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겠지만 내 주변에는 컴퓨터가 많다. 따라서 PC방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일하게 PC방을 가는 때가 본가에 갔을 때이다. 어머님만 계시고 어머님께서는 통신비에 부담을 많이 느끼시기 때문에 본가에는 PC가 없다. 본가에서 한 10여분 가면 동생집이 있지만 동생집에 가기보다는 이때는 주로 PC방을 이용한다.

PC방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죽이는 일이다. Autoruns을 이용해서 아예 시작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PC 방 관리자가 관리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요즘은 작업 관리자로 의심스런 프로세스만 죽인 뒤 원격 데스크 탑으로 사무실의 PC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의 일이다. 27일이 할아버지의 기일이라 27일날 제사를 지내고 28일에 PC방을 갔다. 항상 가는 자리에 앉아 홈페이지에 답글을 달고, 블로그에도 글을 올렸다. 당시 작성하던 글이 최고의 레지스트리 관리자, Registrar Registry Manager로 글이 길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일단 11시 정도까지 PC방에서 작업을 한 뒤 화장실을 들렸다.

흘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이템만이 아닙니다.
고랩은 머무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라는 화장실 남자용 변기 위에 붙어 있는 문구를 PC 방 답게 패러리한 것이었다. 휴대폰을 가져갔다면 사진이라도 찍어 두었겠지만 때 마침 휴대폰을 가져가지 않아 기억으로 찍어왔다.

PC 방에서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고 모 게임 업체에서 화장실 용으로 만들어 나누어준 모양이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깜찍한 패러디에 지금도 잠깐 잠깐 미소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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