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보는 시사 프로 중 하나는 뉴스 후이다. 예전에는 KBS의 시사 프로도 자주 봤지만 요즘은 KBS의 시사 프로는 거의 보지 않는다. 따라서 며칠 전 방영된 뉴스 후를 봤다. 이번에는 고장자연씨에 대한 특집이었다. 단순히 장자연씨의 자살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장자연 문건만 다룬 것이 아니다. 연예계의 문제,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까지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뉴스 후'의 마지막 클로징 멘트가 아주 인상적이다. 일단 윤도한 부장의 클로징 멘트를 들어 보자.
이제 국민들의 분노는 누가 장자연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그 인물들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여러차례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유력 일간지 대표와 기업가등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이 그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소문과 인터넷등을 통해 그 유력 일간지 대표가 누구인지, 그 기업가가 누구인지 많은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 남은 과제는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고 앞으로 이런 슬픈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고치는 일일 겁니다. 뉴스 후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는 클로징 멘트이지만 곱씹어 볼만하다. 클로징 멘트에서는 이미 국민들이 유력 일간지 대표와 기업가가 누구인지 입소문과 인터넷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고 단정하고 있다. 즉,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 근거없는 '카더라'라고 주장한 장자연 리스트를 뉴스 후에서는 실제 장자연 리스트로 보고 있는 듯한 멘트라는 점이다.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되기 전이고 아직 공신력있는 어떤 매체도 장자연 리스트의 진위 여부를 알려 주지 않고 있다. 또 "검찰의 수사의지가 없다"면 리스트 역시 공개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장자연 리스트가 진짜 장자연 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뉴스 후'의 클로징 멘트는 바로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장자연 리스트'는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경찰이지만 장자연 리스트 유출 경위에 수사를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