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은 이명박, 책임은 아랫 사람
이명박 대통령의 일처리 방식은 간단하다. 지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린다. 이 지시는 따르기만 해야할 뿐 반대 의견은 개진하지 못한다. 참모진이 반론을 제기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소리는 딱 하나라고 한다.
자네는 현장 경험이 없어서 그래
쇄신안?
어제 뉴스를 듣다 보니 이명박 정부에서 강도 높은 혁신안을 내 놓을 것이라는 헛소문이 돌고 있다. 이 안에는 광우병 파동을 책임지고 정운천 농림산부 장관도 퇴임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산 미친소 전면 개방의 책임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정운천 장관은 미국산 미친소를 수입하기 위해 미리 선택한 희생양이라는 생각도 든다.
농수산식품부 장관 정운천.. 미리 지못미라는 글에 따르면 정운천 장관은 참다래 농사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장관에 임명되기 전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농민들은 자신이 지키겠다
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 정운천 장관이 한우 농가를 죽이는 미국산 미친소 수입을 주도했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정운천 장관은 단순한 희생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별명은 황소, 불도자 또는 컴도자이다. 그가 이 말을 들을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황소처럼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지난 토론에서 국민과의 소통에 앞서 참모진과 소통하라는 이낙연 의원의 말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중국으로 가면서 장관 고시를 지시했다. 이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사과하고 지시하고 강행하는 것.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수반으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어느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으며, 어느 누구의 의견도 받아드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관 고시라고 하면 말 그대로 장관이 정책을 고시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아니다. 라면값 하나까지 챙기는 대통령에게 장관은 대통령의 의지를 고시하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관으로 부임하기 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농민들은 자신이 지키겠다"는 정운천 장관도 자신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이 우리사회에 일깨운 가치는 많다.
권한은 이명박, 책임은 아랫 사람
이명박 대통령의 일처리 방식은 간단하다. 지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린다. 이 지시는 따르기만 해야할 뿐 반대 의견은 개진하지 못한다. 참모진이 반론을 제기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소리는 딱 하나라고 한다.
자네는 현장 경험이 없어서 그래
현장 경험이 없는 참모진으로서는 달리 할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반대하는 사람도 드물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점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의 의중 파악에만 열중이다. 문제의 옳고 그름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경제 제일주의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대선 후보중 가장 많은 비리에 연루되어 있었다. 그런 그가 BBK의 높은 파도를 넘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은 서프라이즈의 김동령 컬럼리스트의 말처럼 사회의 가치를 바꾸어 버렸다. 그래서 실명제도 필요없고 비자금도 당연한 사회가 되버렸다.
독재의 부활
한나라당은 그 연혁을 따지면 전두환 전대통령의 민정당을 그 모태로 하고 있다. 민정당, 자민당, 신한국당에서 다시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명박의 사고에는 독재의 그늘이 묻어 있다. 백골단 부활, 5공식 관계기관 대책회의 부활, 공공기관장의 임기 무시, 국가인권위의 권고 조치 무시, 촛불 문화제의 강제 해산 등 전두환 정권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뛴다.
며칠 전에는 물대포를 이용해서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고 한다. 전두환 정권처럼 여성을 발로 차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한다. 아울러 시위대의 구호도 광우병 반대에서 이제는 독재 타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가히 노태우 대통령의 속이구 선언을 이끈 6월 항쟁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지금부터 20년전 6월 노태우는 속이구 선언을 발표한다. 이명박 역시 속이구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소 이명박!!!
그러나 설사 이명박 정부가 새로운 쇄신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 일이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에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쇄신안이 나온다고 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책은 국민의 의견, 참모진의 의견, 여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쇄신안이나 대국민 사과는 말 그대로 쇄신안이고 사과일 뿐이다. 사과하고 정책은 그대로 추진하는 것이 바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황소 이명박의 일처리 솜씨이기 때문이다.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버스 노선제를 지, 간선제로 바꿀 때 이야기이다. 일정을 도저히 맞출 수 없으니 연말로 일정을 바꾸자는 업체의 말을 무시하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선제를 도입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민의 혼란은 점점 더 가중됐고 결국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은 무리한 일정으로 일을 추진한 것을 사과했다.
그러나 현장에 가서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한 말은 "신경쓰지 말고 밀어 붙이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바로 이명박이다. 사과는 하지만 잘못된 일이라도 끝까지 밀어 붙이는 사람.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구 불변의 법칙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이 사회에끼친 가치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대선이나 총선 모두 아주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지난 두개의 글에서 "수구 불변의 법칙"을 이야기했다. 투표율이 낮아지면 낮아질 수록 수구의 비중이 증가하며 따라서 투표율이 낮으면 수구가 득세한다는 논리였다. 아울러 이 수구 불변의 법칙을 이용해서 언론사의 출구 조사보다 더 정확하게 한나라당의 예상 의석수를 예측했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면 "그 많던 지지자는 다 어디갔느냐"는 소리를 듣곤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자는 전체 유권자의 30%이며, 이 중 수구의 표는 25% 이상 된다. 이 25%는 현재의 사태에 놀라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일 뿐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쇄신안을 발표할 것이다. 그리고 이 쇄신안을 통해 어느 정도 민심이 진정되었다고 생각하면 미국산 미친소 수입부터 차례로 강행할 것이다. 영어몰입 교육도 그래도 시행된다. 의료보험 민영화도 각종 공공 기관의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온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도 그대로 시행된다.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이명박이다. 그래서 황소다. 그래서 컴도자다.
이 쇄신안에는 정운천 농림부 장관의 해임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 지도자. 이 지도자에게 선택된 사람. 이런 사람에게 선택은 희생과 같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