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회의 고장, 사천진항 by 도아
통오징어와 오징어 물회
강원도의 별미, 오징어 통구이에서 설명한 것처럼 오징어는 통채로 삶거나 구워서 내장과 함께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오징어 내장을 어떻게 먹을 까 싶지만 오징어 내장은 꽃게, 랍스터의 내장과 맛이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이렇게 내장과 함께 먹는 버릇이 들면 오징어만 먹으면 뻑뻑해서 먹기 힘들어 진다. 또 오징어 물회는 강릉에서 상당히 유명한 식품이다. 그냥 시키면 조금 맵게 나오는데 맵지 않은 것보다는 매운 것이 더 맛있다. 아울러 시원하며 칼칼하고 깔끔하다. 소면을 말아 먹을 수 있도록 소면도 함께 나온다. 참고로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오징어 물회 중에는 가장 맛있었다.
알림
얼마 전 사천진항의 횟집에 갔었습니다. 먼저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또 과거의 맛이 아닙니다. 그래도 맛이 괜찮으면 나을텐데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과거의 추억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항구횟집을 하던 분이 원주에 횟집을 내셨다고 합니다. 다만 저도 가보지 않아서 위치는 모릅니다. 원주에 가게되면 그때 관련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원주에 물회전문점을 하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 회도하지만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물회와 회덧밥만 가능합니다. 상호는 강릉사천물회전문점으로 위치는 강원도 원주시 토지길 59-12입니다.
사천진항
국내에서 자연산 회를 먹으려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또 자연산을 찾기도 힘들다. 또자연산으로 속아 먹는 때도 많다. 오늘 소개하는 사천진항은 자연산 회를 정말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강릉은 작은 항구이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고 시설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그런 만큼 어촌의 넉넉한 인심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사천진항을 알게된 것은 아침 바다 펜션 때문이다. 아침 바다 펜션 앞에 있는 해수욕장이 사천 해수욕장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천진리 해수욕장이었다. 마을 이름에 '진'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근에 항구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사천진리 해수욕장 바로 옆에는 사천진항이라는 작은 항구가 있다.
사천진항 가는 길
영동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강릉 JC에서 속초 방향으로 동해 고속도로로 갈아 탄다. 동해 고속도로를 속초 방향으로 가다가 북강릉 IC를 나와 주문진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사천육교 근처에서 좌회전 한 뒤 만나는 해안도로에서 다시 좌회전 한다. 해안도로 옆의 작은 길을 따라 해안쪽으로 가다 보면 작은 마을이 나오며 이 마을이 사천진항이다.
사천진항의 이모저모
왼쪽의 방파제에 오른쪽의 수자원 간판까지가 사천진항이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배의 숫자도 얼마되지 않은 상당히 작은 항구이다.
많이 본듯한 철상이다. 보통 동으로 만든 동상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 있는 것은 철상이다. 관리가 되지 않아 녹이 짠뜩 쓸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상태라도 관리를 잘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
왼쪽으로 가면 방파제가 나온다. 방파제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방파제에는 여기 저기 위험 표지판이 서있다. 사천진항 보다 훨씬 큰 강릉항도 파도가 심하면 방파제가 넘치기 때문에 사천진항의 방파제는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날은 파도가 무척 거셌다. 그러나 방파제 덕분에 항구는 상당히 잔잔했다. 방파제에서 보면 작은 바위섬과 그 뒤로 사천진리 해수욕장에서 소개한 구름 다리가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산 회
동명항이나 대포항처럼 난전으로 회를 파는 곳은 없지만 이 사천진항의 어느 횟집을 가도 자연산 회를 싸게 먹을 수 있다. 내가 자주가는 횟집은 항구횟집으로 사천어촌계 번영회장님이 운영하는 집이다. 사천어촌계 번영회장이라는 이름답게 절대 회를 속이지 않고 파는 집이다.
이곳 횟집에서 회를 시키는 방법은 세가지이다. 하나는 광어와 우럭처럼 서울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회를 시킬 수 있다. 보통 "회 얼마짜리 해주세요"라고 하면 알아서 나온다. 그러나 여기까지 가서 서울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회보다는 자연산 회를 먹고 싶다면 "자연산으로 얼마짜리"를 해달라고 하면 마찬가지로 알아서 회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먹을 회와 물고기를 직접 고를 수도 있다. 가격을 물어 보고 고기를 고르면 고른 고기로 회를 떠준다.
자연산 성계와 전복이 나온다. 성계의 수는 정확하지 않다. 성계를 보면 노란색 알이 보이는데 이 알만 스푼으로 떠서 혀에 올려놓고 맛을 음미하면 된다. 바로 삼키면 맛을 알 수 없으므로 꼭 이렇게 먹어야 한다. 오래 혀에 담아 둘 수록 성계의 깊은 맛이 난다. 전복은 회로 나오기 때문에 이대로 초장을 찍어 먹으면 아주 시원하며 쫀득한 전복의 맛을 볼 수 있다.
강원도의 별미, 오징어 통구이에서 설명한 것처럼 오징어는 통채로 삶거나 구워서 내장과 함께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오징어 내장을 어떻게 먹을 까 싶지만 오징어 내장은 꽃게, 랍스터의 내장과 맛이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이렇게 내장과 함께 먹는 버릇이 들면 오징어만 먹으면 뻑뻑해서 먹기 힘들어 진다. 또 오징어 물회는 강릉에서 상당히 유명한 식품이다. 그냥 시키면 조금 맵게 나오는데 맵지 않은 것보다는 매운 것이 더 맛있다. 아울러 시원하며 칼칼하고 깔끔하다. 소면을 말아 먹을 수 있도록 소면도 함께 나온다. 참고로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오징어 물회 중에는 가장 맛있었다.
