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의 사퇴는 협상은 실패했고, 고시 강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전제가 있어야하는데,
정부에서는 그러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정도로 타협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퇴만 하고 고시가 관보에 기재되거나 재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것 같습니다.
여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실망스럽군요.
최소한 노무현 정부에서는 여당에서도 FTA반대나 이라크파병 반대의 목소리라도 냈는데, 한나라당은 말 그대로 거수기 역할밖에 하는 게 없으니, 18대 국회에 대한 기대로 없어져 버립니다.
사실 이명박 아래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불쌍하기까지합니다.
오죽하면 지시불이행 선언, 양심선언까지 나오겠습니까?
그런데 본문중에 민자당이야긴데.. 3당합당을 해서 민자당이 탄생하긴 했지만 주도는 김영삼의 민주당이 했었죠..
나중에 민자당이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518특별법을 만들지 않았나요?
김영삼에게는 그런 머리가 없습니다. 주도한 사람은 김종필이었습니다. 노태우는 퇴임 뒤 안전을 원했고 김영삼은 제2야당이 된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것을 이용해서 야합을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김종필은 차차기를 바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비난은 받을 지 몰라도 세사람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김영삼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김영삼의 정치 이력은 배신의 역사입니다. 처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해준 장택상이도 배신했으니 정치 시작부터 배신인 셈이죠. 따라서 김종필은 김영삼에게 다시 뒷통수를 맞습니다.
흠.. 장관은 글쎄요, 명예나 감투를 위해서 하는건 아닌듯 합니다.
적어도 그런정도의 정책 입안, 결정자의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돈이 아닌, 순수한 용기(나의 이상을 정책으로 실현하고 싶다는..등의)가 생기게 되는데
지금정도 수순이면 슬슬, 정책과 일 그 자체에 투지가 생기기 시작할만한 때인데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펴보지도 못하고 지는 꽃한송이가 생각납니다.
사실 이번에 장관만 안했더라도 존경받을만한 사람이었더군요.
거세져가는 신자유주의의 틈바구니속에서 그는 우리 농업이 살아날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 롤모델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게 이번 일로 다 허사가 되버렸죠.
참 이명박 이 사람은 멀쩡한 사람도 자기 밑에 놓자마자 병신으로 만들어 놓는 놀라운 마이더스의 손(?)을 가졌습니다.
원래 서울시장 때도 밑의 서울시 공무원들이 그 탁월한(?) 추진력에는 감탄하면서도 워낙에 밑의 사람들
들들볶고 쥐어짜는 스타일이라 많이 피곤해하고 싫어했다더군요.
군복무 시절 상병 때 대대장이 바뀌었는데 간부회의 방식 부터 내무생활 사소한 것 하나하나 훈련방식 모두 자기식대로
고쳐놓는답시고 전부대가 몸살을 앓았었죠. '하라면 하지 왜 안되는거냐' 밑의 간부들은 얼마나 들들 볶던지....
그렇게 악마로밖에 보이지 않던 인사과장 장교가 CP에서 얼굴이 흙빛이 되어 나오는 걸 보고 불쌍하다 여길 정도였으니까요.
결국엔 뭔 일이 있었는지 어느날 군감찰부에서 감찰내려오더니 하루아침에 보직해임되고 짤렸지요.
대대라는 작은 조직안의 일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모습과 너무 오버랩되는건 저만의 착각일련지...
정말 주변 사람도 답답해할정도로 고집불통이더군요. 조선일보에서조차 '이 사람들도 참 깝깝한가보다' 싶을 정도의 기사가 나오고...
올해로 67세인데 이 정도까지 나이를 먹었으면 보통 사람 본질이라는게 왠만큼 변하기 힘들죠.
이번 위기를 운좋게 무사히 넘긴다하더래도 아무래도 제가 보기엔 이 사람 임기를 제대로 마치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미워하면서 닮아간다더니... 이명박, 이재오, 심재철 모두 다 민주화 운동경력 있고 그 때문에 감옥도 들락날락했던 사람들인데요.
지금 하는 짓이 그들을 극악하게 탄압했던 구 군사정권 위정자들 하는 짓 뺨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