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장백산맥? 수준 떨어지는 위작일 뿐!

2008/08/10 07:12

넘처나는 김용의 위작

우리시대 최고의 무협 작가는 '김용'이다. 김용 이전에는 '와룡생'이 유명했었다. 그러나 '김용'이 첫작품인 '서검은구록'을 내놓은 뒤 아직까지 김용을 능가하는 작가는 없다. 그런데 김용은 1972년 '녹정기'를 끝으로 절필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작가가 절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아직까지 절필하고 있기도 힘들다. 그러나 녹정기 이후로 아직까지 절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시중에는 김용의 이름을 팔아 돈을 벌어 보려는 '위작'들이 넘처난다. '장백산맥'도 마찬가지다. 화산논검은 위작이라고 해도 비교적 짜임새가 있다. 그러나 장백산맥은 국내 삼류무협 소설과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이런 책을 김용의 진작으로 착각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참고로 김용의 위작은 김용의 진작만 알고 있으면 바로 구분할 수 있다.

최고의 작가, 김용

우리시대 최고의 무협작가를 꼽으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용을 꼽을 것이다. 김용과 필적하는 사람으로 양우생을 꼽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양우생은 김용에 훨씬 못미친다고 생각한다. 일부 양우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양우생의 무협은 정통 무협이고 김용의 무협은 말초 신경이나 자극하는 삼류 무협이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녹정기를 보면 일부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김용의 작품은 양우생의 작품 보다 훨씬 재미있다. 또 소설의 짜임새가 양우생의 작품을 능가한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우리나라 삼류 무협 소설처럼 절대자가 아니다.

그래서 김용 작품의 주인공은 신격이 아닌 인격이 있다. 또 어린 나이에 절세 무공을 가진 주인공은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의천도룡기의 장무기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절세 무공을 갖춘 유일한 인물일 것이다. 장무기가 삼류무협지의 주인공과 가장 닮아 있지만 신같은 존재는 아니다. 다만 김용은 1972년 녹정기를 끝으로 절필했다. 그토록 뛰어난 역량을 가진 작가가 절필한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고 또 아직까지 절필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러나 녹정기 이후로 어떤 작품도 쓰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영웅문

국내에 영웅문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김용 무협소설. 1부는 사조영웅문, 2부는 신조협려, 3부는 의천도룡기다. 사조영웅문과 신조협려는 시대가 이어지지만 3부는 함께 묶기에는 조금 긴 시대차가 존재한다.

김용의 위작들

이렇다 보니 끊임없이 터저 나오는 것이 바로 김용위작이다. 김용이 활동하는 본토(홍콩, 대만, 중국)에서도 이런 위작이 넘처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용의 최근작이라며 나온 작품들이 꽤 된다. 먼저 김용의 최근작이며 김용이 자신의 최고의 역작이라고 했다고 나온 장백산맥이 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사조영웅문'에 등장하는 남제의 신공인 선천공이 나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 작품은 위작이다. 책을 조금만 읽어 보면 할 수 있지만 주인공에 대한 설정이 김용의 작품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김용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어린 나이에 절세 고수의 반열에 오르는 주인공은 거의 없다. 사조영웅문의 곽정은 둔한 머리덕에 중년에 가서야 남제, 북개에 버금가는 위치에 오른다. 신조협려의 양과도 비슷하다. 한쪽 팔이 잘리고 '독고구검'을 익힌 뒤에야 고수의 반열에 오른다. 두번째 김용 작품의 특징은 짜임새이다. 힘도 없고 무술도 떨어지는 황용은 절세고수를 자유자재로 농락한다. 또 이런 황용이 절세고수를 농락하는 방법을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그 방책이 상황과 어우러져 너무 절묘하기 때문이다. 김용 무협은 무술 외에 이런 치밀한 머리 싸움도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장백산맥은 이런 김용의 작품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장백산맥이라고 하면 국내 사람들에게 더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장백산맥이라는 제목부터가 위작이라는 냄새가 풍긴다. 아울러 백번을 양보해도 김용의 진작으로 보기 힘든 삼류무협소설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김용의 진작이라고 떠들면서 출간한 장백산맥은 상관정의 [장간행]이다. 또 상관정은 한사람도 아니고 유조현, 유조려, 유조개 삼형제의 공동 필명이다. 본직이 대학교수이고 무협소설도 쓰고 대필도 한다. 주로 고룡의 작품을 대필했다고 한다(출처: [[장백산맥] (김용, 새터출판사)은 원래 상관정의 [장간행]]).

