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

즉, 어떤 메뉴로 부팅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부팅 메뉴의 고급 옵션을 이용해서 부팅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새로 설치하려고 해도 새로 설치할 방법도 없었다. 운영체제를 설치한 드라이브는 RAID로 묶은 드라이브로 기가바이트에서 제공하는 GSATA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판올림하기 전에 데이타를 모두 백업하기 때문에 데이타는 백업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윈도 7 유출

지난 달 부터 을 주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다. 처음 설치한 빌드는 7048 베타였지만 베타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중간에 7057이 나왔지만 판올림에 실패했다. 그러던 중 '7068'이 유출됐고 그래서 7068로 판올림했다. 그런데 7068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 먼저 하이브리드 절전기능이 동작하면 컴퓨터가 죽었다. 두번째로는 시스템 드라이브를 열 때 속도가 아주 느렸다.

그런데 얼마 전 마지막 RC 빌드(Release Candidate)라는 7077이 다시 유출됐다. 7077과 RTM 브랜치(Release to Manufacturing)인 7105는 모두 같은 날 나왔고 7077에 별다른 버그가 없으면 7077이 7100이 된다는 이야기 까지 돌았다. 32판이 유출된 것은 꽤 됐지만 64비트판이 며칠 전 유출됐기 때문에 며칠 전 7077을 내려받아 판올림을 단행했다.

결과는?

무지 막지한 대공사였다. 여기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의 복잡한 데이타 백업 방식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 데이타까지 날려 먹었다. 원래의 상태로 복구하는데 꼬박 이틀을 소모한 셈이니 최근에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깔면서 가장 많은 고생을 한 셈이다. 베타판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7077은 정말 답이 없었다.

먼저 7068에서 정상적으로 판올림이 가능했기 때문에 7077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판올림을 시작했다. 판올림의 첫 과정은 7068과 거의 비슷했다. 호환성을 검사하고 판올림하면 곰탱이 플레이어와 VMWare에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를 봤다. 그리고 컴퓨터를 다시 부팅한 뒤 판올림에 들어갔다. 그런데 압축 파일을 18% 정도 풀고 "셋업 파일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판올림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컴퓨터를 다시 부팅해 보니 운영체제 선택 메뉴에 'Upgrade Windows'라는 메뉴가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 메뉴를 치고 들어가니 이전 단계에 이어 판올림이 진행됐다. 압축을 풀고, 파일을 설치했다. 여기까지는 잘됐다. 다시 부팅한 뒤 이전에 백업된 파일을 복구하는 과정이 표시됐다. 그리고 파일을 복구하던 중 "복구 실패로 모든 판올림 과정을 취소한다"는 메시지가 출력됐다. 다시 부팅하면 이전 판으로 복구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 부분도 7057로 판올림하면서 경험한 일이라 7068로 복구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복구 과정에 들어가서도 판올림과 마찬가지로 "셋업에 이상이 있다"며 다시 컴퓨터가 껏다 켜졌다. 이번에는 'Upgrade Windows' 메뉴 대신에 'Restore Windows'라는 메뉴[1]가 생겨있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다. 복구 메뉴로 가면 "셋업에 이상이 있다"면서 끝나고, Windows 7 메뉴로 들어가면 'Starting Setup Service'라는 메시지가 뜬 뒤 "문제가 있다"며 다시 부팅됐다.

최악의 상황

즉, 어떤 메뉴로 부팅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부팅 메뉴의 고급 옵션을 이용해서 부팅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새로 설치하려고 해도 새로 설치할 방법도 없었다. 운영체제를 설치한 드라이브는 RAID로 묶은 드라이브기가바이트에서 제공하는 GSATA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판올림하기 전에 데이타를 모두 백업하기 때문에 데이타는 백업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새로 설치한 뒤 백업된 데이타를 이용해서 원래의 시스템을 복구하면 되기 때문에 새로 설치하기로 마음 먹었다. GSATA 드라이버는 메인보드에 포함된 CD를 이용하기로 했다. 먼저 '7077 DVD'로 부팅한 뒤 GSATA 드라이버 읽어드렸다. 또 이전의 파티션에 데이타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설치 프로그램이 백업한 데이타까지 확인했다. 그런데 문제는 GSATA 드라이버의 호환성 문제인지 이 드라이브를 읽어 드리면 모든 드라이브에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없는 상태로 바뀌었다. 즉, 기가바이트의 최신 드라이버를 이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메인보드에 포함된 CD를 이용하면 드라이버는 잘 읽히지만 모든 드라이브가 쓰기 불가능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상당히 난감했다. 그러다 운영체제를 별도의 드라이브를 필요로하는 레이드에 설치하는 것 보다는 드라이버가 필요없는 일반 드라이브에 설치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베타판을 사용하는 내내이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때마다 컴퓨터를 뜯고 드라이버를 읽는 작업을 계속하기는 조금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 SATA에 운영체제를 설치하기로 했다.

보통 하드 드라이브의 파티션을 나누지 않고 사용한다. 나누는 파티션은 운영체제 파티션 뿐이다. 비스타 부터 덩치가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운영체제 파티션은 80G를 할당하고 나머지는 데이타 파티션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레이드로 묶은 드라이브를 빼면 파티션이 나눠져 있는 하드 드라이브가 없었다. 결국 일단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운영체제를 설치한 드라이브의 데이타를 다른 드라이브로 백업한 뒤 하드 드라이브를 나눠 설치하기로 했다.

