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

본가는 이십여년 전에 지어진 집이다. 당시에는 휘경여고 앞의 면목동(나중에 휘경동으로 바뀜)에서 살았다. 이때 장안뻘과 강남뻘이 동시에 개발됐는데 어머님께서 장안뻘의 땅 50평을 1700만원에 구입하셨고 목수이셨던 아버님께서 직접 인부를 고용해서 지은 집이다. 집을 짓기 전 가족 회의를 통해 집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물으셨고 이렇게 해서 살게된 집이 장안동 본가이다.

본가

본가는 이십여년 전에 지어진 집이다. 당시에는 휘경여고 앞의 면목동(나중에 휘경동으로 바뀜)에서 살았다. 이때 장안뻘과 강남뻘이 동시에 개발됐는데 어머님께서 장안뻘의 땅 50평을 1700만원에 구입하셨고 목수이셨던 아버님께서 직접 인부를 고용해서 지은 집이다. 집을 짓기 전 가족 회의를 통해 집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물으셨고 이렇게 해서 살게된 집이 장안동 본가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결혼할 때까지 20년 가까이를 이 집에서 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이집에서 돌아 가셨고, 아버님도 이 집에서 돌아 가셨다. 워낙 오랬동안 살았기 때문에 내 고향은 전라남도가 아니라 이 집인 셈이다.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을 적에는 고장이 나기전에 미리 미리 수리를 하셔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어머님 혼자 사시고 집이 오래되다 보니 여기 저기 고장이 잦다. 얼마 전의 일이다. 어머님께서 사다리를 하나 사달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확인해보니 2층이 비가오면 물이 새는데 어디가 새는지 몰라 2층에 올라 가보시려고 하시는 것이었다.

총 길이 5M 짜리를 요청하셨지만 내 보기에 4M도 남을 것 같아 4M 짜리 접이형 사다리를 옥션에서 주문해서 보내드렸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연락이 왔다. 옥상에 우레탄을 바르면 괜찮다고 하니 날을 잡아 매형과 함께와서 우레탄을 발라다는 것이었다.

매형은 5월에 서점 행사가 많아 시간을 빼는 것이 어렵다. 5월 5일 어린이 날이고 5월 13일은 주말 농장 행사가 잡혀있다. 나도 5월 5일에는 우엉맘의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고 5월 12일에는 친한 형들이 오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을 빼기 힘들었다.

천상 5월 13일 이후에나 시간이 가능한데 5월 8일 어버이 날을 한참 지난 뒤 찾아 뵙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5월 7일이 매형하고 먼저 가서 우레탄을 바르고 누나와 우엉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면 출발하기로 하고 먼저 출발했다.

오전 10시 반 경에 출발했다. 전날 먹은 술 때문에 배가 고파 여주 휴게소에서 라면으로 간단히 요기한 뒤 장안동에 도착하니 12시 정도 됐다. 문제는 이층으로 가서 우레탄을 바르려고 하면 이층 열쇠가 있어야 하는데 이층에 세드신 분이 어디로 가서 연락이 안된다는 점이었다. 심하면 기껏 올라와서 작업도 하지 못하고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레탄 바르기

먼저 급한 것이 우레탄이라 어머님과 매형이 동네 페인트가게에서 페인트를 사오기로 하고 나는 얼마 전에 지른 작티로 집을 찍었다.

집앞에서 찍은 사진

바로 앞에 보이는 대문은 은석 초등학교의 대문이다. 한때는 전국 최고의 사립 초등학교였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석달 공납금이 4만원이었는데 은석 초등학교의 한달 공납금이 8만원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매번 하시는 얘기는 "니네는 동대사대 부고"가 아니라 "은석 초등학교 부설 고등학교"라고 하셨다. 은석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지원금이 들어 오기 때문이었다.

어머님께서 심으신 꽃

나이 드신 분들은 소일 거리고 꽃이나 다른 식물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도 난간과 집안 가득이 이런 식물이 있다. 아버님께서 돌아 가시고 상당히 많은 화분을 버렸지만 여전히 이런 꽃과 선인장들이 많다.

