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의 미네르바
작년 신동아 12월호에서는 당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던 미네르바를 전격 인터뷰한다. 어떤 경로를 통한 인터뷰인지는 "취재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올초 견찰은 미네르바를 전격 체포한다. 그러면서 불거진 문제는 신동아 미네르바 기고문의 허위 논란이다. 견찰이 체포한 미네르바는 "신동아와 인터뷰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신동아는 "올 2월호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뒤 신동아 2월호에 "미네르바는 개인이 아니라 그룹이었다"는 글을 게재한다.
미네르바 전격 체포
지난 달 미네르바가 전격 체포됐다. 체포 이유는 허위사실 유포. 그러나 '체포의 진짜 이유는 진실 유포죄'로 보인다. 적당한 가정일지 모르지만 불온서적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여기서 체포할 사람있다면 바로 불온서적을 만든 사람들이다. 또 불온서적을 좋은 책이라고 파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도 체포해야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불온 서적을 불온 서적이라고 알린 사람만 체포했다. 미네르바의 죄는 바로 이 것이다. '불온 서적을 불온 서적이라고 알린 죄'[1]. 그래서 그 불온 서적을 만든 사람들은 청와대를 비롯해서 국가 요직을 그대로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불온 서적을 좋은 책이라고 판 수구 언론은 "불온 서적을 불온 서적이라고 알린 것이 국가를 파국으로 몰았다"고 떠들고 있다. 재미있지만 이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초라한 자화상이다.
신동아의 미네르바
작년 신동아 12월호에서는 당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던 미네르바를 전격 인터뷰한다. 어떤 경로를 통한 인터뷰인지는 "취재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올초 견찰은 미네르바를 전격 체포한다. 그러면서 불거진 문제는 신동아 미네르바 기고문의 허위 논란이다. 견찰이 체포한 미네르바는 "신동아와 인터뷰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신동아는 "올 2월호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뒤 신동아 2월호에 "미네르바는 개인이 아니라 그룹이었다"는 글을 게재한다.
시사인 고재열 기자님의 글, 신동아 보도가 검찰 수사보다 더 신빙성이 있는 이유 (미네르바 진실 공방)처럼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확실히 다음 아고라의 미네르바와 닮아 있다. 객관적으로 보이는 부분만 보면 더욱 그렇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미네르바의 글은 일부 문체가 바뀌는 등 여러 사람이 작업한 흔적이 있는데 한사람이 아니라 그룹이라고 하니 신뢰감은 더 올라가는 셈이다. 그러나 나는 신동아의 글을 통해 "검찰의 미네르바가 아고라의 미네르바일 가능성이 더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박대성은 왜 시인했을까?
신동아의 미네르바가 진짜이고 견찰의 미네르바가 가짜라면 여기에 수긍하기 힘든 점 한가지가 발생한다.
왜? 박대성은 스스로 미네르바라고 시인했을까?
상당히 의아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박대성씨 역시 미네르바를 이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 법정 공방이 끝나야 알 수 있는 일이기는 하겠지만 견찰에서 미네르바를 체포했다고 해도 미네르바를 중징계하기는 힘들다. 허위사실 유포죄 자체가 이미 사문화된 법 조항이고 미네르바의 글 자체가 허위사실인지 아닌지 역시 공방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정권의 눈치를 보는 사법부라고 해도 미네르바는 무죄가 될 가능성이 많다. 또 설사 유죄가 된다고 해도 미네르바의 형량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미네르바라는 이름이 갖는 가치는 형량에 비해 훨씬 크다. 잔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이라면 어느쪽이 더 이득인지는 분명해 진다.
그러나 이런 목적으로 박대성씨가 시인을 했다면 신동아와 인터뷰는 모르는 일이라고 바로 단언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그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닌 것을 알고 있고, 미네르바가 아니라면 미네르바가 신동아와 인터뷰는 했는지 안했는지 박대성씨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부정을 하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박대성씨는 단호히 "신동아와의 인터뷰는 모르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즉, 확신이 없다면 하기 힘든 말을 한 셈이다.
