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수영장
콩크리트로 보를 쌓고 양옆도 콘크리트로 마무리했다. 아래쪽에는 다시 자갈로 보를 쌓았기 때문에 다른 계곡과는 달리 꼭 수영장처럼 되버린다. 그러나 바닥은 원래의 계곡 그대로이기 때문에 수심이 깊은 곳과 얕은 곳이 들쑥 날쑥하다.
여름에는 계곡, 겨울에는 온천.
충주의 자연환경을 단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말이다. 충주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온천이 많다. 수안보 온천이야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온천 명소(바가지 명소)이다. 그러나 수안보 외에도 앙성 탄산 온천, 문강 유황 온천이 있다. 또 충주는 아니지만 충주에서 한시간 거리에 문경온천도 있다. 따라서 겨울에는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면 좋다. 가격도 동네 목욕탕 수준이라 부담도 없다.
충북지역에는 계곡이 많다. 이미 전국적인 명소가 된 송계계곡,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깨끗한 물과 자연 관찰로로 유명한 만수계곡, 물이 억수로 많다(?)는 억수계곡(용하계곡), 풍부한 수량의 덕동계곡, 또 니들이 무릉도원을 아느뇨?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동네 사람이 아니면 이름도 모르는 계곡등 계곡은 정말 많다.
억수계곡
오늘 소개하는 계곡은 억수계곡(용하계곡)이다. 충청북도 제천시 덕산면 억수리에 있는 억수계곡(용하계곡)은 한여름 충주에 사는 사람들도 자주 가는 계곡이다. 물이 맑고 깨끗하기는 역시 송계계곡이 의뜸이지만 송계계곡은 너무 유명해서 한여름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기 때문이다. 한여름이면 송계계곡을 찾는 사람들 때문에 수안보로 가는 3번 국도가 꽉막힌다. 따라서 충주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여름에 송계계곡을 가면 바보'라는 이야기까지 있다. 송계계곡으로 가는 길이 너무 막히고 송계계곡이 아니라고 해도 갈만한 계곡이 주변에 널렸기 때문이다.
억수계곡(용하계곡)은 용하계곡이라고 한다. 용하계곡은 용하(用夏)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름을 위한 계곡이다. 송계계곡과 더불어 월악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그러나 송계계곡보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계곡이다. 용하계곡(용하9곡)이라는 이름은 구한말 박희선이라는 사람이 주자의 무이9곡이라는 시에 따라 9곡을 선정해서 글씨를 새겨놓은 것에 유래한다고 한다[출처].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면 제천에서 청풍행 시내버스를 타고 덕수면 억수리에서 하차하면 된다. 그러나 송계계곡처럼 직접 오는 버스가 없기때문에 대중교통으로 찾아 가기는 조금 힘들다. 자가용으로 가려고 하면 제천쪽에서 오는 방법과 충주쪽에서 오는 방법이 있다. 성수기가 아니라면 충주쪽에서 가는 것이 좋지만 성수기라면 제천쪽에서 오는 것이 길이 막히지 않는다. 제천쪽에서 오는 경우에는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82번 국도를 갈아타고 다시 36번 국도를 타고 충주 방면으로 오다가 덕산면쪽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충주쪽에서 가는 길은 송계계곡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월악대교를 건넌 뒤 우회전(송계계곡)하지 않고 계속 직진하다가 수산2리 표지를 보고 우회전하면 된다. 우회전 하자마자 작은 천이 나타나는데 이 하천은 억수계곡(용하계곡)의 지류이며, 이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억수계곡(용하계곡)의 입구가 나타난다.
충주 주변에 계곡이 많고 나 역시 계곡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예전에도 억수계곡(용하계곡)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6월 경이었는데 역시 억수계곡(용하계곡)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우리 가족만 노는 것이 심심해서 송계계곡으로 길을 바꾼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제는 꼭 억수계곡(용하계곡)까지 가기로 하고 네비게이션을 준비한 뒤 억수계곡(용하계곡)으로 향했다. 구불 구불한 산길을 지난 월악대교를 건넌 뒤 수산2리 표지를 보고 우회전했다.
그런데 작년에 왔을 때와는 달리 이 곳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진을치고 있었다. 수심이 깊지 않고 나름대로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보였다. 원래의 목적지가 억수계곡(용하계곡)이기 때문에 여기서 놀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계속 직진을 했다.
그리고 나타난 시원한(?) 계곡 수영장.
주변에 민박과 펜션이 있고 건너편에는 아이들이 수련을 할 수 있는 수련원도 있는 듯했다. 일단 내려오는 물을 돌로 막고 주변에 콘트리트를 처서 수영장처럼 만들었다. 따라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딱이었다. 심산유곡에 갑자기 등장한 계곡 때문에 아이들도 애엄마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런 심산유곡에 웬 사람들일까 싶을 정도로 이미 많은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여기가 억수계곡(용하계곡) 입구이기 때문에 억수계곡(용하계곡)으로 가려면 조금 더 들어가야 하지만 아이들이 놀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없는 것 같아 차를 주차한 뒤 아이들과 망중한을 즐겼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억수계곡(용하계곡)이 나온다. 이번에는 억수계곡(용하계곡)에 꼭 가보려고 했는데 억수계곡(용하계곡) 입구의 잘 만들어진 계곡 수영장 때문에 이번에도 억수계곡(용하계곡)에는 가지못했다.