은석 새싹길

주소 체계를 바꾼다고 하더니 이 길은 은석 새싹길로 바꼈다. 은석 초등학교의 영향인 것 같다. 은석 초등학교는 지금도 공납금이 아주 비싼 학교이고, 시험을 봐야 들어갈 수 있다. 한때는 이성 장군의 자제가 아니면 입학도 안됐다는 풍문도 있었다.

집 전경

이층 베란다 위의 둥그렇게 뚫린 곳을 통해 옥상에 올라간다. 우체통 옆의 벽면은 조금 흉물 스러운데 동대문구 구청에서 주차장 확보 사업으로 벽을 없애고 마당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했었지만 우리집은 조금 늦게 신청한 덕에 예산이 없어서 저렇게 됐다.

동네 페인트 가게에 우레탄 페인트의 재고가 없어서 매형은 빈 손으로 오고 어머님은 계를 하시러 가셨다. 일단 우레탄을 구입해야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계천으로 가면 있을 것 같아 청계천으로 향했다. 그러다 발견한 KCC 페인트.

우레탄은 보통 하도, 중도, 상도로 세번을 발라야 한다. 그런데 요즘 파는 우레탄 중에는 하도, 중도를 치지않고 상도만으로 칠 수 있는 우레탄이 있다. 그런 우레탄을 찾았지만 페인트 가게 주인은 듯도 보도 못한 소리라고 한다. 다행이 서점에 이 방면의 전문가가 있어서 물어보니 이름있는 페인트 가게 대리점에는 구할 수 없고, 허름한 동네 페인트 가게를 가면 판다고 한다.

결국 청계전 쪽으로 가다가 동대문 구청을 지나 발견한 페인트 가게에서 우레탄을 구입했다. 상도만 그냥 처도 되지만 하도를 치고 상도를 치면 반 영구적이라고 해서 하도까지 구입했다. 우레탄을 처본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상도와 하도의 가격은 같고, 중도는 상도나 하도 가격의 배 이상한다. 옥상에 올라가본적이 오래되서 정확한 평수를 몰라 일단 하도 한 드럼, 상도 한 드럼을 구입했다.

집에 도착하니 다행이 이층에 세든 분이 와계셨다. 우레탄을 칠 때 관건은 초기 청소이다. 업소용 진공 청소기를 이용해서 바닥에 이물질이 하나 없도록 깨끗하게 치운 뒤 걸레를 이용해서 다시 이물질을 제거한 뒤 우레탄을 쳐야 한다.

그러나 옥상은 이런 작업을 하기 조금 힘들다. 미장이 깨끗한 것이 아니고 시멘트라 걸어 다닐 때마다 시멘트가 부셔져 나온다. 옥상에 쌓인 먼지는 빗자루로 쓸고 에어 콤프로 날리면서 나름대로 깨끗하게 치웠지만 부는 바람에 기와에 입힌 우레탄이 벗겨져 쌓이곤 해서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가급적 먼지와 같은 것들을 날리고 틈새는 에어 콤프로 날린 뒤 하도를 발랐다.

바르다 보니 우레탄이 모자를 것 같아 하도는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많은 곳만 집중적으로 발랐다. 페인트를 구입하면서 우레탄을 바르기 위한 롤러와 붓도 함께 구입했는데 롤러와 붓 모두 중국산인 듯 힘주어 몇번 바르자 이내 롤러가 부서져 나갔다. 결국 이층 세입자분께 안쓰는 놀러를 빌려서 우레탄을 발랐다.

우레탄을 바를 때는 롤러를 눕혀 바르는 것보다는 수직으로 세운 뒤 눌러서 바르는 것이 훨씬 투텁게 잘발라진다. 일단 하도를 친 뒤 날이 좋아 두시간 정도 쉰 뒤 다시 상도를 발랐다. 상도를 바르다보니 우레탄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매형이 우레탄을 다시 사오기로 하고 나는 계속 우레탄을 발랐다.