장백산맥

김용의 위작, 장백산맥. 새터에서 출간한 작품으로 김용의 대하역사소설로 되어있지만 김용의 작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작품이다. 몇 페이지만 읽어 봐도 위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단순히 위작으로만 알았는데 인터넷을 찾아 보니 주로 고룡의 작품을 대필한 상관정의 작품이라고 한다. 또 고룡의 작품을 대필했다는 대목도 장백산맥의 허술한 구성을 보면 이해가 됐다. 고룡의 작품(육소봉, 초류향, 절대쌍교, 비도탈명등)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읽어 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고룡의 작품은 국내 삼류 무협지와 별 차이가 없다. 고룡의 작품도 위작이 많고 고룡이 알콜 중독자여서 술값만 주면 이름을 별려 주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참고로 장백산맥은 2부도 있다. 장백산맥 2부는 고룡 원작의 검독매향(劍毒梅香)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외에 또 심한 논란이 됐던 작품이 있다. 바로 화산논검이다. 다음은 화산논검의 서문 중 일부이다.

이 작품 「화산논검」은 모두 6부 18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의 최대 걸작 가운데 하나이며 [소설 영웅문]에 등장하는 서독 구양봉, 동사, 황약사, 홍칠공, 단지홍, 왕중양의 다섯 전기 기인들의 활약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한 대하역사소설이다. [화산논검]으로 인하여 비로소 [소설 영웅문]은 시작과 끝이 어우러진 수미일관의 미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 서문만 보면 화산논검 역시 김용의 최근작처럼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 김용은 녹정기를 끝으로 아직까지 절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도 위작이다. 대만, 홍콩, 중국에서도 김용의 위작들이 많이 떠도는데 이 위작을 요약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다만 화산논검은 위작이기는 하지만 장백산맥 보다는 구성이 훨씬 잘되어 있다. 따라서 잘 모르는 사람 중에는 아직도 화산논검이 김용의 진작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참고로 바로님에 따르면 화산논검은 일종의 팩핀이라고 한다.

김용의 작품

사조영웅전

김용의 소설은 '김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다. 이 때문에 중국TV에서는 종종 김용의 작품을 드라마화한다. 그런데 대부분 원작 보다 재미없다. 이유는 원작을 감독이 취향에 맞게 바꾸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첨승 감독은 원작의 맛을 살리기 위해 CG까지 동원한다. 이 때문에 사조영웅문 시리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는 이첨승이 만든 사조영웅전이다.

이외에도 김용의 위작은 상당히 많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장백산맥, 화산논검, 구음진경, 의천도룡기 2부, 강호영웅전, 천년화도 등이다. 김용의 위작에 속지 않으려고 하면 김용의 진작만 알고 있으면 된다. 김용의 작품을 년도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김용의 진작들

  1. 1955년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
  2. 1956년 [벽혈검](碧血劍)
  3. 1957년 [사조영웅전](射鵰英雄傳) - 영웅문 1부 *
  4. 1959년 [신조협려](神鵰俠侶) - 영웅문 2부 *
  5. 1959년 [설산비호](雪山飛狐)
  6. 1960년 [비호외전](飛狐外傳)
  7. 1961년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 - 영웅문 3부 *
  8. 1961년 [원앙도](鴛鴦刀)
  9. 1961년 [백마소서풍](白馬嘯西風)
  10. 1963년 [연성결](連城訣)
  11. 1963년 [천룡팔부](天龍八部) *
  12. 1965년 [협객행](俠客行) - 천룡팔부 2부
  13. 1967년 [소오강호](笑傲江湖) *
  14. 1970년 [월녀검](越女劍)
  15. 1972년 [녹정기](鹿鼎記) *

목록 마지막에 별표가 있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이다. 월녀검은 아주 짧은 단편이지만 무협 소설의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사조영웅전에서 강남칠괴의 일곱째인 한소영이 익힌 검법이다.

