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61 - 덕동계곡 by 도아
다리 위에서 본 덕동계곡
수심이 깊기 때문에 튜브를 타고 노는 사람이 많다. 다리 아래쪽과 다리 바로 윗쪽이 놀 수 있는 공간이지만 숨이 상당히 깊다. 또 수영 금지라는 표지 바로 아래서 노는 사람들을 보면 수영금지 표지가 잘못된 것인지 수영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인지 궁금해 진다.
무산된 가족 여행
지난 2, 3일은 가족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1년만에 가진 '가족 여행은 구라청이 구라치는 바람에 산산조각났다'. 원래 일정은 2, 3일에 용대 휴양림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야영에 대비해서 텐트까지 구매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MBC는 조금 바빠졌고 이덕에 MBC에 다니는 매제의 사정으로 다시 단양의 소선암 휴양림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구라청. 구라청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2, 3일 집중 호우가 내릴 것을 예보했다. 아울러 중부지방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내렸다. 비가 오는 중 매제없이 혼자 충주까지 내려 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 동생이 일정을 취소했다. 그 덕에 1년만에 가지려고 했던 가족 여행이 무산됐다.
이전 글에도 있지만 구라청의 기상 예보보다는 야후의 날씨 데이터를 이용하는 iPod Touch의 날씨 위글이 더 정확하다. 구라청에서는 2, 3일 집중 호우를 예보했지만 iPod Touch의 날씨 위글은 2, 3일 모두 구름낀 날씨에 비가 오다 말다 하는 것으로 나왔다. 따라서 동생 보고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지만 동생은 구라청을 더 믿은 듯했다.
상촌 식당[1]
아무튼 동생이 일정을 취소했기 때문에 우리 기족의 주말 여행도 자연스레 취소됐다. 토요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한 뒤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점심때가 되서 아이들이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오랜 만에 중산리에 있는 상촌 식당을 가기로 했다. 상촌 식당은 이전 글에도 있듯이 짜장면이 아주 맛있는 집이다. 요즘 유행하는 손짜장이 아니라 기계로 만든 짜장이지만 맛하나는 일품이다.
그래서 시골 동네 한켠에 있는 식당이지만 손님은 정말 많다. 평일도 식당이 꽉찬 경우가 많고 주말에는 짜장면을 먹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다. 아무 생각없이 상촌 식당으로 향했지만 생각해 보니 이날이 주말이었다. 동네 입구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했고 역시 주차장은 꽉 찬 상태였다. 결국 동네 주민 회관에 차를 주차하고 상촌 식당으로 향했다.
토요일 오후 두시가 지났지만 주차장은 꽉차있었다. 길거리에 주차된 차, 마을 회관 앞에 주차된 차까지 하면 더 많을 것 같다. 자리가 있으면 먹고 오려고 했지만 자리도 없었고 이미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도로 가운데에는 뱀이 한마리 나와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구불 구불 겹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살아 있었다. 우영이는 또 아는체를 했다. 뱀을 보니 독사가 아니라는 것.
상촌 식당에서 물어 보니 사람이 많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오후 두시라 점심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역시 주말이라 사람은 많았다. 결국 상촌 식당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은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짜장면을 먹을 것으로 생각한 우영이와 다예가 징징 거려서 동네 짜장면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기로 했다. 그러나 도중에 생각이 바뀌었다. MSG가 많은 짜장면 보다는 오랜만에 명품관에서 등심을 먹기로 했다.
덕동계곡
명품관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니 바로 집으로 가는 것 보다는 며칠 전 동네 이웃이 좋다고 한 덕동계곡에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비는 오다 말다 하고 있었지만 계속 비가 내릴 가능성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동계곡은 제천으로 가는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백운에서 빠진 뒤 신림 방향으로 계속 가면 나온다.
다만 주의할 것은 백운에서 빠진 뒤 백운 읍내 앞 사거리에는 밤색 간판으로 좌회전을 해야 덕동계곡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과거 구도로 표지가 그대로 남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 방향으로 빠지면 백운 읍내를 지나거나 전혀 엉뚱한 길로 빠질 수 있으므로 사거리에서 직진하는 것이 좋다.
길은 외길이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외길을 계속 가다 보면 다리가 나오고 이 다리를 건너면 Y자형 도로가 나타난다. 여기서 바로 왼쪽으로 돌면 덕동계곡이 나타난다. 인터넷으로 보면 시설이 상당히 잘되어 있는 것 같은데 막상 가본 덕동계곡은 인터넷으로 본 것보다는 훨씬 못했다.
일단 좌회전을 하자마자 시골 할머니가 차를 막고 나선다. 입장료가 있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어른 한명당 천원인듯 우리 가족에는 2000원을 받았다. 차를 몰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비좁은 야영장과 유료 주차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주차장보다는 도로를 좋아하는 듯 도로 양켠에는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계곡으로 향했다.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수량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덕동계곡은 수심이 상당히 깊은 계곡이었다. 또 골이 깊어서인지 아주 시원한 바람이 계곡을 쓸어내렸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고 해도 이 계곡은 항상 시원할 것 같은 그런 바람이었다. 그러나 계곡의 관리 상태는 엉망이었다.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쓰레기와 깨진 병조각이 널부러져 있었다.
관리소측에서 설치한 듯 보이는 평상에는 텐트를 치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아주 너저분한 음식찌꺼기가 가득한 곳도 있었다. 좋은 전망과 맑은 계곡물로 사람을 끌어 들이는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나 너저분한 주변 환경으로 이런 사람들을 다시 쫓아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덕동계곡 보다는 송계계곡이 훨씬 낫다는 동네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이해됐다.
