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대한 추억 2에서 설명했듯 다예는 조금 위험하다. 조용하다 싶으면 꼭 사고를 치기 때문이다. 옆에서 놀던 다예가 없어져서 찾아보니 안방에서 무엇인가 하고 있었다. 다예도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아는 듯 무척 조용했다. 확인해 보니 나에게 온 우편물을 뜯어서 보고 있는 것이었다.

'다예야'하고 부르자 깜짝 놀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런 일이 아주 잦다. 따라서 다예가 누나네 집에 갔다 오면 꼭 분실한 물건이 생긴다. 당시에는 나는 충주에 있고 가족은 인천에 있을 때였다. 인천까지 올라가는 것이 귀찮아 우엉맘보고 충주로 내려오라고 했다.

그리고 주말을 매형 집에서 보낸 뒤 우엉맘과 아이들은 올라갔다. 그리고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인 즉 '카드 두장(삼성 카드, 외환 카드)이 없어 졌다'는 것이었다. 결국 다예의 소행으로 보고 우엉맘에게 전화를 했다.

도아: 누나네 카드가 없어졌다고 하거든.
우엉맘: 그래?

도아: 다예가 가져갔을 수 있으니까 지갑이랑 잘 찾아봐.
우엉맘: 내 지갑에 있겠어?

잠시 뒤 우엉맘에게 전화가 왔다. 우엉맘 지갑에 못보던 카드 두장이 있다는 것이었다. 조카들에게 기름을 사라고 준 카드인데 조카들이 이 카드를 책상위에 올려놓은 것을 보고 가져다가 우엉맘 지갑에 넣어둔 모양이었다.

이렇다 보니 리모콘등 사라지는 물건이 많다. 예전에 잃어버린 USB 메모리(SD 카드+SD 리더)도 비슷했다. 일요일에 글을 쓰기 위해 작티의 메모리를 USB 리더에 꼽고 사진을 서버에 올린 뒤 SD 카드는 다시 작티에 꼽고 여분의 SD 카드를 SD 리더에 꼽아 둔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날 잠깐 단월강수욕장을 다녀온 뒤 계명산 휴양림에서 하루를 자고 회사에 출근해서 보니 USB 카드가 사라져 있었다. 있을 만한 곳은 다 뒤져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USB 메모리를 다시 구입할 까 싶었지만 다행히 4G의 USB 메모리를 주운 뒤 이 메모리를 잘 사용하고 있었다.

이 메모리에 세친구를 저장한 뒤 DivXPlayer로 보곤한다. USB 메모리의 뚜껑을 다른 곳에 두면 잃어 버릴 가능성이 많아 DivXPlayer 위에 올려 두는데 어제 USB 메모리의 뚜껑이 사라졌다. 또 다예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어제 동네분과 축구를 본 뒤 집으로 와서 다예에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물어봤다.

도아: 다예야. 이거 뚜껑 알어?
다예: 응.
도아: 이거 어디있어?

다예가 잠깐 안방으로 가더니 뚜껑을 가지고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모르던 다예였는데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찾아 오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 밥을 먹을 때 일이다. 어제 USB 메모리의 뚜껑을 찾아온 생각이 나고 혹 예전에 잃어 버린 USB 메모리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다예에게 다시 물어봤다.

도아: 다예야. 자주색에 손가락 두개만한 거 알어?
다예: 응.
도아: 어디있어?

잠시 뒤 다예가 USB 메모리를 가지고 왔다. 물론 예전에 잃어 버린 메모리가 아니라 어제 뚜껑을 찾아서 책상위에 둔 USB 메모리였다.. 그리고 보니 책상 위에 USB 메모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남의 물건을 가져가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 주고 혼을 내곤 하지만 다예는 둘째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잘 가져온다. 둘째인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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