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맛본 뷔페 중 가장 맛있었던 기억은 대학원 후배의 아이 돌잔치때였다. 평상시에는 카페로 활용되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돌잔치로 빌려 주고 출장 뷔페를 알선해 주는 곳이었다. 가격은 3만원이라고 하는데 정말 종류도 다양하고 음식 맛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이곳은 평상시에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또 지금까지 맛본 뷔페 중 가장 맛이 없는 뷔페는 친구 돌 잔치에서 먹은 만원짜리 뷔페였다. 우영이에게 먹일 것이 없어서 밖에서 기밥을 사와서 먹었다. 오늘 소개하는 월드 퓨전은 강원랜드 2층에 있는 뷔페다. 동네에 있는 뷔페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가기는 힘들지만 혹 강원랜드에 가게되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하는 집이다.
강원랜드 근처에는 먹을 만한 곳이 없다. 강원랜드 입구의 촌락에는 상당히 많은 건물들이 있다. 그러나 전당포가 전부다. 다른 업종은 아예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듯 다른 간판은 찾아 보기 힘들다. 이렇다 보니 음식점도 몇개없다.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음식점을 찾아 보니 고작 두개 정도가 입구쪽에 있었다.
그런데 강원랜드안에는 맛이 아주 뛰어난 뷔페가 있다. 대게철에는 대게도 나온다. 이 뷔페는 강원랜드에 있지만 영업 시간은 오후 10시에 끝난다. 따라서 조금 넉넉히 먹고 싶다면 가급적 시간을 당겨 가는 것이 좋다. 아침 뷔페 2만 5천원, 점심 뷔페 3만 5천원, 저녁 뷔페 4만 5천원으로 아침, 점심, 저녁의 가격이 다르다. 서비스 비용 10%, 부가세 10%가 따로 붙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3만원, 4만원, 5만원 정도로 보면된다.
음식을 먹어보면 이름이 왜 월드 퓨전인지 알 수 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이 섞여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두 맛있다. 짐작하건데 각각의 전문 분야의 조리사를 따로 두고 조리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접시를 들고 돌다 보면 음식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물론 나는 저녁 뷔페를 먹었기 때문에 더 많았다. 새우튀김, 은어튀김과 같은 튀김류. 김밥도 형형색색으로 네 종류가 있었다. 양고기, 소갈비, 돼지갈비와 같은 고기류, 잡채, 양념해물, 새우살 스프, 정확한 종류는 기억나지 않지만 회초밥도 다양했고 5~6종의 싱싱한 회도 제공된다. 육회와 마죽, 장어구이등 사진을 찍지 못한 나로서는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았다.
음식 가지수가 많아도 맛이 없으면 무용지물인데 먹어 보니 어느 것 하나 맛이 없는 것이 없었다. 양념해물은 매콤하며서도 싱싱한 해물이 살아 숨셨다. 소갈비나 돼지 갈비도 양념이 적절히 배어있고 고기는 부드러웠다. 새우튀김은 일식집에서 나오는 새우튀김처럼 바싹하며, 고소했다. 이렇다 보니 보통 뷔페에서 먹는 양 보다는 훨씬 많은 양을 먹었다. 더 먹고 싶었지만 배가 허락하지 않았다. 아울러 요즘 식사량을 줄인덕에 위 자체가 줄어 있었다.
식사를 하다 보니 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아직 10시가 되기 전이지만 손님이 없는 구역은 모두 식탁을 들어 내고 있었다. 도대체 왜 식탁을 들어낼까 싶었지만 이내 청소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음식점에서 깨끗이 청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탁을 모두 들어내고 청소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청소를 하면 식탁때문에 생긴 사각지대에 지저분한 흘린 음식이 남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상당히 많은 뷔페를 다녀봤지만 월드 퓨전 만큼 깨끗하고 맛있는 뷔페를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 서비스 비용과 부가세를 생각하면 일인당 5만원짜리 뷔페지만 5만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하이야트의 8만원짜리 뷔페와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다.
보통 여러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한 두 사람은 반론이 나온다. 그러나 함께 음식을 먹은 장인어른, 장모님, 우엉맘, 처제, 동서, 우영이, 다예까지 모두 맛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뷔페에서 청소를 정말 깨끗하게 한다. 음식을 들고 있는 중 식탁을 들어냈기 때문에 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찾아 왔다. "음식을 드시는데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며...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렇게 식당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그 분들이 오히려 고마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리프트 아시아에서 작티의 배터리가 나가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