들어가면서 찍은 것이 아니라 나오면서 찍었다. 그래서 계곡이 아니라 야영장이 보인다.
수심이 깊기 때문에 튜브를 타고 노는 사람이 많다. 다리 아래쪽과 다리 바로 윗쪽이 놀 수 있는 공간이지만 숨이 상당히 깊다. 또 수영 금지라는 표지 바로 아래서 노는 사람들을 보면 수영금지 표지가 잘못된 것인지 수영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인지 궁금해 진다.
다리 바로 앞에는 야영장이 있다. 야영장에서 계곡까지 거리가 먼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이 야영장데 텐트를 칠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칠수 있는 텐트의 수도 얼마되지 않는다.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기는 했지만 아이들의 튜브도 없고 물도 깊어서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는 조금 부적합했다. 또 가만히 앉아 쉬고 있자니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 바로 돋자리를 걷고 나왔다. 덕동계곡으로 가던 중 주변의 개울가에서 차를 세우고 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덕동계곡에서 놀기 보다는 이렇게 놀만한 자리를 찾아서 놀기로 했다. 덕동계곡에 출발해서 한 1Km 정도 백운쪽으로 오다보니차를 한 10여대 주차할 만한 공터가 있었다.
주변 개울
일단 차를 주차하고 보니 덕동계곡에 비해 그늘이 없다는 것만 빼면 아이들이 놀기에 아주 적당한 곳이었다. 일단 덕동계곡보다 사람이 적었다. 깊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수심은 아이들이 놀기 적당한 깊이였다. 아주 깊은 곳까지 가보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내 가슴보다 낮은 수심이었다. 일단 차를 주차하고 아이들보고 여기서 놀도록 했다. 물은 덕동계곡의 물이 흘러 내려오는 것이라 생각보다 차고 맑았다.
주차장과 계곡이 얕은 비탈로 연결되어 있다. 또 개울 주변에는 자리를 펼만한 공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그늘막이나 텐트를 처야 한다. 사진 왼쪽으로 가면 조금 더 아담하며, 그늘이 있는 곳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덕동계곡에는 사람이 상당히 많지만 여기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주차할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개울이 넓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물은 정말 시원하다. 모래무지와 같은 일급수에서 사는 고기도 보인다.
결국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이 계곡에서 놀았다. 토요일에는 잠깐 자리만 확인했고 일요일에는 이웃과 함께 놀았다.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그 위에 플라이를 쳤다. 그런데 플라이가 워낙 커서 그런지 플라이를 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자동텐트는 역시 펴는 것은 쉬웠지만 접는 것은 역시 어려웠다. 다만 물이 워낙 시원해서 온몸을 담그고 놀다보니 가슴까지 시원했다. 아울러 물에서 나와도 이런 시원함은 가시지 않았다. 이런 맛에 여름에는 계곡에 몸을 담구는 듯했다.
남은 이야기
따로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명품관은 예전에 임꺽정이 있던 자리에 생긴 한우 쇠고기 집이다. 주로 등심을 위주로 하며 강한 숯불에 쇠고기를 굽는다. 그런데 이집 쇠고기도 상당히 맛있다. 1인분에 2만5천원이기 때문에 일반 고기로 따지면 비싸지만 한우로 따지면 아주 싸다. 그런데 오랜만에 가본 쇠고기 맛은 예전만 못했다. 2인분 중 1인분은 등심이라고 보기 조금 힘든 부위가 나왔는데 이 부위가 맛을 떨어트린 것 같았다.
자동텐트를 구입했지만 현재 후회하고 있다. 일단 펼치는 것은 쉽지만 접는 것이 어렵고, 실제 텐트로 활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큰 플라이는 크기도 크지만 치는 것은 정말 힘들다. 여기에 텐트를 접는 것이 어렵고 플라이를 치지 않으면 그늘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그늘막 텐트나 다른 텐트를 다시 구입해야할 것 같았다. 또 텐트와 함께 구입한 고무 망치는 망치질을 하다 보니 망치 머리가 빠졌다. 삽은 삽질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손잡이가 분리된다.
요즘 내가 잘 먹는 치킨은 굽네치킨이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한마리를 시키면 날개와 다리는 그냥 먹고, 가슴살처럼 퍽퍽한 살은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대로 맛있기 때문에 특별히 날개 세트나 다리 세트를 시키지 않고 치킨 한마리를 시켜 먹는다. 또 어떻게 굽는지 모르겠지만 굽네치킨의 '바베큐 폭찹'도 상당히 맛있다. 따라서 AI가 문제됐을 때는 바베큐 폭찹만 시켜먹었다. 이렇다 보니 거래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지만 벌써 쿠폰 10장을 다 모아 보너스 치킨까지 먹은 상태다.
토요일 덕동계곡을 다녀온 뒤 우엉맘이 밥을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 굽네치킨을 시켰다. 한마리를 시키면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모자랄 것 같아서 한마리 반을 시켰다. 한마리는 치킨, 반마리는 다리 셋트. 치킨 한마리는 여전히 맛이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다리. 다리가 의외로 맛이 없었다. 먹고나서 뼈를 확인하니 맛이 없는 이유르 알 수 있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뼈가 모두 검은 갈색이다. 닭 뼈가 이런 색이 나는 이유는 닭이 오래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치킨에 포함된 닭은 역시 뼈가 하얀색이었다. 혹 굽네치킨에서 닭다리 세트를 먹을 사람은 이점을 꼭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