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스 콘도 슈퍼마켓
토비스 콘도에 도착해서 호실을 물어보고 방문을 여니 며칠간 아빠를 보지 못한 다예가 "아빠~~ 아빠~~ 아빠~~"를 연호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처제 식구들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 막내처제의 큰딸 유나는 이제 제법 사람티가 났다. 꼿꼿이 앉아 있고 발힘도 좋았다. 콘도에서 따로 할일이 없기 때문에 처제네에서 가져온 갈비에 간단히 술을 마셨다. 진로 프리미엄 소주를 가져왔는데 30도로 도수는 상당히 높았지만 목넘김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희석식 소주가 아닌 듯했다.
지나친 음주
전작 때문에 이날도 구루님의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원래 술을 적당히 마시고 일찍 자면 상당히 일찍 일어난다. 그리고 이 시간에 리프트 아시아에 대한 참관기를 쓰려고 했다. 그러나 연일 새벽까지 이어진 술 때문에 리프트 아시아에 참관한 내내 글은 단 한글자도 쓰지 못했다. 원래 리프트 아시아에 참관하기 전에 리프트 아시아를 소개할 목적으로 쓴 글이 있지만 이 글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 9일 폐기한 상태다.
아무튼 이날은 일정이 조금 빡빡할 것으로 생각했다. 원래의 일정은 12시 30분에 끝나고 바로 광주로 이동, 광주에서 무주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이다. 리프트 아시아의 마지막 날은 전날과는 달리 조금 늦게 시작했다. 전날은 아침 8시부터 첫번째 세션이 시작된 반면 이 날은 오전 10부터 세션이 시작됐다. 또 진행된 세션도 "로봇으로부터 네트워크화된 사물에 이르기까지"였다.
나이는 먹었지만 어렸을 적 꿈이 '마징가Z'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세션의 제목만 보면 가장 흥미있는 주제였다. 아울러 내가 알고 있는 로봇이 등장했다. 바로 인간형 로봇 아시모였다. 예전에 처제가 우엉이에게 움직이는 로봇을 사준적이 있다.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 쓰다듬으면 춤도 추는 그런 감성 로봇이었다. 그런데 이 마지막 세션에서도 아시모가 등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뒤 제 출연분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SBSi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 유튜브 계정이 잘렸습니다. 이 탓에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강좌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복구 가능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드라마 백동수에 대한 글의 남은 이야기를 보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리프트 아시아 참관기에서 설명하겠다. 인간형 로봇으로 인간과 같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이다. 가격은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보다 관절의 수는 적지만 70~80만원 대의 인간형 로봇이 곧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일정 마무리
토요일 일정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원래는 12시 30분에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2시에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다음 기업홍보팀에서 미니 버스를 예약해 두었다고 해서 이 버스 기사분께 JCC에 조금 일찍 오시도록 연락을 했다. 그러나 마침 제주공항에 계시기 때문에 오는데 40분정도 걸릴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시간도 남고 할일도 없고 해서 컨퍼런스 장에 남아서 인터넷을 보고 있었다.
컨퍼런스가 끝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컨퍼런스 장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이 서로 인사를 주고 받고 있었다. 이때였다. 리프트의 설립자인 로렌이 접근했다. 그리고 팔다가 남은 티를 두세장씩 꺼내 주는 것이었다. 치수는 맞지 않을지 모른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이렇게 나누어주고 남은 티를 모두 '학주니'님께 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두장씩 받았는데 학주니님만 6장은 받은 상태. 구루님과 함께 학주니님께 한장씩 더 얻었다.
대절한 버스가 도착했다. 학주니님과 정리정돈님도 마침 같은 시간대 같은 방향이라 함께 대절한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다른 분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지만 나는 광주로 가야했다. 광주에 특별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 무주 토비스 콘도에서 장모님 회갑기념 가족 여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주가 전라북도에 있기 때문에 광주에서 가면 가까울 것으로 생각했다.
발권을 하고 공항에 입장한 뒤 출구 옆 의자에 앉아 iPod Touch로 잠깐 인터넷을 했다. 빠듯한 시간이라 3시 비행기였던 세분이 먼저 출발했다. 광주행이 3시 30분 비행기라 조금 뒤 탑승하고 광주로 향했다. 역시 청주에서 오는 것이나 광주로 가는 것이나 시간차이는 별로 없었다.
