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이 희망이다. by 도아
승부사 노무현
어느 누구도 노무현이 경선에 승리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인제는 이런 현상의 배후에 김대중이 있는 것으로 봤고 그래서 음모론을 주장한 것이다. 나도 배경에는 김대중이 있다고 본다. 무명의 노무현을 일약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수완가는 국내에는 김대중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에는 이런 배경 외에 노무현의 승부사 기질이 한몫했다. 한 예로 노무현과 정몽준의 TV 토론을 보자. 이 TV 토론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그동안 쟁점이 됐던 부분을 노무현이 수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승부사 노무현
사람은 과거의 환상에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특히 그 과거가 크나 큰 성공을 안겨주었다면 더욱 그렇다. 5년전 대선에서 '이회창은 마치 대통령이 된것처럼 행동'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회창에게 대적할 만한 사람은 여권내에는 없는 듯 했다. 그나마 명함을 내민 것이 이인제 정도였지만 이인제는 누가 봐도 필패의 카드였다.
이러한 인식은 여권과 야권 모두 비슷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당후보를 국민경선이라는 방법을 통해 뽑기로 했다. 경선. 별것아닌 것 같지만 이 경선이 결국 여권에 승리를 안겨준 전략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이름조차 내밀지 못했던 노무현은 부산에서 이름을 알리고 광주에서 바람을 일으킨다.
어느 누구도 노무현이 경선에 승리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인제는 이런 현상의 배후에 김대중이 있는 것으로 봤고 그래서 음모론을 주장한 것이다. 나도 배경에는 김대중이 있다고 본다. 무명의 노무현을 일약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는 수완가는 국내에는 김대중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에는 이런 배경외에 노무현의 승부사 기질이 한몫했다. 한 예로 노무현과 정몽준의 TV 토론을 보자. 이 TV 토론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그동안 쟁점이 됐던 부분을 노무현이 수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노무현은 정몽준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TV 토론을 승락했고 결국 노무현이 정몽준을 누르고 단일 후보가되는데 성공한다. 그러면 노무현은 왜 토론을 승락했을까? 따지고 보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후보를 단일화하지 못한다면 대선에서는 반드시 패한다. 반면에 정몽준과의 승부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노무현의 지지층은 확실하다. 노사모로 시작하는 정치인 후원 모임부터 진보 진영의 상당수가 노무현을 지지했다. 따라서 노무현과 정몽준의 격돌은 지지층을 뺏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노무현이 지지층을 뺏아오는 싸움이었다. 그 이유는 정몽준을 지지하는 사람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동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쉬운 얘기로 이회창도 싫고 김대중도 싫은 사람이 정몽준을 지지했다고 보면된다.
노무현과 정몽준의 TV 토론은 보지 못했다.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중 토론회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결과가 무척 궁금했는데 동생집에 도착한 뒤 매제가 '정몽준이가 노무현보다 훨씬 잘하대'라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노무현 승리를 예측했다.
어차피 노무현이 정몽준의 표를 끌어 오려면 똑똑한 노무현 보다는 부드러운 노무현이 더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TV 토론에서 예전의 날카로운 노무현보다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노무현이 전략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몽준측으로서는 어리 버리 정몽준이라는 타이틀을 때고 싶었겠지만 이 것이 오히려 패착이었던 셈이다.
아무튼 이런 노무현의 승부사 기질 때문에 지난 대선은 여권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고 차려준 밥상도 먹지 못하는 열린 우리당이나 열린 우리당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지만 헌신짝처럼 배신한 정동영때문에 열린 우리당의 지지도는 급락했고 역대 정권 중 총선에서 가장 많이 패한 당이 되버렸다. 가장 많이 패한 당이 아니라 승리한적이 없는 당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할지 모르겠다.
이 열린 우리당이 대통합 민주 신당에 참여해서 경선을 치룬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착각하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경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경선이 처음 시도되는 방법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는 점, 아니라고 하지만 김심의 영향력내에 있었다는 점, 아직 검증받지 않았지만 국면을 충분히 역전 시킬 수 있는 승부사가 경선에 참여했다는 점. 바로 이런 점이 여당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도자의 덕목
현재 대통합 민주 신당에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 계열의 손학규, 반노 계열의 정동영, 친노 계열의 이해찬이다. 그런데 과연 이들중 국면을 역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손학규는 쉬운 얘기로 한나라당 3등이다. 현재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한나라당 3등 이상은 힘든 사람이다. 정동영은 열린 우리당에서 1, 2위는 할 수 있을지 몰른다. 그러나 지명도나 정치적인 역량에서 보면 이명박에게 진 박근혜에 밀린다. 한예로 탄핵 정국에서 치루어진 총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침몰하는 한나라호를 구한 영웅이 박근혜라면 욱일승천하는 우리당의 목을 잘라버린 것이 정동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손학규, 정동영이 보다는 이해찬이 확실히 낫다.
