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발원지, 황지
닭갈비 집에서 나와 조금 더 내려가면 낙동강의 수원이라는 황지가 나온다. 태백은 상당히 작은 도시였다. 시내 중심 도로도 1차선 편도였고 이 중심가를 감싸는 도로가 전부혔다. 주변 도로는 중심 도로보다 조금 넓기는 했지만 큰 도로는 아니었다. 이런 도로와 도로 사이에 황지가 있기 때문에 황지의 규모도 작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전 처음 보는 수원이라 기대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황지로 향했다.
충주에서 태백
동해고속도로 끝자락에서 삼척으로 가다 보면 뜬금없이 '38번 국도'가 나타난다. 38번 국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충주에 사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도로 중 하나다. 이천부터 제천, 강원도[1]까지 이어지는 잘 닦인 국도이기 때문이다. 보통 강원도를 갈 때는 38번 국도로 제천까지 이동한 뒤 제천 IC에서 중앙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그런데 동해 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에 38번 국도가 있다는 것이 의아했다.
일단 이 38번 국도를 탓다. 목적지는 태백. 강릉에서 먹어본 태백 닭갈비가 생각 보다 맛이 없었다. 그래서 그 본고장 맛은 조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강원도 태백으로 길을 잡았다. 태백 닭갈비는 일반 닭갈비와는 달리 전골형태의 닭갈비인데을 들어간 재료와 조리법을 보면 '닭도리탕'과도 다른 요리였다.
아무튼 동해 고속도로 끝자락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면 수려한 산세가 나타난다. 구불 구불 끝없이 이어지는 수려한 산세는 달리는 것 자체도 재미있다. 또 계곡이 많아 여기저기 놀만한 장소가 곳곳에 보인다. 이 38번 국도를 타고 백두대간을 넘으면 바로 태백시가 나타난다. 그런데 태백으로 가다 보니 몇가지 특징이 보인다. 하나는 탄광촌이었던 흔적이다. 석탄을 나르기 위한 철길도 보이고 석탄 박물관도 보인다. 또 하나는 바로 동굴이다. 석탄을 캐던 굴을 동굴로 개발한 것인지 아니면 자연 동굴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동굴로 가는 간판이 많았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수원이다. 태백에는 의외로 한강과 낙동강의 수원이 있었다. 보통 하나의 강은 상당히 많은 수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강의 수원을 한군데에서 두곳이나 보는는 것은 드물다. 특히 우리나라의 젖줄인 낙동강과 한강의 수원이라니 정말 의외였다. '낙동강의 수원'은 황지(黃池)라고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연못이다. 반면에 '한강의 수원'은 검룡소(儉龍沼)라고 한다. 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연못 보다는 수량이 풍부한 듯했다.
태백에 간 목적이 태백 닭갈비이기 때문에 일단 닭갈비 집을 찾았다. 태백도 마찬가지고 속초나 동해도 마찬가지지만 해변이나 산속에 있는 도시는 보통 일자형인 때가 많다. 태백 역시 일자형 도시였다. 다만 요즘 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듯 왼쪽 끝부분 안쪽으로 도시가 개발된 덕에 전체 도시의 모양은 ㄴ자형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가 간 닭갈비 집은 태백에서 살다온 충주분이 소개해 준 집이었다. 그러나 '닭갈비는 강릉에서 맛본 태백 닭갈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일단 강릉에서 먹어본 달갉비처럼 전골 형태의 닭갈비 였다. 야채의 양이 풍부하고 한약제가 들어간 듯한 맛이 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인분에 6천원으로 가격은 상당한 편이지만 들어간 닭고기의 양은 너무 적었다. 태백에 살던 분들이 태백 닭갈비를 자주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 '태백 닭갈비는 고향의 맛'이 아닐까 싶었다.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
닭갈비 집에서 나와 조금 더 내려가면 낙동강의 수원이라는 황지가 나온다. 태백은 상당히 작은 도시였다. 시내 중심 도로도 1차선 편도였고 이 중심가를 감싸는 도로가 전부혔다. 주변 도로는 중심 도로보다 조금 넓기는 했지만 큰 도로는 아니었다. 이런 도로와 도로 사이에 황지가 있기 때문에 황지의 규모도 작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전 처음 보는 수원이라 기대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황지로 향했다.
연못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수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표지석이 입구에 놓여있었다.
"태백시는 한여름에도 온도가 20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태백시에서는 7월말 부터 8월 초까지 쿨시네마 페스티발를 한다. 9일간 영화를 상영하며 여러 이벤트를 함께 하는 행사다. 우리가 갔을 때는 행사 마지막 날이라 행사는 볼 수 없었다.
낙동강의 수원 황지
우영이 뒤로 보이는 작은 연못이 황지다. 이 황지의 물은 작은 돌다리를 지나 흐르고 다시 아치형 다리 두개를 지나 흐른다. 다만 황지에 사는 물고기는 원래 황지에 사는 물고기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강원도의 좋은 햇살을 그대로 받고 새까맣게 변한 다예지만 태백의 찬 공기는 무척 추운 듯했다. 추위는 거의 타지 않은 나 조차 쌀쌀함을 느꼈다.