처음 타본 대절 택시
광주 공항에서 내린 뒤 버스 터미널로 가기위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광주 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든 생각이 '광주라는 도시의 규모를 생각하면 공항이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광주 터미널에 내린 뒤 표를 끊으려고 하니 문제가 생겼다. 광주에서 무주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무려 3시간 30분. 도대체 무주가 어디에 있기에 서울에서 광주까지 오는 시간만큼 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하루에 운행하는 편수가 8편으로 턱없이 적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어차피 가야하는 상황이라 무주행 표를 끊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오늘은 끝났는데요"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4시 50분이 막차였다. 내가 표를 끊은 시간은 오후 5시 5분. 약 15분의 차이가 있었다. 상황이 이 상황이라 막막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하룻밤을 자고 내일 간다고 해도 가는 시간이 3시간 30분이나 걸리기 때문에 오전까지 가기는 힘들었다.
하룻밤 자는 숙박비, 무주로 가는 버스비, 무주에서 무주 토비스 콘도까지 가는데 드는 택시비를 생각하면 못잡아도 7~8만원은 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택시를 대절했을 때 비용이 15만원 정도라면 충분히 가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주까지 3시간 30분이나 걸리는데 갈 택시가 있는지가 궁금했다.
무주까지 갈 수 있냐는 물음에 친절하게 "당연하다"고 이야기하시는 기사님. 이 택시를 타고 무주로 향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또 발생했다. 기사분도 무주는 가본적이 없다는 점. 네비게이터를 켜고 가는 중 고속도로를 타자 네비게이터는 경고 메시지를 띄우며 다시 경로 탐색을 했다. 분명히 전주 방향으로 가면될 것 같은데 네비게이터는 정 반대 방향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네비게이터가 틀리는 때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일단 네비게이터를 무시하고 전주를 향했다. 그런데 고소도로를 타는 도중 네비게이터는 다시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와 반대 방향으로 갈 것을 지시했다.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시했다. 그러나 네비게이터가 연속해서 틀린다는 것이 이상해서 전체 경로를 확인해 봤다. 무주는 전주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상북도에 붙어있었다. 그래서 네비게이터는 88고속도로를 타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무주로 가도록 안내한 것이었다.
이제는 절대적으로 네비게이터를 믿기로 했다. 익산에 가까워 오자 네비게이터는 다시 오른쪽으로 빠질 것을 지시했다. 이번에는 네비게이터를 믿고 오른쪽으로 빠졌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또 발생했다. 분명히 오른쪽으로 빠졌는데 또 경로를 다시 탐색하는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네비게이터가 지시한 것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고속도로 옆의 작은 국도였다.
빠질때도 없는 상황이라 일단 이 고속도로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하자 목표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했다. 아울러 네비게이터도 따로 빠질것을 지시하지 않았다. 결국 가다가 확인해 보니 이 고속도로는 익산-포항간 고속도로였다. 우리나라는 국토를 수직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많다. 서해안, 경부, 중부, 중부내륙, 중앙, 동해 모두 국토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고속도로다. 반면에 동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많지 않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88고속도로와 인천과 강릉을 연결하는 영동 고속도로가 전부다. 여기에 88고속도로는 고속도로라고 하기에는 너무 좁고 로면 상태가 좋지 못하다. 아울러 고속도로의 분리대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사고가 가장 많은 도로가 88고속도로다.
이런 현상때문인지 얼마 전부터 동서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익산-포항간 고속도로도 그런 도로인 듯 싶었다. 네비게이터의 경로탐색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봐서 최근에 개통한 것으로 보였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2007년 12월 장수 분기점까지 개통된 도로라고 한다.
익산-포항 고속도로를 타고 나와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잠깐 휴게소를 들렸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생각해 보니 실수로 찾은 고속도로이기는 하지만 네비게이터의 지시를 어긴 것이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광주에서 88 고속도로를 타려고 하면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야 하며,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도로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도 많이 걸리며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6시 20분 쯤이기 때문에 한시간 정도 온 셈이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에서 무주로 빠진 뒤 무주 토비스 콘도로 향했다. 워낙 시골 동네이기 때문에 길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길이 상당히 좋았다. 다만 무주 토비스 콘도는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콘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콘도에 도착한 뒤 기사분께 인사를 드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고 또 날이 어두웠기 때문에 안전운전 하시라고 부탁드리고 편하게 온것에 감사드렸다. 대절 비용은 15만원을 지불했다. 요금표에 14만 2천원으로 되어 있었지만 14만원만 달라고 하셨다. 그러나 먼길을 오셨고 또 날이 어두웠기 때문에 식사비를 챙겨 드렸기 때문이다.
토비스 콘도 슈퍼마켓
토비스 콘도에 도착해서 호실을 물어보고 방문을 여니 며칠간 아빠를 보지 못한 다예가 "아빠~~ 아빠~~ 아빠~~"를 연호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처제 식구들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 막내처제의 큰딸 유나는 이제 제법 사람티가 났다. 꼿꼿이 앉아 있고 발힘도 좋았다. 콘도에서 따로 할일이 없기 때문에 처제네에서 가져온 갈비에 간단히 술을 마셨다. 진로 프리미엄 소주를 가져왔는데 30도로 도수는 상당히 높았지만 목넘김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희석식 소주가 아닌 듯했다.
