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공개를 좋아하는 이유
제가 부분 공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이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글의 배치까지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분 공개된 글이든 전체 공개가 된 글이든 관심있는 글은 모두 해당 사이트를 방문해서 해당 사이트의 분위기에 따라 글을 읽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 역시 글을 쓰면서 글의 배치에도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전체 공개
예전에 RSS 피드를 전체 공개에서 부분 공개로 바꾸었습니다. 바꾼 이유는 간단합니다. 많을 글을 볼 때 전체 공개 보다는 부분 공개가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를 보겠습니다. 왼쪽은 전체 공개를 하고 있는 기글이며 오른쪽은 부분 공개를 하고 있는 제 블로그입니다.
기글에는 상당히 짧은 글도 자주 올라오기 때문에 전체 공개를 하든 부분 공개를 하든 대부분 보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 왼쪽 그림과 같은 글이 올라옵니다. 무지막지하게 큰 사진에 가끔 보이는 내용. 그림이 한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글을 만나면 조금 짜증이 납니다. 반면에 부분 공개를 한 제 블로그는 항상 같은 크기로 나오기 때문에 제목과 본문의 일부를 확인하기 좋습니다. 제가 부분 공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점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제가 부분 공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글이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글의 배치까지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분 공개된 글이든 전체 공개가 된 글이든 관심있는 글은 모두 해당 사이트를 방문해서 해당 사이트의 분위기에 따라 글을 읽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 역시 글을 쓰면서 글의 배치에도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전체 공개가 옳으냐 부분 공개가 옳으냐는 논쟁은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흔한 논쟁 중 하나입니다. 저는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RSS를 전체 공개하는 것이 블로그의 정신이라며 울분을 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부분 공개할 것이라면 RSS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저는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로그=We Blog
블로그는 Weblog에서 왔습니다. 제가 처음 블로그를 운영할 때 일입니다. 제 블로그 첫 페이지에는 항상 다음과 비슷한 글이 있었습니다.
- 1996년 4월 3일
- 오늘 부터 1주일간 비트 컴퓨터에서 강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팁은 다음 주부터 올리겠습니다.
- 저랑 술마실 분은 오후 7시까지 선릉역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 1996년 4월 1일
- 만우절입니다. 소방서에 장난으로 전화하지 맙시다.
- 요즘은 바쁘기 때문에 팁을 못올리고 있습니다.
- 1996년 3월 8일
- 총 20개의 팁을 올림
- CGI 강의 메뉴 추가
초기 인터넷은 지금처럼 DB 기반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정적 HTML을 직접 편집해서 서버의 업데이트 사항, 사이트의 추가 사항을 이런 형태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내용을 페이지 끝에 추가하는 것 보다는 앞 부분에 추가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이 가장 위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이 것이 웹로그입니다. 저처럼 초기 페이지에 두는 사이트도 있고, 웹로그라는 항목을 따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웹로그가 다시 각광받게 된 것을 훨씬 뒤의 일입니다. 단방향 통신만 가능하던 웹에 CGI가 도입됨으로서 양방향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많은 사이트들은 '정적 HTML'에서 DB 기반의 '동적 HTML'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포털이라는 블랙홀과 포털을 추종하는 많은 커뮤니티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발전이 가지는 숙명 중 하나지만 점점 더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가장 단순하며 필요한 기능만을 갖춘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바로 블로그(We Blog)입니다. 지금은 이런 저런 기능들의 추가로 블로그 시스템도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 졌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복잡함 보다는 단순함을 추구합니다. 또 개인 또는 사이트의 기록이라는 단순한 출발점에는 아직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블로그에는 어떤 글을 올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블로그의 출발점 그 자체가 아주 개인적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발행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책임을 질 수 있다면 어떤 글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에 아이들 육아일기까지 올라오는 이유는 제가 알고 있는 블로그가 이렇기 때문입니다.
트랙백이 블로그의 정신
'RSS를 블로그의 정신'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RSS를 블로그의 정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블로그의 정신은 RSS가 아니라 진정한 양방향 통신을 이룬 트랙백이라고 생각합니다. RSS는 한쪽은 글을 쓰고 다른 한쪽은 글을 읽는 단방향 통신입니다. 반면에 트랙백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글로 서로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양방향 통신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저는 블로그에 정신이 있다면 그건 RSS가 아니라 트랙백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분 공개 vs 전체 공개
이제 다시 부분 공개와 전체 공개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겠습니다. 부분 공개와 전체 공개에 대한 이야기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블로그스피어의 가장 해묵은 논쟁 중 하나입니다. 아울러 결론이 없는 논쟁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해묵은 논쟁 보다는 블로거와 구독자를 기준으로 전체 공개와 부분 공개를 논의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 분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서 제 블로그의 글을 읽습니다. 이런 분께는 부분 공개한 제 블로그는 구독이 힘듭니다. 그 이유는 글을 읽기위해 제 사이트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면 전송량도 늘고 좁은 화면에서 글을 읽기 힘듭니다. 이런 구독자를 발견했을 때 블로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해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분 공개가 더 좋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습관도 부분 공개가 더 편합니다. 그러나 제가 부분 공개를 전체 공개로 돌리는 이유는 한 가지 입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 중 부분 공개 때문에 글을 읽기 힘들다고 하신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저는 아주 중요한 사이트가 아니라면 전체 공개한 블로그는 RSS로 구독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