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걸린 컴퓨터는?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메인보드와 파워다. 메인보드와 파워 외에 하나를 더 고려하고 싶다면 케이스[1]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CPU와 RAM에 목숨을 건다. 그런데 컴퓨터를 구입할 때 메인보드와 파워를 고려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메인보드와 파워를 고려하지 않으면?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CPU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CPU의 속도, RAM의 크기, 하드 디스크의 용량은 검사해도 메인보드가 어떤 제품이고 파워가 정격 얼마의 어떤 제품인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바로 메인보드와 파워이다. 메인보드와 파워가 왜 중요한지는 아이코다, 아싸컴, 누가 더 쌀까?라는 글을 읽어 보면 된다.
오늘은 메인보드와 파워를 고려하지 않고 구입한 결과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실제 경험을 사례로 이야기할까 한다. 개념제로 아싸컴이라는 글[2]에서 알 수 있듯이 동생의 컴퓨터를 아싸컴에서 구입한적이 있다. 아싸컴의 견적 시스템이 부품의 호환성까지 검사해 주고 가격이 나름대로 싸며[3] 1년간 출장 AS[4]까지 해주기 때문에 아싸컴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당시 견적 시스템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메인보드와 파워의 사양은 표시되지 않았다[5]. 만약 기본 파워와 메인보드의 사양을 알았다면 아싸컴에서 구입하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싸컴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몇달 뒤 동생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컴퓨터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보통 케이스까지 바꾸는 때는 많지 않다. 그런데 케이스까지 바뀌어 있었다. 확인해 보니 케이스, 메인보드, RAM[6]까지 바뀌어 있었다.
아무튼 AS를 안해 준 것도 아니고 케이스까지 바꿔 AS를 해 주었기 때문에 따로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몇달 뒤 동생집에 다시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드 디스크의 이상으로 '하드 디스크를 유상 AS'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동생 집에 방문하니 이번에는 못보던 하드 디스크 하나가 굴러다녔다. 무슨 하드인지 물어 보니 하드 디스크의 이상으로 '동네 컴퓨터 점에서 하드 디스크를 다시 교체 받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동생 집에 있던 하드 디스크를 가지고와 아싸컴에서 교환 받으려고 하다가 '아싸컴이 고객을 진상 취급'을 하는 것을 보고 올린 글이 개념 제로 아싸컴이라는 글이었다. 아싸컴과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나마 좋은 이미지를 유지했지만 이 일이 있은 뒤로는 아싸컴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안좋아 졌다.
그 뒤에도 동생집에 가보면 컴퓨터는 항상 고장으로 동네 컴퓨터 점에서 수리를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난 달에 방문했을 때는 컴퓨터가 켜지지도 않았다. 컴퓨터를 뜯어서 확인해 보니 그래픽 카드의 문제였다. 그래서 일단 그래픽 카드를 제거하고 사무실에 남는 그래픽 카드로 교체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 동생집에 와보니 그래픽 카드는 그대로 뽑혀있는데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부팅되었다. 너무 신기해서 그래픽 카드를 확인해 보니 내장 그래픽 카드였다. 그런데 아싸컴에서 구입한 메인보드는 그래픽 카드를 내장한 메인보드가 아니었다. 아무튼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가 잡혀있지 않아 화면 고침 속도가 느리고 종회비가 맞지 않아 글자가 깨지는 것[7]을 보고 내장 그래픽 카드를 잡았다.
동생에게 확인해 보니 컴퓨터에 문제가 있어서 '메인보드도 교체했다'는 것이다. 즉, 예전에 내장 그래픽카드가 있는 메인보드로 교체했지만 당시에는 그래픽 카드가 있어서 이 그래픽 카드를 사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이사하면서 이사짐을 나르는 분이 컴퓨터가 켜지지 않자 컴퓨터를 켤 수 있도록 모니터를 내장 그래픽 카드에 연결한 모양이었다.