아무튼 처가 식구들이 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멀리까지 온 상태라 술이 조금 부족했다. 그런데 아이들 과자를 사주러 나간 처제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이유를 물어 보니 차키를 잃어 버렸다는 것. 리모컨을 잃어 버린 상황이라 우엉맘과 처제의 행로를 따라 슈퍼마켓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나눈 대화.
동서: 저 아줌마랑 싸웠어요. 도아: 왜? 처제: 슈퍼에 들어가기전에는 분명히 있었는데 슈퍼에서 잃어 버렸거든요. 그래서 찾다가 보이지 않기에 주인 아주머니께 혹시 차키를 못봤냐고 물어봤거든요.
처제: 그러자 그 아주머니가 막 소리를 지르면서 지갑이라고 해도 여기서는 찾아준다고 화를 내더라고요.
내용을 들어보니 대충 사건의 전모가 짐작됐다. 그러나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라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슈퍼에서 맥주와 안주를 조금 산 뒤에 이 슈퍼 아주머니는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단 입구에 쓰여있는 표지는 "절대 환불 안됨"이었다. 절대 환불이 되지 않으므로 먹을 만큼만 사라는 것이었다. 슈퍼에서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가게 정책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지 않았다.
물건을 구입한 뒤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자 "아이, 카드는 귀찬은데"라며, 현찰을 달라는 것이었다. 계산하는 내내 전화만 하면서 카드는 귀찮다는 아주머니. 조금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카드로 해달라고 하자 몇번 긁더니 카드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카드를 긁는 방법이 조금 이상했다. 카드 한면을 잘 집어넣고 아래쪽으로 당기는 것이 아니라 모서리를 집어넣고 계속 아래쪽으로 긁는 것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카드 직접 긁어봤다. 그런데 정말 읽히지 않았다. 광주에서 사용한 카드기 때문에 카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조금 의외였다. 지갑을 꺼내 지갑에 들어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자 아주머니가 갑자기 오더니 "내가 할께요"라고 한다.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라 "됐다"고 하면서 다시 외환카드를 긁었다. 역시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신한카드도 긁었다. 긁는 방법은 똑 같지만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읽혔다.
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주머니는 다가오면서 "거봐요. 그 카드는 되잖아요?"라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카드를 취소해 달라고 하고 다시 BC 카드로 긁었다. 역시 된다. 카드기가 부린 마술이지만 정말 신기했다. 아무튼 카드가 되기 때문에 아주머니께 승인을 요청하고 다시 콘도로 올라왔다.
동서, 처제랑 함께 앉아서 맥주를 마시려고 하는데 처제가 맥주 맛이 이상하다고 한다. 마셔보니 딱 김빠진 맥주였다. 맥주를 딴 사람이 동서라 동서에게 물어보니 딸때는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딸때 이상이 없는 맥주가 김빠진 맥주 맛이 나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바로 언맥주이다. 병맥주는 얼면 깨져 버린다. 그래서 명맥주에는 김빠진 맥주가 없다. 반면에 PT병은 얼어도 깨지지 않는다. 대신에 부피가 증가하며 맥주의 탄산이 빠져 나간다.
PT병 맥주보다 병맥주가 낫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연찬게 이런 언맥주를 마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품이 된다'면 구입한 고객이 차게 마시려고 냉동실에 두었다가 얼은 것을 반품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반풀이 절대 불가능한 곳이다. 바람빠진 맥주지만 슈퍼에서 교환받지는 않았다. 아주머니 성격을 보면 환불을 안해 줄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토비스 콘도는 장모님이 골프 회원권을 구매하면서 따라온 회원권이다. 경주 토비스도 시설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관리는 잘되는 편이다. 그러나 무주 토비스는 정말 형편없었다. 낙후된 시설, 좋지않은 입지, 여기에 슈퍼마켓 주인처럼 상도의를 모르는 주인까지.
남은 이야기
리프트 아시아를 참석해 보니 두고 온 것이 너무 많았다. 먼저 명함이 빠졌다. 휴대폰 충전기와 디카 충전기도 없었다. 따라서 예전처럼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 아니라 조금 아껴 찍었다. 다행히 리프트 아시아를 참관할 때까지는 작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세션이 끝나자 마자 작티가 꺼졌다. 배터리 부족으로. 이렇다 보니 여행기는 장모님을 만난 장모님 디카를 빌릴 때까지 한장도 없다. 그런데 사진이 없으니 글을 올리는 것이 너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