작품과 관련된 역사

김용 소설 자체가 역사는 아니다. 그러나 김용 소설의 꽤 많은 부분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한다. 70% 진실에 30% 허구를 섞어야 한다는 내 거짓말 잘하는 비법과도 일맥 상통한다. 출처는 역시 위키백과다.

  • 기원전 473년 월왕 구천, 범려 등의 도움을 얻어, 오왕 부차를 파함. -----『월녀검』
  • 410년 선비족 모용부의 남연, 멸망. -----『천룡팔부』
  • 460년 감백주가 고창국(감씨 고창)을 건국.
  • 554년 남북조 양 원제, 서위군에 패하다. -----『연성결』
  • 618년 당의 건국.
  • 633년 고창국(국씨 고창) 황제 국문태, 현장삼장을 대접하다.
  • 640년 당, 고창국을 멸하다. -----『백마소서풍』
  • 694년 당에 마니교 전래. -----『의천도룡기』
  • 845년 당의 무종에 의한 폐불령(회창의 폐불)으로, 마니교는 금지되어 비밀 결사화.
  • 907년 당의 멸망.
  • 960년 조광윤, 북송을 건국.
  • 1038년 탕구트족의 서하 건국.
  • 1055년 야율홍기, 거란(요)의 황제에 즉위. -----『천룡팔부』
  • 1081년 단정명, 운남 대리국의 제 14대 국왕에 즉위. -----『천룡팔부』
  • 1095년 단정순, 운남 대리국의 제15대 국왕에 즉위.
  • 1115년 여진족 완안아골타, 금을 건국. -----『천룡팔부』
  • 1125년 요(거란), 멸망.
  • 1126년 정강의 변(북송의 멸망, 남천). -----『사조영웅전』
  • 1141년 악비, 처형되다.
  • 1167년 왕중양, 전진교를 일으키다. -----『사조영웅전』
  • 1171년 단지흥, 대리국의 제18대 황제에 즉위(~1200년). -----『사조영웅전』
  • 1206년 칭기스칸, 몽골 고원을 통일해, 몽골 제국의 초대 대칸이 되다. -----『사조영웅전』
  • 1208년 완안윤제, 금의 제7대 황제가 되다. 후에 암살·폐위 되어(1213년), 위소왕으로 불리다. -----『사조영웅전』
  • 1220년 몽골군이 사마르칸트(강국, 현 우즈베키스탄 주요 도시)에 침공. -----『사조영웅전』
  • 1222년 구처기(구장춘), 칭기스칸의 초청을 받고 평화를 설하는 사자가 되다. -----『사조영웅전』
  • 1227년 서하, 멸망.
  • 1233년 몽골에 의해 금의 수도 개봉 함락, 다음 해 금의 멸망. -----『사조영웅전』
  • 1253년 운남 대리국, 원의 세조 쿠빌라이에 항복. -----『신조협려』
  • 1273년 양양(현 호북성 샹판 시 샹양 구) 함락. -----『의천도룡기』
  • 1279년 남송이 멸망해 원이 전 국토를 지배.
  • 1351년 백련교도에 의한 홍건의 난. -----『의천도룡기』
  • 1368년 주원장 즉위(홍무제), 명을 건국. -----『의천도룡기』
  • 1616년 후금(청의 전신), 명으로부터 독립, 건국.
  • 1630년 명의 무장 원숭환의 처형. -----『벽혈검』
  • 1636년 홍타이지, 청의 황제에 즉위.
  • 1643년 홍타이지 급사. -----『벽혈검』
  • 1644년 이자성의 반란과 명의 멸망. -----『벽혈검』,『비호외전』,『설산비호』
  • 1645년 구궁산에서 이자성, 살해당하다. -----『비호외전』,『설산비호』
  • 1661년 청의 세조 순치제 사망, 성조 강희제 즉위(~1722년). -----『녹정기』
  • 1735년 건륭제, 청의 제6대 황제에 즉위(~1795년). -----『서검은구록』,『원앙도』
  • 1780년 건륭 45년. -----『설산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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