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인터넷 강의를 하면서 쓴 글입니다. 아울러 1996년 홈 페이지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올린 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딱 10년 전의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다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또 그리 긴 시간이 아닌데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처음 인터넷을 할 때는 OS가 DOS였습니다. 아울러 DOS에서 넷트웍 드라이버를 잡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이렇게 연결된 인터넷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Telnet, FTP, Gopher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초기에 인터넷을 한 사람이라면 아마 핀란드의 '가르보'라는 사이트를 기억할 것입니다. PC 통신에서도 구할 수 없는 수많은 귀한 자료가 올라와있는 보석같은 사이트였습니다. 이 사이트에 파일을 내려받아보면 속도는 잘 나와야 100cps 정도였습니다[1].
그러다가 모자익이 등장하면서 'Windows 3.1'로 인터넷을 했습니다. 이 모자익에 캐시 기능을 집어넣어 웹 탐색 속도를 획기적으로 고친 것이 넷스케잎입니다. 넷스케잎이 등장한 이후의 화두는 단연 웹이었습니다.
Windows 3.1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Winsock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Winsock 프로그램은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한글이 깨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국 한글 문제를 처리한 패치를 만들어서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습니다. 컴퓨터(Computer)는 64비트 듀얼(Core 2 Dual)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넷트웍 속도는 100M까지 올라갔습니다.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작업이 웹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웹을 통해 대화하며 삶을 꾸며가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당시 이 글을 올리면서 인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 예측은 어긋낫습니다. 인류는 정보의 홍수가 아니라 정보를 위장한 쓰레기의 홍수 속[2]에 살고 있으니까요.
아무튼 10년 전의 글[3]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 10년이면 강산이 아니라 온 세상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가치관도 바뀌고 행동 방식도 바뀌고...
- 1cps도 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후배가 10,0000 바이트짜리 압축 파일을 3일간 받고 있었습니다. 받은 바이트 수가 올라가지 않으니까 중지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받아야 할지를 제게 물어보더군요. 그때였습니다. 한바이트가 올라가더군요. ↩
- 1993년 인터넷 상용화가 허용됐습니다. 이때 저 역시 상용화를 반대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정보가 아니라 쓰레기가 넘처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인터넷의 정화 기능을 믿었지만 이런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셈입니다. ↩
- 10년전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홈 페이지와 블로그를 분리하면서 다시 블로그로 올린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