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고객 센터는 속된 말로 워낙 개판(관련글 I, 관련글 II, 관련글 III)이라 하나로를 다시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KT IP-VDSL(내려받기 8M, 올리기 0.8M)이 워낙 느리다 보니 원격 작업이 힘들어서 결국 하나로 광랜을 신청했다. 광랜이라고 하지만 KT에서 하고 있는 FTTH나 파워콤의 광랜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KT에서 도입하고 있는 FTTH(Fiber To The Home)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광 케이블을 가정집까지 끌어 들여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렇다 보니 사실 속도면에서는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파워콤에서 시행하고 있는 광랜은 아파트의 IDF(Intermediate Distribution Frame)까지 광으로 연결되고 여기서 부터 가정까지는 UTP 케이블로 연결된다. 따라서 파워콤 역시 속도는 아주 빠르다.

그러나 하나로에서 시행하고 있는 광랜은 사실 이름만 광랜일 뿐 광랜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ETTH(Ethernet to the Home)이라는 모호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광과는 전혀 무관한 상품이다. 하나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ETTH는 근본적으로 DOCSIS(Data Over Cable Service Interface Specifications)를 이용한다.

DOCSI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케이블을 통한 데이타 전송용 표준을 의미한다. 현재 하나로에서 제공하고 있는 Pre-DOCSIS 3.0은 근본적으로는 여러 개의 채널로 데이타를 전송함으로서 전송 속도를 향상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광전용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케이블 모뎀과 마찬가지로 HFC(Hybrid Fiber Coaxial Cable: 광동축 혼합망)을 이용해서 데이타를 전송한다.

Pre-DOCSIS 3.0은 최대 세개의 채널을 묶어 전송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나올 수 있는 내려받기 속도는 81M이다. 하나의 채널의 최고 속도가 27M이고 이런 채널을 세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속도는 이론상 최고 속도일 뿐 실제 속도는 망의 상태에 따라 20M~70M 정도 나온다. 따라서 하나로에서 제공하는 광랜은 광랜이라기 보다는 프리미엄 VDSL급으로 보면된다.

모뎀 앞면을 보면 DS1, DS2, DS3이라는 LED가 있다. Pre-DOCSIS 3.0은 이처럼 세개의 채널을 멀티밴딩으로 묶어서 데이타를 동시에 보낸다.

아무튼 어제 하나로에 광랜을 신청했다. 어제와서 개통해 주기로 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조금 짜증이 나있었다. 아울러 이런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는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기 때문에 약정을 3년에서 1년으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어제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아서 오늘은 조금 늦게 출근했다. 오전 10시쯤 되자 하나로 기사로 부터 연락이 왔다.

도아: 아니 어제 오신다고 하더니 어제는 왜 안 오셨죠?
기사: 저는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늘 오전 11시로만 연락을 받았습니다.

도아: 그럴리가요. 상담원이 분명히 연락하기로 했는데.
기사: 못 받았습니다. 상담원이 잘못한 모양이네요.

아예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딱 잡아 뗀다. 예전에 하나로 전화를 설치할 때도 하나의 회선으로 전화 두대는 연결할 수 없다고 빠득 빠득 우기던 그 기사였다. 아무튼 빨리 설치할 욕심으로 위치를 알려주고 기사와의 전화를 끊었다. 다음에는 어제 나에게 전화를 한 지역 대리점으로 전화를 했다.

도아: 아니 어제 연락을 준다고 하고는 연락을 주지 않아 밤 10시까지 밥도 못먹고 기다렸잖아요?
상담원: 어. 죄송합니다.
상담원: 그런데 기사분이 전화하지 않으셨나요?

도아: 전화는 무슨 전화요.
도아: 오늘 통화하니 오늘 11시 설치 외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하던데요.
상담원: (조금 열이 받아서 사장님께 묻는다)
상담원: 사장님 어제 분명히 기사분이 연락한다고 했었죠?

대충 무슨 내용인지 짐작이 갔다. 상담원이 기사에게 연락을 했지만 기사가 오기 싫어서 연락도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이 기사를 의심하는 이유는 이미 비슷한 예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하나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3년 약정을 1년으로 바꿔 달라고 했다.

잠시 뒤 하나로 기사가 왔다. 어차피 케이블 모뎀을 설치하는 것과 똑 같고 모뎀만 다르기 때문에 케이블 모뎀을 설치하는 것과 별 차이는 없었다. 전신주에서 동축 케이블을 끌어 들여 모뎀에 연결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기사가 하는 행동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트웍 장비는 모두 서버랙에 있기 때문에 서버로 모뎀 테스트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허락도 받지 않고 컴퓨터를 자기 멋대로 껏다 켜는 것[1]이었다. 기사가 컴퓨터를 껏다 켠 이유는 모뎀을 연결하면 DHCP 서버에서 IP를 받아 와야 하는데 받아 오지 못하자 아는 것이 없는 기사가 무턱대고 재부팅 신공을 쓴 것이었다.