그러면 이제 남은 일은 한가지이다. 박대성과 신동아, 둘중 하나가 거짓말을 한 것이고, 둘 중 하나의 거짓말을 밝히면 나머지 하나는 자연스레 진짜일 가능성이 많아진다.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가짜
K씨는 이에 대해 "멤버들과 IP주소를 공유했고 우리가 사용했던 IP는 2개"라며 "(박 씨가 같은 IP로 글을 올렸다는 주장과 관련해) 우리 멤버 중 현재 연락이 안 되는 한 사람이 박 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P를 공유한 과정에 대해서도 K씨는 상세하게 설명했다. K씨는 "IP주소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고 IT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알 것"이라며 "IP는 쓰지 않을 때는 잭을 빼놓고 다시 사용할 때 숫자가 변경되면 다시 맞췄다"고 말했다.[출처: 미네르바 진위논란① "사용 IP공유·조작했다"]
먼저 IP 주소의 조작부터 보자. IP 주소를 조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IP 주소를 속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IP를 원하는 IP로 바꾸는 것이다. IP 주소를 속이는 것은 프록시[2]를 이용하면 된다. 이 것은 상당히 간단하지만 이렇게 했다면 "다시 사용할 때 숫자가 변경되도 다시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같은 프록시 서버를 사용했다면 프록시 서버의 주소는 바뀌지 않는다. 아울러 로그에 남는 것은 프록시 서버의 주소이기 때문에 로컬 IP를 일부러 같게 만들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프록시 서버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없다. 그 이유는 미네르바가 사용한 두 개의 IP는 모두 'SK브로드밴드'에 할당된 유동 IP이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에 할당된 유동 IP로 바꿔서 글을 올리는 것도 가능은 하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이 운영하는 개인 서버라면 모르겠지만 많은 방화벽에 감시 요원까지 두고 있는 포털 서버를 공격해서 글 하나를 올릴 때마다 IP를 특정 IP로 바꾸는 것은 거의 힘들다. 그리고 이렇게 IP를 바꾼 것이라면 역시 "다시 사용할 때 숫자가 변경되도 다시 맞출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IP는 쓰지 않을 때는 잭을 빼놓고 다시 사용할 때 숫자가 변경되면 다시 맞췄다"는 이 부분은 완전한 거짓말이다. IP가 바뀌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컴퓨터(모뎀, 공유기)를 끄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 경우 ISP에 문제가 생기지 않은 경우에는 IP가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일부러 잭을 빼서 IP가 바뀌도록 한 뒤 다시 IP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
두번째[3]로 '사용자가 적은 경우에도 IP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이 것은 DHCP 서버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유동 IP는 가지고 있는 IP보다 할당해야 하는 컴퓨터가 많을 때 사용한다.
쉽게 설명하면 한 회사에 컴퓨터가 260대가 있다고 치자. 260대의 컴퓨터에 모두 IP를 할당하려고 하면 총 260개의 IP가 필요하다. 하나의 IP대역으로 254대의 컴퓨터에 IP를 할당할 수 있다. 따라서 260대라고 하면 두개의 IP 대역이 필요해 진다. 그런데 회사에 260대의 컴퓨터가 있다고 해도 이 모든 컴퓨터가 동시에 켜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장이나 기타의 이유로 꺼진 컴퓨터도 여러대 있다.
만약 이렇게 꺼져 있는 컴퓨터가 10대라면 항상 필요한 IP는 250개가 된다. 즉 250개의 IP가 있다면 켜져있는 모든 컴퓨터에 IP를 할당할 수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DHCP 서버를 이용한 유동 IP이다. 즉, 컴퓨터가 겨질 때 IP를 할당 받고 일정 시간 IP를 사용하지 않으면 DHCP 서버가 이 IP를 회수에서 다른 컴퓨터에 주는 방식이다.
다만 DHCP 서버는 어떤 컴퓨터에 어떤 IP가 할당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 그래서 컴퓨터가 IP를 요청하면 이전에 어떤 IP가 할당되었는지 확인하고 이전에 할당된 IP가 남아 있다면 이전에 할당해 준 IP를 다시 할당해 준다. 따라서 사용자가 많지 않다면 설사 컴퓨터(모뎀, 공유기)를 껏다 켜도 IP가 바뀌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예전에 사용하던 신비로 X-Cable은 1년 동안 IP가 바뀌지 않았다[4].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강제로 IP를 바꾸려면 맥 주소를 바꿔야한다.
즉, "IP는 쓰지 않을 때는 잭을 빼놓고 다시 사용할 때 숫자가 변경되면 다시 맞췄다"는 말은 "그냥 두면 바뀌지 않는 것을 일부러 바꾼 뒤 원래의 IP로 맞춰 사용했다"[5]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정말 이런 바보같은 방법으로 같은 IP를 유지했을까? 물론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글만 썼고 컴퓨터를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있으며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컴퓨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신동아 3월호에 다시 발표하면 된다.
그러나 나는 신동아의 글때문에 "검찰의 미네르바가 오히려 진짜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지만 둘 중 하나가 가짜라면 가짜일 가능성은 신동아의 미네르바가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신동아의 미네르바가 가짜라면 "신동아와 인터뷰 한적이 없다"는 박대성씨 말의 신뢰도는 더 올라간다.
- 미네르바 전격 체포로 위축된 블로거의 모습과 미네르바 체포의 문제점, 그리고 일반적인 블로깅이라는 주제로 MBC PD 수첩에서 어제 촬영해 갔다. 방영은 2월 10일에 할 것이라고 한다. 이 내용도 인터뷰할 때 이야기한 내용이다. ↩
- 프록시를 이용한다고 해도 서버측 프로그램이 정확하면 대부분 원래 IP를 잡아낼 수 있다. ↩
- 이외에 고정 IP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
- 현재 사용하고 있는 DDNS 서비스는 DynDNS.com이다. X-Cable을 사용할 때도 이 서비스에 유동 IP를 등록해서 Dynamic DNS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그런데 IP가 계속 바뀌지 않자 DynDNS.com에서 메일이 한통왔다. IP가 바뀌지 않으므로 DDNS 서비스가 아니라 Static DNS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메일이다. ↩
- 내가 아는 한 원 IP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은 있어도 바뀐 유동 IP를 이전 IP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유동 IP는 서버에서 할당해 주는 IP이다. IP가 바뀌었다는 것은 이전에 사용한 IP가 이미 다른 사람에게 할당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 컴퓨터 IP만 바꾼다고 인터넷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부분은 실제 사용된 환경을 모르기 때문에 확답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