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덕에 피디수첩에 출연했습니다

2009/02/09 13:09

틀어 막은 입

피디수첩을 찍는 내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 죄라는 나라. 외국에서 봐도 희한한 나라. 이제는 모두 말하는 것을 겁내는 나라. 적어도 몇년 전에는 이런 고민을 한적은 없었다는 생각에 더 씁쓸해 지더군요.

목차

피디수첩

아마 1월달의 일입니다. 에 관련된 글에 에서 댓글을 하나 달았습니다. 미네르바 구속에 대한 블로거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디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습니다. 연락을 해 보니 "얼굴을 공개해도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공개도 흔쾌히 응했습니다. 다만 가족은 저와 다르기 때문에 가족의 얼굴 공개는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일정 조정을 하고 지난 2월 1일 사무실에서 촬영이 있었습니다. 오후 1시에 피디수첩 팀이 도착했고 통나무 묵집에서 간단히 묵밥을 먹었습니다. 피디수첩 조연출분과 촬영감독님이 함께 오셨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미네르바 전격 체포의 영향으로 많은 분들이 얼굴 공개를 꺼려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저도 고민을 조금 했고 우엉맘은 "얼굴 공개는 하지 않겠다"고 한 상태였습니다.

밥을 먹고 사무실에서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한 9개 정도의 질문은 조연출께서 물어 보시고 제가 답하는 형태였습니다. 질문지를 미리 받고 답변을 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 내용 중 조금 두서가 없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편집은 없었고 또 카메라 앞이라고 해도 어색해 하는 편이 아니라 사무실 인터뷰는 상당히 빨리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집에서 촬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의 블로거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 때문에 블로거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집에서 또 촬영을 했습니다. 원래는 아이들과 노는 장면 두개를 촬영하려고 했었습니다. 마침 우영이와 함께 하려고 사둔 과학교구가 있어서 이 과학교구로 실험을 했습니다.

우영이가 실험 하고 싶은 것을 고르고 실험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마지막으로 실제 실험을 했습니다. 우영이가 택한 실험을 풀로 탱탱공을 만드는 플래버 실험이었습니다. 붕산과 PVA가 결합해서 굳어지고 탄성이 생긴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으로 아이들과 노는 장면의 촬영을 마무리했습니다.

처음 카메라를 든 낯선 사람들 때문에 아빠에게 인사도 하지 않던 아이들은 탱탱공을 만들면서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카메라만 들이대면 굳어지는 우엉맘도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자연스레 출연에 응해 결국 온가족이 촬영했습니다. 다음으로 집에서 블로그를 관리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처음 집에 들어올 때는 낯선 사람들 때문에 아빠에게 인사도 안하던 다예는 이제는 조금 익숙해 진 듯 카메라도 낯설어 하지 않더군요.

오후 1시 정도에 도착해서 촬영이 끝난 것은 오후 4시 30분 정도였습니다. 1시 부터 2시 30분까지는 밥을 먹었기 때문에 실제 촬영은 세시간 만에 끝난 셈입니다.

틀어 막은 입

피디수첩을 찍는 내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한 것이 죄라는 나라. 외국에서 봐도 희한한 나라. 이제는 모두 말하는 것을 겁내는 나라. 적어도 몇년 전에는 이런 고민을 한적은 없었다는 생각에 더 씁쓸해 지더군요.

제가 나오는 피디수첩은 2월 10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영(802회)됩니다. 제목은 '미네르바는 왜 구속 되었는가?'(가제)입니다. 802회 피디수첩은 에서 폴리시아 방패을 든 사람들에 대한 의문점과 특집 '미네르바는 왜 구속 되었는가?'(가제)로 구성됩니다. 이중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 인터넷 공간의 위축 현상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 인터넷 공간의 위축 현상
프랑스 현지에서 만난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의 인터넷 자유 담당자 끌로틸드 르꼬즈 씨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풍부하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며, 확실한 진실을 보장하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국경없는 기자회'를 비롯해 많은 외신을 놀라게 한 미네르바사건.

미네르바가 구속 기소된 것만으로도 인터넷 공간은 위축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별 것도 아닌 내용도 비밀글로 쓰고, 자신이 썼던 글 중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자진해서 삭제하는 등 네티즌들의 자기 검열이 시작된 것이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인터넷 토론방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 인터넷 언론 매체의 기자를 만나 그들이 바라보는 미네르바 사건에 대해 들어본다. [출처:미네르바는 왜 구속 되었는가(가제) 다시보기]

메모리 벤치마크

피디수첩 촬영 후 받은 기념품
메모리 속도 벤치마크

용량이 조금 컷으면 좋을 텐데 4G다. ATTO 벤치로는 쓰기 4M, 읽기 13M 정도 나온다. DiskMark로는 쓰기 12M, 읽기 12M 정도가 나온다. ATTO를 기준으로 하면 상당히 느린 USB 메모리인 것 같다.

관련 글타래

Tags

PD수첩, PVA, USB, 미네르바, 붕산, 블로거, 용산참사, 출연, 통나무 묵집, 피디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