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한우, 왜 생각보다 맛 없을까?
1++ 등급 한우
구운 상태에서 찍었기 때문에 색감은 조금 떨어진다. 그러나 정말 맛있다. 살짝 구워 먹으면 살살 녹는다. 그런데 이 쇠고기의 등급은 1등급이 아니라 1++등급이다. 1등급은 최고급 등급이 아니다. 전체 쇠고기 등급 중 3등급에 해당된다. 왜 이런 등급이 사용되며, 맛있는 쇠고기는 어떻게 고를까? 또 등급이 떨어지는 쇠고기는 맛있게 먹을 수 없을까? 바로 이런 비밀을 밝히기 위해 쓴 글이다.
들어가는 말
작년에 인터넷에서 알게된 미리내님의 맛있는 쇠고기
왼쪽이 맛있는 쇠고기이고 오른쪽이 맛없는 쇠고기이다. 설명만 보면 고기 고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자주 먹어 보면 느낌으로도 맛있는 쇠고기를 구분할 수 있다. [그림출처: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좋은 고기 고르는 요령]
맛있게 먹는 방법은?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쇠고기는 '1++등급'이 가장 맛있다. 그러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동가래농장같은 업체가 주변에 있다면 직접 사와서 먹을 용의도 있다. 그러나 동가래농장과 같은 업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쇠고기를 먹기 위해 매번 횡성까지 가기도 힘들다. 이럴 때는 1등급이나 2등급 쇠고기를 사와서 먹는 것도 괜찮다. 아니 업자에게 속지 않고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등급이 떨어지면 쇠고기가 질기며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맛이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바로 먹는 것이 맛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쇠고기도 숙성을 해야 맛있다'. 실제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고기집은 모두 자체에서 숙성한 뒤 손님에게 내온다. 등급이 떨어지는 쇠고기도 비슷하다. 고기 자체에 기름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질긴 쇠고기는 숙성을 통해 부드럽고 더 맛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쇠고기를 숙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사온 '쇠고기를 먹을 분량에 따라 진공포장'한다. 진공포장기가 없다면 랩으로 꽁꽁 싸매도 된다. 그리고 '야채실에서 15~25일 가량 저온 숙성'한다. 이렇게하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나와 그냥 먹는 것 보다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고로 아래에서 소개하는 동가래농장의 1++등급 한우도 날짜만 보면 10일 정도 저온 숙성한 한우처럼 보인다.
동가래농장
7번 국도를 타고 횡성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에 간판이 보인다. 이 간판 바로 옆의 작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동가래농장이 나타난다.
'한우 중에서 거세우(1++) 보다 더 비싸고 좋은 한우는 없다'고 쓰고 있다. 또 '전국에서 제일 비싼 한우를 제일 싸게 판다'고 한다. 그런데 등급을 생각하면 정말 싸다. 올해 가격은 모르겠지만 최고급 등심 100g을 1만2천원 정도에 판매했었다.
시골에 가면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 하는 곳이 많다. 돼지고기를 이렇게 판매하는 집은 보통 식육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고 쇠고기는 정육식당이라는 간판을 단 곳이 많다. 동가래농장도 비슷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이 있으며 여기서 고기를 사서 식당 안쪽에서 구워 먹거나 사가지고 가면 된다. 식당을 이용하면 '일인당 3천원의 반찬비'를 받는다.
역시 약간 구운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기름이 아주 잘 박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고기는 먹으면 입에서 녹는다. 또 살짝 구우면 입에서 녹고 바싹 구우면 고소하다. 보통 쇠고기는 바싹 구우면 맛이 없다고 하는데 1++ 등급에서는 이런 말도 통하지 않는다.
개체 식별번호가 있기 때문에 이 식별번호를 이용하면 한우의 등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개체 식별번호를 확인한 것이다. 2008년 2월 20일에 태어나서 2010년 7월 14일에 도축됐다. 고기를 먹은 날이 7월 25일이니 도축 후 10정도 지난 뒤 먹은 셈이다. 지역은 예산이다. 예산은 인근의 봉화, 영주[5]와 더불어 쇠고기가 맛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남은 이야기
이 글을 쓴 2011년 까지는 1++ 등급 한우를 좋아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등급은 높지 않지만 정말 맛있는 한우를 먹은 적이 있다. 이때 경험으로 쇠고기 등급제에 대한 의문을 품었고 요즘은 1++ 등급을 예전처럼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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