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들었던 얘기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고, 자면서 들은 얘기도 모두 기억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박학다식하다는 얘기를 듣곤한다.

아무튼 기억력이 너무 좋아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많다. 그 중 한가지는 잊어버리고 싶은 일까지 모두 기억이 난다는 점이다[1].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영이도 기억력이 좋고 다예도 기억력이 좋다. 두 녀석 모두 지나가는 말로 한 것도 한달이든 두 달이든 들어줄 때까지 기억한다.

오늘 우엉맘한테 전화가 왔다.

우엉맘: 오빠.
도아: 왜?

우엉맘: 다예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
도아: 뭐라고 하는데?.

우엉맘: 다예야. 이제 오빠랑 싸우지 말어.
다예: 응. 그런데 오빠랑 안싸우기로 약속했어. 그런데 엄마도 아빠랑 싸우지 말어.

우엉맘: 엉. 엄마랑 아빠랑은 안싸우잖아.
다예: 어제 싸웠잖아.

우엉맘: 어제?
다예: 아빠는 막 나무라고 엄마는 울었잖아.

우엉맘: 언제?
다예: 아빠가 장롱문 팍 닫을 때.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좋은 점 나쁜 점 모두 어른에게 배운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 '스승의 역할'이 중요하다. QAOS.com의 회원중 한분이신 Dust님의 서명이다.

서명

당신 자식이 코를 파는 것은 당신이 허구 헌날 거실에 앉아 코를 후벼댔기 때문이요,
동네 애들이 코를 파는 것은 당신이 그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 Mr.Dust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른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시사하는 것 같아 이 서명을 볼 때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곤 한다.

아이는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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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기억력이 부러운 사람은 이영도님의 드래곤 라자, 특히 드래곤절규를 읽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