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삽질 [사진 출처: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1953년생 소나무로 공동 식수]

블랙도아 2006, 새로운 자판과 궁합을 맞추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새로 구입한 T513이 입맛에 맞지 않아 새로 IGK-5100을 구입했다. 그런데 문제는 'IGK-5100'에는 쓸모 없는 재우기(Sleep), 전원 끄기(Power Off), 깨우기(Wake Up) 글쇠만 있을 뿐 막상 편리하게 사용하던 T513의 소리 끄기(Mute) 버튼은 없었다.

결국 T513의 기능이 아쉬워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짯다. 그런데 문제는 팁으로 올리기에는 너무 복잡하는 점이었다. 결국 다른 방법을 찾다가 불현듯 2003 서버 리소스 킷에 키보드의 배열을 다시 배치하는 RemapKey라는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잽싸게 리소스 킷을 내려받아 'RemapKey'를 실행시켰다. 그런데 그림처럼 106 자판만 지원됐다.

필요 없는 재우기 단추를 '소리 줄이기'로, 전원 끄기를 '소리 끄기'로, 깨우기를 '소리 키우기'로 바꾸려고 했었다. 물론 자판의 스캔코드를 알아내서 레지스트리의 Scancode Map을 바꾸면 되지만 이것 역시 귀찮았다.

그래서 찾은 프로그램이 오늘 팁으로 올린 KeyTweak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스캔코드를 바꾸어도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을 찾다보니 PS/2 타입의 자판과 HID 타입(USB) 자판의 스캔코드가 달라서 생긴 문제였다.

따라서 일단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USB를 PS/2로 바꾸는 변환기를 찾았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여기 저기 굴러 다니던 변환기를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집에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집에서도 찾아 봤지만 역시 없었다.

동네 컴퓨터 수리점에 있을까 싶어서 컴퓨터 가게 세 곳을 방문했지만 역시 없었다. 결국 사무실에서 다시 찾아 볼 생각으로 사무실에 와서 자리에 앉아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봤다. 얼마 전까지 사용하던 로지텍 마우스가 보였다. 아울러 이 로지텍 마우스를 구입할 때 USB를 PS/2로 변환하는 젠더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젠더를 꼽아 지금껏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뒤쪽을 보니 젠더가 있었다. ㅇㅗㄷ...(바로 옆에 있었는데 이 걸 구하려고 동네 순례를 했으니...)

블랙도아 2006에서 자판의 USB를 뽑고 젠더를 연결한 뒤 PS/2 포트에 꼽았다. 그러고는 잔뜩 기대하고 컴퓨터를 다시 부팅했다. 그러나 역시 동작하지 않았다. 결국 Scancode Map을 USB의 스캔코드로 바꾸고 컴퓨터를 다시 부팅했다.

스캔코드를 USB 코드로 바꾸었으므로 이제는 젠더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젠더를 제거하려고 보니 젠더를 자판에 꼽은 것이 아니라 USB 메모리에 꼽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자판에 다시 젠더를 꼽고 컴퓨터를 부팅한 뒤 다시 스캔코드 값을 PS/2로 바꾸고 다시 부팅하자 원하는 대로 '소리 줄이기/소리 끄기/소리 키우기' 단추로 동작하는 것이었다.

결국 옆에 있는 젠더를 찾느라 온 동네를 뒤지고 그걸로 모자라 USB 메모리에 젠더를 꼽은 덕에 하지않아도 되는 삽질을 반나절 동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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