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이는 보통 동생보다는 형을 좋아한다.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누나보다는 형을 좋아한다. 특히 누나네 조카들(한결, 한힘)을 무척 좋아한다. 얼마전 설에도 누나네 식구들이 방문했다. 보통 설에는 누나와 동생 모두 시댁을 들리고 오기때문에 설날까지는 우영이는 혼자서 지내야 했다.
기다리던 형들이 오자 신이난 우영이는 마루에서 방으로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때였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우영이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확인해보니 안방에서 까불고 다니던 우영이가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다가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히며 넘어져서 우는 것이었다.
우영이를 달래고 있는 데 그때
"야~~~"
하는 다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손에 들고 있던 물건으로 한결이와 한힘이를 때리는 것이었다. 지딴에는 오빠를 한결이와 한힘이가 때려서 그런 것으로 안 모양이었다. 누나가
다예야. 오빠는 이 오빠들이 때려서 다친게 아니고 책상에 부딪혀서 다친거야
라고 얘기하자. 울고 있는 우영이에게 다가와서 울먹이며
오빠, 다예한테 와봐
오빠, 다예한테 와봐
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결국 엄마 품에 안겨서 우느라 정신없는 우영이가 오지않자 우영이한테 가서 우영이를 꼭 안아주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 남매도 모두 친하다. 따라서 남매간의 불화와 같은 얘기는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얘기 정도로만 알고 있다. 동생이 시집가지 전까지만해도 항상 동생하고 손을 붙잡고 다녔기때문에 동생이 아니라 애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시에 동생이 시집을 못가고 있는 것이나 내가 장가를 못가고 있는 것 모두 남매가 너무 친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우영이와 다예도 서로 끔찍히 아낀다. 우영이도 가끔 다예를 때리고 울리는 경우도 있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다예를 보호하려고 한다.
아무튼 이 일덕에 다예는 순해보이지만 성격만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