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화백께 드리는 글

2008/09/19 12:43

허영만

이 글은 마땅히 허영만 화백님 홈페이지에 올려야 마땅한 글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제가 이 글을 허화백님 홈페이지가 아니라 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제가 허화백님 작품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에 올리면 하나의 의견으로 끝날 수 있지만 제 블로그에 올리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허화백님은 독자인 저를 모르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허화백님 첫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각시탈부터 허화백님 만화를 좋아한 독자입니다.

목차

허영만

이 글은 마땅히 허영만 화백님 홈페이지에 올려야 마땅한 글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제가 이 글을 허화백님 홈페이지가 아니라 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제가 허화백님 작품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에 올리면 하나의 의견으로 끝날 수 있지만 제 블로그에 올리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허화백님은 독자인 저를 모르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허화백님 첫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각시탈부터 허화백님 만화를 좋아한 독자입니다.

그때가 75년이니... 벌써 33년 전 이야기입니다. 각시탈을 처음보고 거의 매일 만화가게 들려 다음 편이 언제 나오는지 묻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허화백님 작품은 대학교 시절까지 거의 모두 봤습니다. 대학교 시절이니 벌써 20년 전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나 그 뒤에도 하화백님 작품은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나이 탓은 아니지만 만화를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요즘은 만화를 거의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허화백님 식객, 타짜, 사랑해와 같은 작품은 지금도 읽고 있습니다. 특히 김세영 작가와 처음으로 만든 오한강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점프의 드래곤볼 연재에 항의해 미스터손 연재를 중단했을 때 허화백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미스터손 캐릭터를 그려 주며 웃는 모습, 그래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허화백님 손으로 그려지는 미스터손을 보며 신기했던 기억은 지금도 제 머리속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물론 저는 미스터손 그림을 받을 정도로 어린 나이는 아니었습니다).

이두호, 방학기

제가 좋아한 만화작가는 많지만 아직까지 좋아하는 만화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한국적 화풍으로 바뀐 이두호 화백, 역동적인 선이 아름다운 방학기 화백 정도가 지금까지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입니다. 물론 한때는 이현세, 이재학, 황재, 박봉성등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분들 만화는 거의 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두호 화백과 방학기 화백은 작품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제가 요즘 보는 만화는 거의 허화백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습니다.

허화백님 작품 중 상당수는 에서 드라마화했습니다. 'Mr.Q', '아스팔트의 사나이', 얼마전에 끝난 ''과 현재 방영중인 ''까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허화백님 작품이 SBS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질 때마다 허화백님 독자들은 통곡을 합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맛은 완전히 사라지고 드라마 작가가 작의적 해석(작가가 새로운 글을 쓰는 듯한 해석)으로 작품을 바꾸어 버렵니다.

이렇게 바뀐 작품이 원작의 맛은 살아 있지 않아도 망치지만 않았다면 그나마 낫습니다. SBS에서 드라마화 작품을 저는 똥걸래라고 표현합니다. 걸래는 그나마 용도라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똥걸래는 쓸 수 있는 곳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방영중인 타짜도 예외는 아닙니다. 1부 지리산 작두와 2부 신의 손을 짱뽕했습니다. 그덕에 고니라는 캐릭터도 대길이라는 캐릭터도 사라졌습니다. 누구 말마따다 타짜 판권을 사서 올인 2를 찍고 있습니다.

똥걸래가 된 식객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른 작품은 몰라도 은 허화백님 역작입니다. 만화를 보지 않는 제처에게 요리 참고서로 권해준 책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작을 똥걸래로 만드는 SBS에 계속해서 판권을 파는 허화백님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원작이 드라마화될 때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과정이 있습니다. 만화의 표현력과 드라마의 표현력이 차이가 나고 만화의 상상력을 드라마가 쫓아 갈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문제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고 해도 SBS에서 원작을 지나치게 작의적으로 바꿉니다. 바꾸는 정도도 그 도가 치나쳐서 똥걸래를 만들어 버립니다. 드라마를 보고는 절대 원작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원작을 몇번씩 읽을 저도 SBS 타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과거 만화공장이라는 말을 들으며 수없이 많은 만화를 그렸을 때라면 그나마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발로 뛰며 취재를 통해 완성한 식객과 같은 역작까지 SBS에 판권을 넘겨 좋은 작품을 다시 보기 싫은 똥걸래로 만드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허화백님 독자로서, 허화백님 작품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외람되지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판권을 SBS처럼 원작의 내용을 작의적으로 바꾸는 방송사에 파시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계약이라든가 다른 이유때문에 판권을 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수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망가지는 것만은 막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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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Q, sbs, 각시탈, 만화가, 미스터손, 방학기, 사랑해, 식객, 아스팔트의 사나이, 오한강, 이두호, 타짜, 허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