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IE, 그러나…
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터넷 탐색기 9 베타(Internet Explorer 9 Beta)가 "웹, 아름다움에 눈뜨다"라는 이름으로 런칭했다. 인터넷 탐색기 6(Internet Explorer 6)부터 8까지 별 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9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나름 궁금해 진다. IE(Internet Explorer)는 브라우저의 절대강자였던 넷스케잎(Netscape)을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IE 4부터 추격, IE 5에서 따라잡았으니 왕위에 오른지 벌써 10여년이 훨씬 지난 셈이다. 그러나 브라우저 측면에서 보면 'IE는 IE 6부터 IE 8까지 변화가 거의 없었다'.
목차
IE 9 베타 런칭
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터넷 탐색기 9 베타(Internet Explorer 9 Beta)가 "웹, 아름다움에 눈뜨다"라는 이름으로 런칭했다. 인터넷 탐색기 6(Internet Explorer 6)부터 8까지 별 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9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나름 궁금해 진다. 아무튼 오늘은 12시 30분 부터 15시 10분까지 코엑스 켄션홀 오디토리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런칭 행사가 있다. 또 오후 7시 부터는 엘타워 8층 엘하우스홀에서 블로거를 대상으로한 런칭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나 역시 블로거의 자격으로 오늘 이 런칭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 행사를 바라보는 입장은 기대반, 포기반이다.
IE(Internet Explorer)는 브라우저의 절대강자였던 넷스케잎(Netscape)을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IE 4부터 추격, IE 5에서 따라잡았으니 왕위에 오른지 벌써 10여년이 훨씬 지난 셈이다. 한때 IE의 점유율은 90%까지 올라섰었다. 그러나 작년에 70%대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60%선까지 무너졌었다. 끼워팔기로 경쟁자가 없었던 호황성세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결과다. 물론 국내에서 IE의 점유율은 아직까지도 절대적이다. 쇼핑몰, 금융권에서 전자정부까지, 개인 홈페이지에서 포털까지 보안 및 교차 브라우징(Cross Browsing)에 문제가 있는 ActiveX로 도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우저 측면에서 보면 'IE는 IE 6부터 IE 8까지 큰 변화가 없다'. IE 6에서 IE 7로 넘어가며, 탭을 비롯 여러 가지 기능을 도입했다. IE 사용자에게는 신선한 기능 추가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제도, 오늘도 쓰는 기능이었다. 다만 'IE는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여전히 느리고 기능이 떨어지는 브라우저였다.' 이런 브라우저의 점유율이 60%가 넘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물론 국내의 90%가 넘는 점유율은 기형적이다.
아무튼 PC 운영체제 시장(Personal Computer)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이다. 불여우와 다른 브라우저의 추격이 매섭기는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당분간 IE의 점유율은 6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초 IE의 점유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예에서 알 수 있듯이 IE의 앞날을 계속 장담하기는 힘들다. 이미 IE의 대안으로 떠오른 불여우(Firefox), 검색의 황제 구글을 뒷배로 빠른 속도와 안정성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크롬(Chrome)등 다른 경쟁 브라우저의 약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IE 9의 새 기능
그리고 발표된 'Internet Explorer 9'[1].
IE 9 베타 사이트를 접속해 보면 IE 9의 새로운 기능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내세우고 있다.
- 간결한 사용자 UI를 기초로한 능률적인 디자인
- 크롬의 새탭 페이지와 비슷한 새탭 페이지
- 유해한 파일을 추적할 수 있는 다운로드 보기 및 추적
- 오페라를 보는 듯한 향상된 탭 기능
- 파이어폭스, 크롬등 대부분의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주소 표시줄 검색
- 과거 도구막대 아래쪽에 나타났던 알림 표시줄
- 기능이 보강된 추가 기능/성능 관리자
- 하드웨어 가속
그런데 새로운 기능으로 설명한 부분 중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 오페라(Opera), 불여우(Firefox), 크롬(Chrome)과 같은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눈에 눈에 띄는 부분은 하드웨어 가속 정도가 고작이다.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이용해서 비디오 스트리밍이나 온라인 게임처럼 그래픽을 많이 사용 작업의 속도를 올린 것이라고 한다. 다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크롬 보다 빠른 IE 9?
일단 크롬 만큼 빨라졌더고 하는 속도를 한번 시험해 봤다. 속도 측정은 IE 8 - 얼마나 빠를까?라는 글에서 사용한 SunSpider에서 진행했다. IE 9가 536.4ms로 크롬의 390.2ms에 비해 느리지만 차가 크지 않다. 특히 'IE 8에 비해 약 8배', 'IE 7에 비해 34배'가 빨라졌다. 즉, 다른 것은 몰라도 자바 스크립트 엔진은 분명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타이기 때문에 호환성에는 문제가 있었다. 한 예로 블로그의 낙서장은 아예 동작하지 않았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아예 표시가 되지 않는다.
