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32 - 숙제없는 방학, 대소원 초등학교


숙제없는 방학

오늘 출근 도중 뉴스에서 다소 뜻밖의 뉴스를 들었다. 바로 충주 대소원 초등학교에서 숙제 없는 방학을 시행한다는 것이었다. 먼저 교장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보다 방학 중 더 많은 학원을 다닌 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 학교에서 방학숙제를 내주게되면 아이들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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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없는 방학

이제 얼마 뒤면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방학이다. 방학은 쉰다는 즐거움과 방학숙제라는 중압감의 두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학내내 놀다가 방학 끝무렵에 방학숙제에 매달린다. 나도 그랬다. 따라서 방학 마지막 날에는 하루 종일 그린 엉터리 그림일기에 대한 추억은 내 연배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단상일 것이다.

오늘 출근 도중 뉴스에서 다소 뜻밖의 뉴스를 들었다. 바로 충주 대소원 초등학교에서 숙제 없는 방학을 시행한다는 것이었다. 먼저 교장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보다 방학 중 더 많은 학원을 다닌 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 학교에서 방학숙제를 내주게되면 아이들의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이었다.

또 방학숙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방학을 하기전에 아이들이 방학동안 하고 싶은 일을 방학전에 발표하고 방학동안 이런 일을 어느 정도 이루었는지 방학 후에 발표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내주는 방학숙제 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택해서 하는 숙제가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숙제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이 세운 목표를 어떻게 이루어 갈 수 있는지를 교육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조치는 실험적이라는 점이다. 매년 이런 방법으로 방학숙제 없는 방학을 내는 것은 아니고 올해 시행해 보고 효과가 있으면 계속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야호, 숙제 없는 방학 즐거운 방학 [충북일보]

이번 여름방학 기간 중 숙제를 내지 않기로 한 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주지역의 한 시골 학교인 대소원초등학교(교장 최은성)는 이번 여름 방학에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숙제 없는 방학을 대신해 자기 관리 능력 발휘 기회 부여와 책 읽는 방학을 실시키로 했다.

이 학교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제히 주어지는 방학 숙제를 없애고 시간 활용 방법과 건강관리 방법 등의 지도를 통해 스스로 생활을 계획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숙제를 탐구하도록 하는 자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도록 할 계획이다.

요즘은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학원에 목매는 경우가 많다. 충주는 비평준화 지역이고 따라서 충북 지역 모두 충주 고등학교에 목을 매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서울대에 목매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충북 지역의 사람들은 충고에 목을 맨다.

이렇다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교육열이 그리 높지 않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대부분 과외를 하는 가정이 많다. 필지는 아이들의 배움터는 학교도 아니고 학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배움터는 바로 산과 들이다. 또래 집단과의 놀이이다. 아울러 이런 교육은 이때 배우지 못하면 평생 배울 기회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니고 싶지 않다는 학원은 보내지 않는다.

다행이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직도 함께 놀 친구가 있기 때문에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학원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그 이유는 산과 들에서 놀고 싶어도 놀 수 있는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숙제없는 방학을 시도한 충주 대소원 초등학교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학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것으로 믿는 부모가 많아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학원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려 줄뿐 공부하는 방법을 일러 주지 않는다.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면 아무리 공부한다고 해도 성과가 없다. 따라서 학원을 보내 일시적으로 성적이 오르는 것을 기대할 수 있어도 공부 잘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남은 이야기

큰 조카인 한결이는 공부를 아주 잘한다. 수옥정에 대한 글 알 수 있듯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의외로 녀석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녀석은 학원도 다니지 않는다. 10시에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와서 새벽 한~두시까지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검도 자세를 연습하고 잔다.

공부는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성적은 충고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둘째 한힘이는 이 것이 못내 부러운 모양이었다. 학원을 다니고 12시까지 공부를 해도 수안보 중학교라는 작은 중학교에서 일등도 못하는데 노상 놀면서도 중학교 때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충북권내 상위 5%만 응시 자격을 준다는 충주 고등학교에서도 최상워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 한결이는 공부하는 방법을 안다. 원래 성격이 순수하고 고집이 세며, 집중력이 좋다. 이런 아이가 공부하는 방법을 알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성적이 유지된다. 그런데 공부하는 방법은 사람따라 다르다.

나는 영어를 아주 못했다. 그래서 대학교 2학년 때 정말 하루에 볼펜 한 자루씩 쓰면서 Vocabulary 22000을 공부했다. 그리고 한 1년이 지난 뒤 영어 단어를 외우는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중심 이미지 연상법[1]이라는 것이다. 모든 단어는 그 단어의 핵심이 되는 이미지가 있다. 이 것을 중심 이미지(Central Image)라고 한다. 새로운 단어를 만나면 단어의 뜻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 단어의 중심 이미지(중심이 되는 뜻)을 파악하고 이 이미지를 기억한다. 문장 속 단어의 뜻을 알고 싶으면 중심 이미지를 물질적, 정신적, 추상적으로 전개해 본다[2].

이 방법을 아는 분께 설명하자 그 분이 한 얘기는 딱 한마디이다.

영어도 수학적처럼 공부하셨네요.

공부를 잘하려면 자신만의 공부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공부법은 누구도 알려 줄 수 없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부법은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공부법을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전부인 셈이다.

관련 글타래

  1.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내 방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단어를 외우는 방법이 책으로 나온 것을 봤다. 다만 내 방법은 대학교 2학년 때(20년전) 생각한 방법이다. 
  2. 중심 이미지는 영한사전으로는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영어를 공부할 때는 영한사전보다는 영영사전으로 할 것을 권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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