콩크리트로 보를 쌓고 양옆도 콘크리트로 마무리했다. 아래쪽에는 다시 자갈로 보를 쌓았기 때문에 다른 계곡과는 달리 꼭 수영장처럼 되버린다. 그러나 바닥은 원래의 계곡 그대로이기 때문에 수심이 깊은 곳과 얕은 곳이 들쑥 날쑥하다.
본 수영장 옆에는 사진처럼 작은 수로가 있다. 이곳은 바닥도 콘크리트로 처리했고 수심이 얕기 때문에 다예처럼 겁이 많은 아이들은 주로 이곳에서 논다. 또 차 아래쪽은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지만 작은 다리다. 오른쪽에도 작은 개울이 있는데 이 개울물이 이 다리 아래로 흐른다. 여기에 돋자리를 펴면 아이들이 노는 것도 한눈에 볼 수 있고 시원한 계곡물이 발 아래로 흐르며 햇볓을 가려주기 때문에 이 곳에서 최고의 명당이다.
모래도 싫어하던 다예지만 요즘은 물을 아주 좋아한다. 물론 겁이 많아서 깊은 곳에는 가지 못한다. 그러나 요즘은 깊은 물도 괜찮은 듯 우영이를 졸라 깊은 곳에 가기도 한다.
물을 보자 우영이는 튜브없이도 일단 물로 들어가서 논다.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우영이도 물만 있으면 하루 종일 논다. 아는 친구가 없어도 물 그 자체가 좋은 듯했다.
억수계곡(용하계곡)을 조금 못가 보이는 펜션(충주->제천 방향). 펜션의 형태가 상당히 특이하다. 차를 세우고 찍었다면 펜션의 모습이 조금 더 예쁘게 나왔겠지만 반대로 달리는 차 안에서 찍었기 때문에 원래의 모습 보다는 조금 못하다.
물놀이는 언제나 즐거워
지방에 살면서 좋은 점 하나는 놀러 갈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도시처럼 차가 막히는 것도 아니고 또 사람으로 치일일도 없다. 물은 깨끗하고 시원하다.
이 곳의 물은 계곡물로 보기에는 너무 따뜻했다. 일부 수영장으로 유입되는 물은 시원하지만 물을 가둔 상태이고 또 더운 날씨와 많은 사람들 때문에 물이 자연스레 덮혀진 것 같았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수영장에 커다란 물고기(손바닥 크기)가 많았다. 그래서 차에 가지고 다니는 뜰채를 가져와 물고기 잡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는 고기를 뜰채로 잡는 다는 것이 쉬지는 않았다.
결국 보를 지나 물고기가 모여있는 곳을 찾았다. 보통 물고기는 센 물살을 보호해주는 웅덩이가 있으면 이곳에 자주 모이기 때문에 이런 곳을 찾았다. 그리고 물살이 나가는 곳에 뜰채를 두고 물고기가 모이길 기다렸다. 물고기가 모이면 물고기 뒤쪽으로 자갈을 던져 놀라게 한뒤 물살이 나가는 곳으로 도망치는 물고기가 뜰채에 걸려 들도록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첫번째 시도로 물고기 한마리를 잡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걸려든 물고기는 모래무지였다. 주로 딱 바닥에서 붙어있는 녀석인데 놀라 도망치다가 들채에 걸린 것이었다.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먹을 것이 아니고 우영이에게 주려고 한 것이라 한마리만 잡고 다시 수영장으로 복귀했다.
남은 이야기
점심을 먹고 있는 도중 아이들이 왔다. 점심을 먹는 날 보면서 다예가 하는 말?
다예: 아빠 왜 지금 점심먹어? 예쁜 다예에게 보여 주려고?
물고기를 잡아 뜰채에 두고 다예에게 만저 보라고 시켰다. 그런데 녀석은 의외로 물고기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여기 저기 만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다예: 물고기야, 이제 우리랑 살자. 다예가 예뻐해 줄께.
계곡 수영장에서 망중한을 즐긴 뒤 차로 복귀했다. 옷을 갈아 입으려고 하자 깔끔이 다예는 이미 모든 깔끔을 다 떤 뒤였다. 일단 계곡 수영장에서 올라오면서 손으로 사다리를 잡다 손에 모래가 묻자 그 모래를 물로 씻었다. 그리고 사다리에 올라온 뛰 흙이 손에 묻자 나뭇잎으로 털었다. 마지막으로 혼자서 옷을 갈아 잎으면서 수건으로 물기와 다리에 묻은 것들을 모두 털어냈다. 내가 옷을 갈아 입기 위해 들어가자 다예가 하는 말.
다예: 아빠! 예쁜 다예랑 같이 있으니까 좋지?
항상 나라고 이야기 하지 않고 다예라고 이야기하는 다예를 보면서 우엉맘은 다예가 조금 얄미운 듯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우엉맘: 제는 꼭 지를 다예라고 해?
도아: 원래 둘째나 막내들은 잘 그래.
사실이다. 막내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나"를 내세우기 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자신을 3인칭화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나를 내세워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보다는 자신을 3인칭화 함으로서 나름대로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