서울의 낯기온이 33도가 될 것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오후 6시 정도 된 '태백의 온도는 19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해가 없어지면 춥게 느껴진다.
많은 모텔, 없는 방
황지를 나온 우리 가족은 모텔에서 먹을 것과 과일을 산 뒤 차를 주차한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바로 아래에 모텔이 있었기 때문에 차를 끌고 모텔로 내려왔다. 그런데 태백에는 의외로 모텔이 많았다. 작은 도시와 좁은 도로를 생각하면 상당히 의외였다. 다만 성당 아래쪽의 모텔은 조금 좁은 듯해서 다른 모텔을 가기로 하고 차를 끌고 내려오면서 모텔에 전화를 했다. 물론 숙박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많은 모텔에 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벽촌, 더구나 볼것도 없는 벽촌까지 올까 싶었다. 아무튼 주변에 널린 것이 모텔이라 뒷편으로 이동하며 모텔을 찾았다. 그러다 찾은 모텔이 알프스 모텔이다.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주차 공간이 넓고 깨끗해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 아주머니가 수건을 손으로 일일이 다리는 것을 보고 선택했다.
그런데 모텔 숙박비를 묻고 온돌방으로 달라고 이번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난색을 표했다. 마치 그 방은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위해 미리 잡아둔 것 같았다. 아무튼 이 작은 도시에 넘처나는 모텔도 의외였지만 일요일에도 방이 없는 것도 이상했다. 나는 온돌이 좋지만 우엉맘은 침대를 편해하기 때문에 일단 침대방을 얻어 모텔에서 일박을 했다. 생각했던대로 모텔은 깔끔했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이 작은 도시에 모텔이 많고 방이 없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고 한다. 먼저 '운동선수들이 여름에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많이 온다'고 한다. 여름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이 운동하기에는 딱 좋다고 한다. 또 고원 레포츠 도시라는 이름처럼 주변에 골프장이 많다고 한다. 동사무소에서 골프 스쿨을 운영하기 때문에 "동네에서 헬스를 배우듯 골프를 배울 수 있다"[2]고 한다. 마지막으로 태백에 사는 사람 중 상당수는 강원랜드에 다니기 때문에 씀씀이가 좋고 따라서 음식 장사가 상당히 잘된다고 한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아무튼 다음 날 일찍 일어난 뒤 다시 38번 국도를 타고 달렸다. 산이라 그런지 생각지도 않은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름 때문에 내리는 비가 아니라 일교차 때문에 맻힌 이슬이 내리는 듯 했다. 태백에 "한강과 낙동가의 발원지가 있다"고 했는데 한강의 발원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태백시에서는 발원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라는 팻말이 보였다. 새벽 이른 시간이 아니라면 검룡소도 들리고 싶었다. 그러나 새벽 시간이 이르고 이슬비가 내리는 상태라 검룡소는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주말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길을 돌렸다[3].
물맑고 깨끗한 사천진리 해수욕장
지난 일요일의 일이다. 날이 너무 좋았다. 새벽같이 사무실에 왔지만 바람 한점없는 좋은 햇살에 사무실에 있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경포대에 갔다 오기로 했다. 충주에서 강원도까지는 두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시간에 출발하면 길이 아주 넉넉하다. 아이들을 태우고 38번 국도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원래는 경포대로 가려고 했지만 휴가 끝물이라 아직도 경포대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경포대가 아니라 예전부터 자주 가던 아침 바다 펜션 근처의 사천진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사천진리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을 따라 긴 해안도로가 있고 따로 주차장이 없다. 따라서 아무리 성수기라고 해도 해변에 사람이 넘처나는 일은 없다.
해안도로에 차를 주차하고 자리를 마련한 뒤 파라솔을 쳤다. 경포대에서는 파라솔을 쳐주는데 5000원이지만 사천진래 해수욕장에서는 자리값을 5000원을 받는다. 따라서 파라솔을 처달라고 하면 자리값을 포함해서 만원을 받는다. 다만 우리는 파라솔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5000원의 자리세를 내고 파라솔을 쳤다.
물이 너무 깨끗했다. 사천진리 해수욕장은 원래 물이 깨끗한 편인데 이번에는 더 깨끗한 것 같았다. 또 물이 너무 찻다. 마치 계곡물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아이들만 놀리는데 깨끗한 물과 찬 바닷물, 뜨거운 햇살을 보니 나 역시 물놀이를 하고 싶어졌다. 결국 아이들, 아이엄마와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물론 물놀이를 즐긴 뒤에는 아이엄마가 그렇게 먹고 싶어한 항구횟집의 오징어 물회도 먹었다. 개인적 항구횟집의 오징어 물회는 내가 먹어본 물회 중 가장 맛있었다.
아이들이 놀기에 물이 조금 깊기는 하지만 날이 너무 좋았다. 멀리 수평선 넘어로는 가로로 펼처진 구름이 가득했다.
물놀이가 즐거운 아이들
처음 동영상을 찍을 때는 접사로 놓고 찍었기 때문에 멀리 잡은 구름 다리는 흐릿하게 나왔다. 우영이는 물이 깊는 얕든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겁이 많은 다예는 깊은 물 때문에 어른이 함께 들어가지 않으면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