강릉집이라고 우럭 회무침을 전문적으로 하는 체인이 있다. 강남에도 있고 충주에도 있는데 이 집에 가면 미역국이 나온다. 일반 미역국과는 달리 국물이 걸쭉하며 고소한 맛이난다. 강릉집에 나오는 미역국과 똑 같은 미역국이다. '우럭의 뼈를 푹 과서 끓인 미역국'으로 아이들은 이 미역국에 밥을 말아 줘도 된다.
자연산 회를 먹을 때는 회 사진을 찍지 못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이미 접시만 남아 있었다. 따라서 자연산 회의 사진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너무 잘 나와서 아침 바다 펜션 사장님과 함께 왔기 때문에 이렇게 잘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는 횟집의 이름을 몰랐다. 두번이나 갔지만 사천어촌계 5호점이라는 설명에서 5호만 기억했다. 이번에 동산 해수욕장에 갔다 들리면서는 아예 사천진항을 모두 사진에 담았다. 여름에는 베란다처럼 생긴 간판 아래쪽에서 회를 먹으면 아주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회를 먹을 수 있다.
광어와 우럭
상당히 큰 접시에 굵게 회를 썰어 나온다. 얇게 회를 뜨는 것을 좋아한다면 회를 시키면서 얇게 떠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또 여기서 회를 먹다가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회를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는 점이다. 보통 회를 먹다 보면 처음에는 초장을 선호하다가 고추냉이를 많이 넣은 간장을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된장에도 자주 찍어 먹는다. 그런데 고추장도 맛있다. 고추장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색다른 맛을 보고 싶다면 고추장에 찍어 먹어 보기 바란다.
보통은 오징어 물회가 나오는데 자주 가기 때문인지 광어 물회가 나왔다. 항구횟집에서 물회의 맛이 들인 우엉맘이 나에게 먹어 보란 소리도 않고 모조리 먹어 치웠다. 이외에 꽁치등 여러 가지 밑반찬이 나오지만 다른 횟집과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처음 항구횟집을 갔을 때는 아침 바다 펜션 사장님이 사주셨다. 두번째는 물회만 먹었다. 그래서 회를 시키는 방법을 몰라 아무 생각없이 회 5만원짜리를 해달라고 했는데 광어와 우럭이 나왔다. 그래서 자연산 회는 새로 찍지 못하고 예전에 찍은 사진을 재활용했다.
사천진항에는 겨울에는 양미리 축제를 한다. 아침 바다 펜션 사장님 이야기로는 워낙 퍼주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양미리 축제'라고 하면 속초가 유명하지만 참 맛은 사천진항에서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올 겨울 양미리 축제에는 나도 가볼 생각이다.
남은 이야기
꽤 오랜 저의 일이다. 서해안에서 전어 축제를 하고 있었다. 명색이 전어 축제라고 해서 가봤지만 축제라는 이름을 빌린 쓴 바가지 세일이었다. 서울에서도 전어 1Kg에 만원이면 먹을 수 있는데 명색이 전어 축제라고 하면서 1Kg에 무려 2만원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먹는 것 보다 싱싱한 전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렇다 보니 전어를 먹기 보다는 주변 횟집에서 놀래미를 사 먹었다. 놀래미가 1Kg에 2만 5천원인데 2만원을 주고 전어를 먹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전어 대신에 놀래미를 먹은 또 다른 이유는 놀래미는 양식이 되지 않는 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포항의 놀라운 비밀에서 설명한 것처럼 대포항은 바가지라는 대포와 무게가 두배로 나오는 요술 저울로 무장했다. 따라서 요즘은 강원도를 가도 대포항을 가지 않는다. 그래서 대포항 대신에 자연산 회를 저울을 속이지 않고 판다는 동명항을 간적이 있다. 그러나 동명항도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듯 했다. 사람이 많고 회가 비쌌다. 놀래미의 경우 1Kg에 만원하는 것도 있고 1Kg에 4만원 하는 것도 있었다.
같은 놀래미의 가격차가 이렇게 나는 이유를 물어 보자. "다른 점이 있다"는 짤막한 답변만 받았다. 추측으로는 중국산 놀래미와 국산의 차이가 아닐까 싶었지만 대답을 해주지 않아 방법이 없었다. 더 이상 묻지 않고 놀래미 2Kg과 소라 1Kg를 사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동명항은 회를 파는 사람과 회를 떠주는 사람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포항의 난전은 회를 사면 알아서 떠주는데 동명항은 회를 뜨는 비용을 따로 받았다.
회를 뜨고 초장까지 구입한 비용은 한 만 3천원 정도가 나왔다. 원래는 회를 뜬 뒤 펜션에서 먹고 올까 하다가 방향을 바꿔 집으로 복귀했다. 다음 날 어제 떠온 회를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무려 2Kg를 떠왔는데 회의 양은 작은 접시로 채 한접시가 되지 않았다. 아마 작은 놀래미 여러 마리를 뜬 덕에 무게는 2Kg이지만 양은 얼마 안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