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에 금연을 선언하고 을 올리다보니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따라 다르지만 금연할 때 가장 힘든 날이 금연 첫날이었다. 저녁까지는 금연에 성공해도 다음 날 새벽이 되면 여지없이 니코틴 부족을 느끼며 담배를 찾아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연의 성공 여부를 첫 날을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두었다.

아울러 술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술자리를 피하기는 힘들고 술자리의 유혹 중 가장 큰 것이 담배이고 보니 기껏 금연에 성공해도 술자리 때문에 다시 흡연자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금연을 시작하는 날 부터 술자리를 일부러 만들어서 술을 마시면서 금연에 도전했다.

역시 생각했던 것처럼 첫날을 무사히 넘기자 다음 날부터는 금연하기 훨씬 쉬웠다. 점심때 쯤 졸음이 오는 금단 증세는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렇게 금연 일기를 올린 뒤 걸린 글을 보니 나에게 모든 종류의 담배를 보내 주겠다던 Mr.Dust님의 글이 걸려있었다.

여자 때문에 친구를 버리다.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글이지만 사랑 때문에 '담배를 버렸다'는 금연성 글이었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Mr.Dust님은 나와 성격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담배는 나와 진심으로 대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친우 중의 하나이며, 자신을 불살라 나를 위로해 주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몸소 실천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다.

위 아래 문장을 빼고 이 부분만 보면 내 생각과 거의 비슷하다. 나도 이랬고 그래서 금연은 거의 생각해본적이 없다. 애 엄마 등쌀에 "오늘만 금연"식의 시도는 해 봤지만 역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한 금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무튼 Mr.Dust님의 글을 읽다가 눈에 뛴 대목

식후연초는 불로장생이오, 식후불연초는 신혼초불발기라..

이미 답글로도 달았지만 내가 기억하기에는 저정도에서 끝나는 문장이 아니었다.

식후불연초면 신혼초야 발기불능 자손만대 고자속출이라
食後不燃草면 新婚初夜 勃起不能 子孫萬代 痼子續出이라

(밥을 먹은 뒤 담배를 피지않으면 첫날 밤 발기가 되지 않으며, 자손중 고자가 득실 득실하리라).

아마 저주도 이런 저주가 없을 듯 한데 담배를 피는 사람은 이런 저주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밥을 먹고 담배를 피워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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