메인보드와 파워
아무튼 현재 동생네 컴퓨터에서 아싸컴에서 구입할 때부터 남아 있는 것은 CPU가 전부다. 아싸컴에서 AS 받은 뒤 남아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CPU와 케이스가 전부'다. 이 기간동안 동생네에서 컴퓨터 AS를 받기 위해 들인 돈은 적게는 10여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가까이 지불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지난 2년간 'AS 비용으만 컴퓨터 본체 값이상 들인셈'이다. 결국 싸게 사려고 했던 것이 대기업 제품보다 비싸게 구입한 셈이 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한 가지이다. 아싸컴에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가 보드'와 '저가 파워'를 사용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고급사양에도 저가의 파워를 사용했다[8]. 요즘에는 고급사양에는 중저가의 히찌로 파워를 아싸컴 OEM으로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에서 파워가 중요한 이유는 파워는 컴퓨터에 영양을 공급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양보다 질'이라고 한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양과 질이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컴퓨터도 비슷하다. 보통 파워라고 하면 다 똑 같은 것 같지만 양질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와 그렇지 못한 파워가 있다[9]. 그리고 이 파워가 컴퓨터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부실한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는 잔병치례가 많다'. '컴퓨터도 파워가 좋지 않으면 잔고장이 많아진다'. 파워가 부실하면 컴퓨터에 달린 모든 장치가 고장이 난다. 두번째는 양이다. 파워에서는 정격 XXX와트처럼 표시하는 정격전력이 부족하면 컴퓨터가 예상치 못하게 꺼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동생네 컴퓨터가 2년내내 모든 부품을 다 교체할 정도로 문제가 생긴 이유는 '아싸컴에서 기본으로 달아 둔 저가의 파워'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싸컴에서 컴퓨터를 구입할 사람이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바로 이런 점은 꼭 고려하기 바란다. 아니 컴퓨터를 구입하는 모든 사람들은 CPU보다는 파워와 메인보드를 먼저 고려하는 것[10]이 좋다. 단순히 쿼드 CPU 호환 메인보드라고 하면 그 메인보드가 좋은 메인보드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좋은 보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모델 번호를 밝히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 미니 케이스는 절대 권하지 않는다. 케이스는 모양 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케이스가 좋다. ↩
- 아싸컴이라는 회사도 회사 규모에 비해 언론통제가 상당히 심한 업체다. 검색해봐도 아싸컴에 대해 좋지 않은 글이 올라오는 것은 거의 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아싸컴에 대한 좋지 않은 글은 아싸컴에서 모두 삭제하기 때문이다. 아마 인터넷에서 아싸컴의 실체를 밝히는 글은 이 블로그의 글이 전부인 것 같다. ↩
- 그러나 동급 부품으로 비교해 보면 비싼 곳으로 소문난 아이코다의 가격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
- 나중에 안일이지만 이 부분은 다른 용산업체와 비슷하다. 동네 컴퓨터 수리점과 연계해서 제공하는 출장 서비스이다. ↩
-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 기본 파워와 메인보드 사양을 알 수 없고 나름대로 큰 업체고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무엇인지 알 것으로 생각해서 기본 파워와 메인보드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
- 사실 여부는 모르겠다. 아싸컴에 따르면 케이스는 전면 오디오가 나오지 않아 교체했고, 메인보드도 사운드 문제로 교체했다고 한다. 또 RAM은 시험 중 실수로 교체된 것이라고 한다. ↩
- LCD 모니터의 공통점인 특징이다. LCD 모니터는 아날로그 모니터와는 달리 지원하는 해상도 이외 해상도를 설정하면 글씨가 뭉그러져 보인다. 동생의 모니터는 1440x1024를 지원하는 와이드 모니터인데 그래픽 드라이버를 잡아 주지 않아 1280x1024로 잡혀 있어서 발생한 일이었다. ↩
- 동생 컴퓨터는 본체 가격만 70만원 정도하는 컴퓨터였다. 아싸컴 사이트에서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아싸컴에서 파는 컴퓨터 중•고급사양이다. 그러나 파워는 저가 파워다. ↩
- 조금 복잡한 이야기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CDMANII님의 좋은 파워서플라이란 ?이라는 글을 추천한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파워는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장치다. 교류를 직류로 바꾸기 위해서는 교류를 축전하고, 다시 방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교류는 직류 형태로 바뀌지만 건전지의 직류와는 달리 리플이라는 흔들림이 생긴다. 이 흔들림이 크면 컴퓨터 내 모든 장치에 아주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잔고장이 잦아진다. ↩
- 케이스는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러나 케이스도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모든 전자제품은 열에 약하며 특히 컴퓨터는 통풍이 중요한 전자기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미니케이스는 권하지 않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