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사이코로 몰린 사연

2009/03/13 11:01

맥주집의 추억

우엉맘과 사귈 때 이야기이다. '맥주집의 추억'이라는 시리즈로 글을 올려도 될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던 우엉맘 집앞의 맥주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나중에 따로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은 맥주집에는 오는 사람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1년 넘게 다닌 이 맥주집에는 누가 따로 소개해 주지 않아도 서로 서로 잘안다.

목차

세벌식 사용자의 애환

PC방(Personal Computer)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PC방에 가끔 가면 꼭 눈살을 찌프리게 만드는 일이 있다. 바로 아이들의 욕설이다. 집에서도 저럴까 싶지만 듣기 거북한 욕설이 게임내내 나온다. 남자 아이들만 이럴 것 같지만 PC방에서 만나는 어린 여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다 보니 PC방에 드나드는 초등생들로 이런 모습을 종종 보곤한다.

꽤 오래 전이다. 서울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시간이 남아 PC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남들은 PC방 컴퓨터(Computer)의 사양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차피 나는 PC방에 가도 원격 데스크탑으로 사무실 PC를 연결, 사무실 PC로 작업하기 때문에 PC방 컴퓨터의 사양은 신경쓰지 않는다.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하고 있는 앞줄에 여학생들이 자리 잡았다. 헤드셋이 있지만 헤드셋을 사용하지 않아 나는 시끄러운 게임소리. 여학생 특유의 시끄러움. 여기에 욕설까지 더해지니 자리에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잠시 뒤 앞줄 여학생의 친구인듯한 여학생들이 내가 앉았던 자리와 그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프로그램 작업 중이라 다른 곳에 신경쓸 경황이 없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짜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보시 두, 세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마침 약속 시간이 다되서 PC방을 나가면서 계산대에 섰다. 그때 바로 옆에서 들리는 소리.

여중1: 해결했어?
여중2: 응. 어떤 싸이코 세끼가 세벌식으로 설정했지 뭐야!!!

말을 듣고 보니 내막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사용하면서 잠깐 으로 설정했다. 그 자리에서 게임을 하려던 그 여중생은 게임 채팅에서 글자가 자꾸 이상하게 찍히자 문제가 뭔지 확인해 본 모양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두벌식밖에 모르는 여중생이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 경우 PC를 바꾸거나 주인 아저씨한테 물어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여중생은 나름대로 공학도 기질이 있었는지 끝까지 물고 늘어진 모양이었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알았지만 이미 PC방에서 두~세시간 정도는 낭비한 셈이었다.

모든 문제가 다 마찬가지지만 알고 나면 정말 쉬운데 모를 때는 정말 답답하다. 고작 자판 설정 때문에 두~세시간을 낭비한 그 여중생이 화가 잔뜩 나서 내뱉은 한마디가 바로 "어떤 싸이코 새끼"였다. 사용자는 남과 함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사용하다 집에 오면 꼭 집으로 연락이 온다. 그리고 하는 한마디는 "야 키보드가 이상해", "글자가 이상해"등등이다. 하도 겪은 일이라 이제는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사용하다 집에 온뒤 전화벨만 울리면 무슨 이야기인지 안다[1].

그래서 홈페이지블로그, 자판 바꾸는 방법등을 올려 두었지만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내 작은 소망이 있다면 세벌식도 표준으로 지정되는 일이다. 세벌식만 표준이 아니라 세벌식도 표준이길 바라는 소망.

남은 이야기

우엉맘과 사귈 때 이야기이다. '맥주집의 추억'이라는 시리즈로 글을 올려도 될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던 우엉맘 집앞의 맥주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나중에 따로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은 맥주집에는 오는 사람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1년 넘게 다닌 이 맥주집에는 누가 따로 소개해 주지 않아도 서로 서로 잘안다.

그런데 어느 날 생판 모르는 두 녀석이 들어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을 마시는 것이야 맥주집에서 노상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 녀석들이 말하는 방법이었다. '존나게'가 접두어, 접미어였다.

녀석: 존나구, 이종범 그새끼 존나구 잘해, 존나구.

이런 식이었다. 시작을 '존나구'로 시작해서 중간에 '존나구'가 한번 나오고 마지막 후렴구처럼 '존나구'가 이어졌다. 이 녀석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제네들은 집에서도 저렇게 이야기할까? 한마디에 '존나구'가 세번씩 나오는 것을 보면 집에서도 사용할 것 같은데, 부모는 두고 보고 있나?

이런 말을 사용하는 것은 본인만 욕을 먹지 않는다. 부모와 가족 모두 욕을 먹이는 일이다. 나 역시 욕을 전혀하지 않는 바른 생활 사나이는 아니지만 불필요한 욕설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눈살이 찌프려 진다.

관련 글타래


  1. 이 부분은 오인할 부분이 있어서 주석으로 추가했다. 세벌식을 사용하던 초창기에 벌어진 일이며, 세벌식 사용자에게 자주 벌어지는 일이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세벌식에 대한 다른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세벌식 사용자는 대부분 다른 두벌식 사용자 때문에 공생을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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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세벌식, 자판, 컴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