아주 복잡한 백업 폴더

이 과정에서만 Windows 7을 두번 설치한 셈이다. Windows 7을 설치한 뒤 두번째로 한 작업은 레이드 드라이브를 설치하고 이전에 레이드로 묶은 드라이브의 데이타를 백업하는 일이었다. 600G짜리 하드 디스크 두개를 레이드로 묶고 80G를 운영체제 파티션으로 할당했었다. 여기에 각종 데이타가 640G 정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이 드라이브의 데이타를 나머지 세개의 드라이브로 옮겼다. 이렇게 옮기는 시간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이전 운영체제 데이타를 복원했다. 재미있는 것은 Windows 7의 판올림 프로그램은 '데이타를 아주 복잡하게 백업한다'는 점이다.

  • 64비트 프로그램과 32비트 프로그램을 따로 백업한다. 이렇게 백업하면서 모든 폴더 구조는 그대로 가져간다. 즉 64 비트 프로그램을 백업한 폴더에도 'C의 드라이브의 구조 그대로 복사'되어 있고 32비트 프로그램을 백업한 폴더에도 'C의 드라이브의 구조 그대로 복사'된다. 다만 32비트 프로그램을 백업한 폴더의 Program Files 폴더에는 폴더 구조만 복사될 뿐 '64비트 프로그램은 복사되지 않는다'. 64비트 프로그램을 백업한 폴더도 비슷하다. Program Files(x86) 폴더는 있지만 32비트 프로그램은 없다.
  • 프로그램과 설정 파일을 따로 백업한다. 64비트 프로그램 폴더를 봐도 '.INI'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32비트 프로그램 폴더를 봐도 .INI 파일은 없다. 그 이유는 C 드라이브와 똑 같은 폴더 구조를 다른 폴더에 만들고 이 폴더에는 .INI 파일만 백업하기 때문이다.
  • Windows 파일은 따로 백업한다. Windows의 시스템 파일들은 C 드라이브와 똑 같은 폴더 구조로 다른 폴더에 다시 백업한다. 따라서 사용자 프로그램이 백업된 폴더에는 'Windows 7'의 파일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 시스템 폴더의 사용자 파일을 따로 백업한다. 역시 C 드라이브와 똑 같은 폴더 구조를 만들고 사용자가 변경한 파일이나 설치된 파일은 이 폴더에 백업한다.
  • 데이타 폴더도 따로 백업한다. Documents 폴더, Picture 폴더등 사용자의 데이타가 포함된 폴더, Program Data 폴더등도 또 따로 백업한다.

이렇다 보니 똑 같은 폴더 구조를 가진 폴더가 한 두개가 아니다. 처음에는 설정 파일을 백업한 폴더를 보고 프로그램이 백업된 것으로 알고 복사했다가 실제 실행 파일이 없는 것을 보고 컴퓨터에 물린 모든 하드 디스크를 검색해서 찾아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실수로 복구하지 못한 데이타는 모두 날라갔다. 백업을 이렇게 복잡한 구조로 하니 판올림을 하면서 백업된 데이타를 복구할 때마다 문제가 생기는 듯했다.

아무튼 이런 방법으로 프로그램과 데이타를 복구했다. 그리고 레이드로 묶은 드라이브의 레이드를 풀고 백업한 데이타를 다시 이 두개의 드라이브로 복사했다. 당연히 복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상당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보통 'Windows 7'을 C드라이브에 설치했다면 시스템 파일 역시 C드라이브에 설치되야 한다. 그런데 뜬금없이 '시스템 파일이 E드라이브에 복사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C드라이브에 설치할 때 파티션을 날리고 파티션을 다시 잡아 설치했는데 이 때문에 시스템 파일이 C가 아닌 E드라이브로 설치된 것이다. XP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명령행 DISKPART로 파티션을 나눈 뒤 설치한다. 그런데 명령행 DISKPART를 제공하지 않는 'Windows 7'[2]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니 조금 난감했다.

아무튼 운영체제를 다시 날리고 설치하기는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다시 설치하는 것은 다음 베타 빌드가 나오면 하기로 했다. 이전 글에서 밝힌바 있지만 Windows 7은 정말 판올림하기도 힘들다. 앞으로는 판올림하기 보다는 데이타를 백업한 뒤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새로 설치하는 것이 데이타를 잃을 가능성도 없고 시간도 더 빠르다. 아울러 더 수월할 것 같았다.

남은 이야기

제목도 제대로 읽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심사를 알 수 없다. 미투데이의 ID가 있다면 직접 댓글을 달았겠지만 미투데이를 탈퇴한 상태라 남은 이야기로 남긴다.

좀 이해가 안되는게 유출된 테스트용 깔아 보고 고생했다고 싸잡아서 망할 윈도우7이라고 말하는 심리는 뭘까... 낚시성 기사 쓰는 사람이랑 뭐가 달라... 게다가 정식으로 공개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식 테스터로 허가받지도 않았는데 그럼 불법사용자나 다를게 뭐지

글을 읽고 글을 쓴 것인지 부터 의심이 된다. 아니 제목 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이 글의 제목은 망할 'Windows 7' 설치기이다. 우리 말에서 명사가 이어지면 앞의 명사는 뒷말을 형용한다. 즉, 망할, 'Windows 7' 모두 설치기를 형용하는 단어다. 따라서 여기서 망할은 'Windows 7'을 형용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기를 형용한다. 그런데 이 말을 '망할 윈도우7'로 이해하고 있다. 또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글의 내용은 Windows 7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어차피 정식판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베타를 사용하다 이틀간 고생한 설치기를 담고 있을 뿐이다.

읽고 이해한 뒤 글을 쓰자!
'내 뱉는다'고 다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관련 글타래


  1. 메뉴 이름은 정확하지 않다. 
  2. XP는 명령행 DISKPART가 GUI DISKPART 대신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