블로그 낙서장을 접속하면 그림처럼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IE 7, 8이었을 때는 속도가 느리다고 난리였는데 IE 9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난리를 칠 것 같다. 물론 정식판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외관
IE 9는 외형적으로도 조금 바뀌었다. '간결한 UI'라고 하는데 얼핏 보면 크롬의 디자인과 상당히 닮아있다. 탭 옆에 주소 표시줄을 붙이지 않고 아래쪽에 붙였다면 딱 크롬의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가장 오른쪽에 설정과 같은 메뉴를 배치한 것도 비슷하다. 다만 탭 옆에 주소 표시줄이 있다. 따라서 주소 표시줄이 너무 좁다. 주소 표시줄과 탭 줄을 분리하는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또 상태 표시줄도 크롬과 비슷하게 표시하지 않는다. 물론 옵션을 통해 표시할 수는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크롬에서 앞으로, 뒤로 단추만 커진 것처럼 보인다. 다만 간결한 UI는 맞다. 크롬은 이런 간결하며 깔금한 UI로 사용자에게 다가섰기 때문이다.
크롬의 새탭이?
새탭을 클릭하면 '크롬처럼 자주 방문하는 페이지'가 나타난다. 마우스를 올리면 등록된 사이트를 삭제할 수도 있고, 시작 메뉴에 등록할 수도 있다. 또 작업 표시줄로 끌고 가면 작업 표시줄에 고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작 메뉴에 등록하는 기능이나 작업 표시줄에 등록하는 기능은 IE 9의 독창적인 기능처럼 보인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아니다. 크롬(Chrome)에서 제공하는 웹 응용 프로그램 만들기 기능의 변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닫힌 탭 다시 열기나 마지막 세션 다시 열기도 크롬과 비슷하다. 다만 아직 베타라서 그런지 간결하기 보다는 조금 허접해 보인다. 다만 홈페이지 기능과 새탭 페이지 기능이 분리되어 있는 것 정도가 크롬과의 차이인 듯했다.
보강된 내려받기 관리 기능
IE 8까지는 별도의 내려받기 관리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불여우나 크롬등이 내려받기 관리자를 제공하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IE 9에서는 내려받기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일단 파일을 클릭하면 크롬과 비슷하게 상태 표시줄 위에 내려받기 상황이 표시된다. 여기에서 다운로드 보기 단추를 클릭하면 다운로드 보기 및 추적 창이 나타난다. 내려받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스마트스크린 필터(SmartScreen Filter)다. IE 8에서 도입된 스마트스크린 필터는 파일을 내려받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오페라 탭?
또 탭 기능 역시 타사의 브라우저와 비슷하게 바뀌었다. 구글 크롬의 새로운 탭 기능들이라는 글을 쓰며 크롬에서 탭을 분리하고 원래의 창에 붙이는 기능을 설명했었다. 그런데 IE 9 역시 탭이 비슷하게 동작한다. 즉, 탭을 끌어 당겨 창과 분리할 수 있고 끌어 놓아 창과 합칠 수 있다. IE 8에 비해서는 분명 향상된 기능이다. 그러나 경쟁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는 기능이다. 따라서 향상된 탭 기능이라는 설명은 기존 IE 사용자를 위한 설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달라진 추가 관리 기능
예전부터 있던 기능 중 변화가 있는 부분은 추가 기능 관리이다. 예전에는 ActiveX와 같은 확장에 대한 관리만 제공했었다[2]. 그러나 IE 9에서는 확장, 검색 공급자, 바로 연결등을 모두 관리할 수 있다. 또 크롬이나 불여우의 확장 갤러리와 비슷한 확장 프로그램 찾기 기능도 제공[3]한다. 이 사이트를 통해 확장(Add-on), 웹 조각(Web Slice), 바로 연결(Accelerator)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외에 확장의 로드 시간, 탐색 시간도 표시해 준다. 아울러 추가 정보를 클릭하면 해당 확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꽤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확장 성능 도움기(Add-on Performance Advisor)가 추가되었다. 확장 성능 도움기는 확장을 설치할 때 문제가 되는 확장을 확인,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타
IE 9는 HTML5를 비롯 웹 표준을 더 잘 준수한다. 이 부분은 많은 웹 개발자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다만 호환성에는 아직 문제가 있는 것 같다. IE 6은 기능은 한참 떨어지고 속도는 참기 힘들 정도로 느리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ActiveX와 IE 6만의 호환성[4]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호환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IE 9 역시 IE 7, 8과 같은 운명을 걷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국내 사용자의 상당수가 사용하는 XP 자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 진다. 다만 이 부분은 국내의 기형적인 웹 확경의 문제지 IE 9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사니 벤치마크니?
IE 9는 불여우나 크롬과 같은 경쟁사의 브라우저를 많이 벤치마크(Benchmark)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벤치마크라는 완곡한 표현 보다는 '베꼈다'는 표현이 오히려 더 적당한 것 같다. 브라우저의 기능은 어찌 보면 서로 벤치마크하며 개발해왔다. 그러나 설사 벤치마크를 한다고 해도 각 브라우저는 나름대로 독창성을 유지한다. 기능면에서 보면 불여우와 오페라와 비슷한 크롬이지만 '베꼈다'는 소리를 듣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UI에서 불여우나 오페라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누가 봐도 간결한 UI였다. 여기에 다른 브라우저는 따라올 수 없는 속도와 안정성을 제공했다. 그 뒤 여러 가지 확장을 제공하며 보강했지만 이런 특징들 때문에 "불여우나 오페라를 베꼈다"는 표현을 쓰기는 힘들다. 그러나 IE 9는 '간결한 UI'라는 'UI부터 경쟁사의 브라우저와 너무 닮아 있었다'. 아울러 IE 9만의 특징으로 내세울 만한 것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물론 "스마트필터를 사용하며 평판 시스템을 사용는 것"과 같은 세세한 특징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