비키라고 하고는 서비스 스냅인으로 DHCP 서비스를 켜고 ipconfig 명령으로 IP를 다시 잡아오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IP가 뜬 것을 확인한 뒤 하나로 기사에게 다시 컴퓨터를 넘겼다. 하나로의 속도 측정 사이트에 접속한 뒤 '40M 정도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나로 사이트에서 측정한 속도는 기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정보 사회 진흥원에 접속한 뒤 속도를 측정해 봤다. 내려받는 속도는 20M 정도 나왔고 올리는 속도는 16M 정도 나왔다.

처음 측정할 때는 내려받기 20M, 올리기 16M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퇴근해서 그런지 내려받기 속도는 73M라는 경이적인 속도가 나왔다.

기사: 거기는 저희 사이트와는 속도가 다르게 나오는데요.
도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최소한 이 정도 속도는 유지되나요?
기사: 예. 이정도는 유지됩니다.

일단 기사가 간 뒤 모뎀을 공유기로 연결하고 PC에서 다시 속도를 측정해 봤다. 역시 아까와 비슷한 속도가 나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사실 바뀐 것은 ISP 밖에 없고 네트웍 설정은 손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서버는 정상 동작해야 하는데 서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문 프로그램[2]에 접속할 수 없다는 연락이 온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설정이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정말 동작하지 않았다. 아마 기사가 컴퓨터를 강제로 끄면서 문제가 발생한 듯했다. 결국 아파치 설정을 새로해서 사무실에서 주문 프로그램이 정상으로 뜨는 것을 확인한 뒤 매장에 알려줬다.

그런데 점심때 식사를 하러 매장에 가보니 여전히 주문 프로그램이 뜨지 않았다. '공유기 설정', '서버 설정' 등 모두 살펴봤지만 역시 잘못된 곳은 없었다. 공유기의 문제일까 싶어서 식사를 하고 사무실에 온 뒤 공유기를 다시 시작해봤지만 역시 매장에서 사무실의 웹 서버에 접속할 수 없었다.

사무실에는 현재 'KT VDSL'[3], '파워콤 케이블', '하나로 광랜'이 설치되어 있고 하나로 광랜(예: i.dyndns.org)과 파워콤 케이블(예: g.dyndns.org)은 서로 다른 DNS를 통해 연결할 수 있게 해둔 상태였다. 혹시나 싶어서 파워콤 케이블 DNS(g.dyndns.org)로 연결을 해봤다. 그러자 정상적으로 연결이 되었다. 즉 공유기 설정이나 서버의 설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결국 8080 포트로 접근하면 내부 서버의 80 포트로 연결하도록 포트 포워딩을 설정한 뒤 서버 주소에 8080이라는 포트 번호를 입력하고 연결(http://i.dyndns.org:8080/)하자 정상적으로 연결 됐다. 즉, 하나로는 사용자가 하나로 회선을 이용해서 서버를 돌릴 수 없도록 이미 잘 알려진 포트는 막아 둔 것 같았다.

하나로 광랜 상품과 속도 측정

하나로 광랜 상품(ETTH)는 모호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TDM-PON 방식의 광랜(이벨리, 파워콤)과 Pre-DOCSIS 3.0으로 제공하는 광랜을 포함하고 있다. 모호한 이름을 택한 이유는 뻔하다. 바로 광랜이라는 이름에 기대어 상품을 팔아볼 속셈인 셈이다. 따라서 하나로 광랜을 구분해 보면 TDM-PON 방식의 아파트형 광랜과 Pre-DOCSIS 3.0을 이용한 주택형 광랜으로 보면 된다. 이 중 내가 가입한 것은 주택형 광랜으로 기존의 HFC 망을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게되며, 따라서 사용자의 수에 따라 속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한다.

퇴근 시간대인 어제 6시 쯤에는 최고 속도인 73M가 나왔지만 출근 직전 시간대인 오전 8시에는 25M 정도의 속도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속도는 측정 노드에 따라 달라진다. 즉, 하나로에서 측정한 것과 한국 정보 진흥원에서 측정한 속도는 다르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퇴근 시간대에 측정한 속도가 73M로 거의 최고 속도에 근접한 것으로 봐서 KT노드와 하나로 노드 사이에 속도차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많아지는 시간대에서는 역시 20M 대의 속도를 보인다. 그러나 올리기 속도는 별 차이가 없다. 올리기 속도 때문에 광랜에 가입한 것이므로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관련 글타래


  1. 89년부터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 컴퓨터를 봐주었지만 지금까지 상대방에게 묻지 않고 컴퓨터를 다시 시작한 적은 없다. 켜저 있는 컴퓨터를 그냥 껏다가 귀중한 자료가 날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2. 주문한 사람의 연락처와 책 제목으로 주문을 받고 책이 입고되면 문자 메시지(SMS)로 입고 사실을 알려 주는 프로그램이다. 
  3. 사은품으로 7만원을 받은 상태이지만 속도가 너무 느려 내일 해지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