었다. '베타판도 없이 잡은 화면을 공개했다'는 것은 '티맥스윈도우가 아직 베타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이렇게 공개된 잡은 화면이 조작됐다는 점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두개의 글을 올린 상태다. 올라온 의견과 댓글을 종합하면 현재 의심을 받고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사진: 희대의 사기극이 된 티맥스 윈도>
티맥스의 조작질
어제 티맥스윈도우의 잡은 화면이 공개되었다. '베타판도 없이 잡은 화면을 공개했다'는 것은 '티맥스윈도우가 아직 베타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이렇게 공개된 잡은 화면이 조작됐다는 점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두개의 글[1]을 올린 상태다. 올라온 의견과 댓글을 종합하면 현재 의심을 받고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폴더 창의 폴더가 파일 창에서는 나타나지 않음
- 드라이브의 이름이 WinXP 임
- 파일의 생성일이 2007년 1월 17일 임
- 폴더 창의 MyDesktop 항목에 + 기호가 없지만 파일 창에는 하위 폴더가 있음
- 정부민원 사이트의 주소가 티맥스 한글 홈페이지 임
- ActiveX 창의 테마가 윈도우 XP 기본 테마인 루나 테마임
- 프로그램을 실행한 상태에서 시작 메뉴가 떠있음
- 작업 표시줄에 프로그램이 표시되지 않음
- 모든 잡은 화면의 시간이 12:20으로 동일함
- 전자민원 사이트는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음
- 원본 파일에 포토샵 태그가 남아 있음
이런 의혹은 티맥스에서 처음 배포한 잡은 화면과 실무자의 실수라며 나중에 수정 배포한 화면에 대한 의혹을 종합한 것이다. 그런데 KLDP에 올라온 글을 보니 티맥스의 문제는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망신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KLDP의 한 사용자가 ReactOS 홈페이지에 GPL로 되어 있는 ReactOS의 소스를 티맥스에서 사용한 정황을 글로 올렸기 때문이다.
글을 적은 사람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못하고 한글도 섞여있어서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댓글이 붙으면서 이제 티맥스윈도우의 라이선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티맥스윈도우에서 ReactOS의 코드를 사용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인터넷에는 티맥스 개발자라는 사람이 쓴 글이 있기는 하지만 이 것으로 티맥스윈도우에 ReactOS의 코드가 사용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티맥스윈도우의 진행상태로 봐서는 7월 7일 정식으로 공개하기는 힘들 것 같다. 내부적으로 시연했지만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글도 있다. 그러나 공개할 정도의 완성도라면 굳이 잡은 화면(그것도 조작된)을 공개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또 정식으로 공개된다고 해도 GPL 라이선스를 사용하는 ReactOS나 'Linux'의 소스를 사용했다면 라이선스 위반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면하기도 힘들다.
호환성의 족쇄
ReactOS라는 윈도우 호환 운영체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나는 ReactOS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1.44M 플로피에서 동작하는 MenuetOS에 더 큰 점수를 준다. 그 이유는 '호환이라는 말'이 곧 족쇄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개발한 첫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는 윈도우 NT(Windows NT)이다. 이전에 도스(DOS)가 있지만 도스는 CP/M 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 NT를 첫 운영체제로 본다. 윈도우 NT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순수하게 새로 썼다고 할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개발한 운영체제다. 물론 이런 NT의 개발에는 IBM과 함께 개발한 OS/2의 기술이 큰 도움이됐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자부심과는 달리 윈도우 NT는 아무런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도스(DOS)와 호환되는 운영체제인 윈도우 95(Windows 95)가 등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NT'를 개발하고 도스와 호환되는 윈도우 95를 들고 나온 것은 바로 OS/2로 넘어갈 사용자를 잡기위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마케팅 전략은 OS/2를 죽이는데 성공하지만 결과적으로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를 호환성의 족쇄에 가둔게 된다'.
'윈도우 95 OSR'(Windows 95 OSR), '윈도우 98'(Windows 98)까지 나온 뒤 마이크로소프트는 DOS 계열과 NT 계열로 나누어져 있는 개발 라인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윈도우 2000(Windows 2000)을 발표한다. 그러나 윈도우 2000의 발목을 잡은 것은 호환성이었다. 2000에서는 도스용 프로그램이 거의 돌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훨씬 강력하며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2000 보다는 도스와 호환되는 윈도우 98에서 넘어기자 않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 실패를 인정하고 도스와 호환되는 윈도우 ME(Windows ME)를 출시한다. 윈도우 ME를 사용해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역대 윈도우 중 최악이었다. 결국 DOS 계열로는 '윈도우 98'이 장수를 누리고 NT 계열에는 2002년 다시 윈도우 XP(Windows XP)가 등장한다. 그러나 '윈도우 XP'도 처음에는 순탄하지 않았다. 윈도우 98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네트워크 정책을 바꿈으로서 윈도우 2000 사용자의 비난을 받았다.
'윈도우 XP'는 '호환성 모드'를 제공함으로서 도스에 대한 호환성은 조금 증가했다. 그러나 도스 프로그램 대부분 실행되는 98 사용자에게 NT 코어는 접근하기 힘든 벽이었다. 결국 XP 사용자가 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정도 부터이다. 다만 XP 사용자가 늘게 된 원인은 XP의 호환성 때문이 아니었다. 2004년으로 가면 도스용 프로그램은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즉, 93년 첫 윈도우 NT 3.1이 등장한 이래 무려 10년만 호환성이라는 족쇄를 벗은 셈이다.
윈도우 7(Windows 7)에서 XP와의 호환 대신에 XP Mode라는 하드웨어 가상화 솔루션을 가지고 나온 이유도 따지고 보면 지난 10년간 갖혀지낸 '호환성의 족쇄' 때문이었다. 적어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호환성의 족쇄를 뼈저리게 경험한 업체도 드물기 때문이다.
- Mac UI와 윈도 호환성을 갖춘 티맥스윈도우?라는 글과 티맥스윈도우 스샷, 조작 증거있다!라는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