그러나 문제는 이해찬으로도 이명박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이해찬은 상당히 똑똑한 사람이다. 그러나 정치는 똑똑한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정치 지도자에 요구되는 덕목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로마인 이야기'에서 이태리 교과서를 인용한 부분을 보면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5가지 덕목은 첫째 불굴의 의지, 둘째 자제력, 셋째 지구력, 넷째 지성, 다섯째 설득력으로 꼽고 있다. 이 기준을 가지고 이명박과 이해찬을 비교해 보자. 정치에 관심을 끊은지 오래됐기 때문에 타당한 비교가 될지 모르겠다.
먼저 첫번째 덕목인 '불굴의 의지'를 보면 확실이 이명박이 낫다. 물론 불굴의 의지에 말도 되지 않는 똥고집까지 포함시켜야 하겠지만 불굴에 의지만은 불도저로 불리는 이명박이 훨씬 낫다고 본다. 모든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하는 운하도 청계천처럼 밀어 붙일 가능성이 많다. 이해찬 역시 의지가 굳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이명박의 똥고집을 능가할 의지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덕목인 '자제력'을 보자. 자제력이 없기는 이명박이나 이해찬이나 비슷하다. 수해 골프, 산불 골프, 삼일절 골프라는 이해찬에대한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골프라고 하면 자제력이 없어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명박은? 비슷하다. 서울 시장을 하면서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 이명박이나 모두 정치 지도자로서 갖추어야할 자제력은 없어 보인다.
세째 '지구력'이다. 지구력이 단순히 오래 지속하는 힘이라고 하면 지구력은 이명박, 이해찬 모두 비슷한 것 같다. 긴 세월 경제인으로 꾿꾿히 살아온 이명박이나 마찬가지로 긴 세월의 풍랑을 이기며 꾿꾿이 정치인으로 살아온 이해찬이나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넷째는 '지성'이다. 지성은 당연히 이해찬이 이명박보다는 뛰어나다. 오늘날의 이명박을 있게한 것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다. 그 외에 다른 것은 없다. 한 예로 청계천을 보자. 만약 이명박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청계천을 이처럼 복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분수라는 비판에서 부터 현재 청계천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이미 짐작된 일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을 하면서 했다는 공적은 모두 다 이런 식이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잔디 광장.
다섯째는 '설득력'이다. 이 부분은 두 사람 모두 없다. 이명박의 화법을 보면 정말 아닌 경우가 많다. 특히 이명박의 개념없는 솔직은 이명박 캠프 진영에서도 곤욕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이명박과 노무현의 화법은 비슷하다. 그러나 이명박이 노무현을 싫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무현의 솔직이 인간적인 솔직이라면 이명박의 솔직은 개념없는 솔직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이명박, 이해찬 모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정치적인 화법보다는 솔직한 화법을 많이 구사한다. 노무현이 인간적인 솔직이라면 이명박은 개념없는 솔직, 이해찬은 계산된 솔직. 따라서 정치적인 화법은 이해찬이 세람중 가장 나은 셈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나 이해찬이 대통령이 되나 별 차이는 없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하는 덕목으로 비교했지만 이런 것으로 비교하지 않는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문국현이 희망이다.
남은 이야기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 동양은 일반적으로 도덕성을 요구한다. 아마 유교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양에서 요구하는 덕목에는 특이하지만 도덕성은 없다. 동양의 지도자관이 아닌 서양의 지도자관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는 일종의 속임수(위선)이다. 따라서 도덕성은 자기 자신에게 요구되는 항목일 수는 있어도 통치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한 예로 김대중의 사생아는 도덕적으로 분명히 문제이지만 그가 햇볕 정책을 위해 일시적으로 국민을 속인 사실은 비난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유시민, 이해찬 모두 비슷한 화법을 구사한다. 또 모두 비슷한 면이 있다. 바로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은 정치를 하면안된다. 정치란 상대를 죽이는 작업이 아니라 상대를 끌어앉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유시민 의원이 대선 후보에 사퇴하면서 이해찬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유시민은 시원한 화법은 나도 좋아하지만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았다.
문국현 후보의 지지를 위해 문국현 후보에 대한 글을 모두 메타 사이트 추천 글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