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거짓말 좀 안하면 안되나?

2009/04/13 08:55

유튜브 업로드 금지

얼마 전 유튜브에서는 한국 지역에서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막았다. 한국 지역의 동영상 업로드를 제한한 이유는 정부에서 시행한 본인 확인제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 블로그에 올라온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라는 글을 보면 우리나라는 IT 강국이 아니라 IT 강'압'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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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업로드 금지

얼마 전 유튜브에서는 한국 지역에서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막았다. 한국 지역의 동영상 업로드를 제한한 이유는 정부에서 시행한 본인 확인제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글 블로그에 올라온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라는 글을 보면 우리나라는 IT 강국이 아니라 IT 강'압'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의 입장이 아주 애매해졌다. 구글 코리아에서 수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부했기 때문이 아니다. 청와대도 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계속해서 올려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내릴 수도 없고, 또 유튜브에서 알려 준대로 국가를 바꿔 올릴 수도 없다. 참 난감한 일이다. 아울러 청와대의 이런 난맥상을 지적하는 글 들이 여기 저기 올라왔다.

쥐 풀 뜯어 먹는 소리

그리고 청와대 블로그에 대통령 연설, 유튜브에 계속 올라갑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나름대로 변명하기 위한 글이지만 이 글은 자가당착진수를 보여준다. 먼저 청와대의 옹색한 변명을 보자.

유튜브의 청와대의 채널은 처음부터 국내가 아니라, 해외홍보를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청와대 유튜브 채널 설정은 처음부터 '한국'이 아닌 '전세계(worldwide)로 되어 있습니다.

청와대 유튜브 채널

처음부터 "해외 홍보용으로 개설했다"는 청와대 유튜브 채널은 한글로 도배가 되어 있다. 한글이 워낙 뛰어난 언어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얼핏 보면 타당한 주장처럼 보인다. 과연 타당할까? 일단 청와대에서 설정했다는 '전세계는 국가 설정이 아니다'. 아울러 동영상을 볼 대상을 설정하는 항목도 아니다. 여기서 전세계는 단지 동영상을 올리는 위치를 설정하는 항목에 불과하다[1]. 아울러 이 설정은 다른 곳에서는 노출되지 않는다. 동영상을 녹화한 위치를 저장할 때 구글 지도에서 위치를 자동으로 찾는데에 사용된다.

동영상 삭제 알림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뒤 제 출연분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SBSi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 유튜브 계정이 잘렸습니다. 이 탓에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강좌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복구 가능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드라마 백동수에 대한 글의 남은 이야기를 보기 바랍니다.

전세계 설정이 사용되는 곳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전세계를 설정하면 구글 지도는 미국을 가르키며, 한국을 선택하면 구글 지도는 대한민국을 가르킨다. 이렇게 설정한 위치 정보는 동영상의 통계 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위치 정보는 올리는 위치 설정과는 무관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해와홍보용이라고 해서 동영상을 올리는 위치를 전세계로 설정할 이유가 없다[2]. 또 이명박의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 정보를 보면 "전세계로 설정하고 올렸다"는 동영상의 위치는 모두 한국으로 되어 있다. 즉, 전세계로 설정해서 올리고, 위치를 다시 한국으로 바꿔서 동영상을 저장하는 일을 계속해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청와대 동영상의 촬영 위치

해외홍보를 위해 "올린 위치를 전세계로 설정했다"는 청와대. 그런데 막상 동영상의 저장 정보를 보면 모두 한국으로 되어 있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유튜브의 조치가 있은 뒤 '동영상을 올리는 위치를 전세계로 하고 촬영 위치를 한국으로 바꾸꿨다'면 당연히 이해가 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3]. 그런데 유튜브에서 동영상 업로드를 제한할 것을 미리 알고 처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것[4]이다.

한국 정부 정책에 반하는 유튜브에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올린 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국내의 유사 서비스인 다음 TV팟에 올리겠습니다. 또 다음 TV팟을 유튜브와 같은 세계적인 업체로 키우기 위해 정부에 IT 전략팀을 두고 다음 TV팟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청와대 도아 대변인]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자신의 소신조차 지키지 못한다. 오로지 꼼수와 거짓말로 국민을 대한다. 이명박 정권의 부도덕성은 이번 유튜브 사태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거짓말 거짓말

  • 만우절
    '이명박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 개설일'은 2009년 '4월 1일'이다. 재미있지만 전세계에서 거짓말을 가장 잘하는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 개설일이 전세계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날만우절이다. 그리고 대통령 연설, 유튜브에 계속 올라갑니다라는 글을 올리기 하루 전까지 접속 가능했던 이전 청와대 채널은 폐쇄했다. 채널 개설일 부터 청와대 블로그의 답변까지 정말 답이 없는 정부다.

  • 마이너리티 리포트
    '유튜브에서 동영상 업로드를 제한할 것을 미리 알고 처음부터 이렇게 해왔다는 것'을 보면 "미래는 미리 알 수 있다"고 떠들던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떠오른다.

관련 글타래


  1. 또 전세계가 아니라 미국이다. 구글 지도에서 위치를 찾을 수 없을 때 미국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물론 무식해서 전세계로 설정해서 사용했고 위치를 지정할 때마다 한국을 검색해서 입력했다고 하면 할말은 없다. 무식한 정부의 국민으로 사는 내가 불쌍할 뿐. 
  3. 이렇게 바뀌었기 때문에 동영상을 올리는 과정이 더 복잡해 졌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짜증이 난다. 
  4. 직접 해보면 알 수 있지만 위치를 전세계로 설정해도 로그아웃한 뒤 다시 로그인하면 위치 설정이 한국으로 바뀐다. 전세계 설정을 유지하려면 언어까지 영어로 바꿔야 전세계 설정이 유지된다. 아마 청와대에서는 이런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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