난간없는 옥상에서 뜨거운 햇볓을 받으며 우레탄을 칠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가 저물면 칠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롤러로 초벌을 치고, 롤러로 바를 수 없는 부분은 붓으로 틈새를 매우며 바르다 보니 6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6시 30분 경 매형이 우레탄을 사가지고 와서 다시 새로 사온 우레탄으로 옥상 모두를 바르고 맨 마지막은 옥상의 뚫린 구멍 위에 우레탄 드럼을 올려 두고 여기에 올라서서 우레탄을 발랐다.

옥상이 신기한 아이들

이때 아이들과 누나가 도착했다. 옥상에 올라가 있는 아빠가 신기한지 다예와 우영이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계속 묻는 것이었다.

우영: 아빠, 어떻게 올라갔어?
다예: (따라쟁이) 아빠, 어떻게 올라갔어?
도아: 응. 날아서.

어머님: 어머, 우리 아가들 왔네. 다예: (여우 티를 내며) 할머니 사랑해요.

우레탄을 모두 바르고 우레탄을 발랐던 롤러와 페인트 통을 들고 사다리를 통해 조심 조심 내려왔다. 이 모습이 자기 딴에는 불안했는지 또 다예가 한마디 한다.

다예: 아빠, 조심해서 내려오세요. 위험해요.

결국 8시,,, 해가 뉘엇 뉘엇 질 때 우레탄을 바르는 것을 마무리했다. 일단 비가 와야 알 수 있겠고 또 비전문가의 솜씨라 기대 이하일 수 있지만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변리사가 된 뒤 생활의 여유가 있어서 씀씀이가 커진 동생이 한턱 쏜다고 해서 동생네 근처의 음식점으로 갔다. 우스라는 저가 소고기 판매점으로 소고기 가격이 아주 싸다. 안창살, 갈비살, 토시살이 5500원으로 돼지 고기 값 정도를 받는다. 안창살과 갈비살은 가격이 연동되기 때문에 안창살이 5500원이면 갈비살은 7500원을 받지만 7500원이라고 해도 싼 가격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고기를 너무 얇게 썰었다. 숯불에 잘 익도록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굽는 것도 더디고 한점이 너무 작아 씹는 맛이 별로 없었다. 또 고기에 양념이 되어 있어서 소고기 특유의 맛을 느끼기 힘들었다. 더 큰 문제는 오전 11시 경에 라면 하나를 먹고 오후 8시까지 일을 하다보니 배가 너무 고파 냉명을 먼저 먹었는데 이 덕에 고기가 먹히지 않는 것이었다.

우스에서 작티로 찍은 동영상

작티의 동영상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 올린 동영상이다. 동영상 화질이 상당히 좋다. 엠군에 속도 우선으로 올렸지만 이전에 올린 어떤 동영상보다 화질이 좋다. 문제는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 있지 않아 이 동영상을 찍고 작티는 배가 고파 잠이 들었다.

화면 왼쪽에 처음으로 보이는 아이가 우영(큰아들), 두번째로 보이는 아이가 상원이(동생네 둘째), 세번째로 보이는 아이가 다예(큰딸), 네번째로 보이는 아이가 한별(누나네 막내)이이다.

아무튼 뽐뿌받은 분은 바로 구입하시길...

맥주 한잔을 더 하고 이번에는 처가집으로 갔다. 처가집은 집이 좁아 장모님은 장모님 소유의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시고 장인 어른은 근처의 원룸에 계시기 때문에 장모님댁에 짐을 부리고 장인 어른 댁으로 향했다. 장인 어른 친구분이 암 수술을 받으셔서 병문안을 가셨다가 술을 드시고 계시기 때문에 굳이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어버이날 찾아 뵙지도 못하는데 그냥 가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였다.

장인 어른 댁에 쪽지를 남기고 RED 맥주 두병을 사서 처가로 복귀, 장모님과 처제와 술을 한잔마시고 어버이날 행사를 마감했다. 물론 오늘 새벽에 일어나 충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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