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올린 글,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에 대한 BigTrain님의 걸린글이 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애주가의 정의를 올린다.

나는 소문난 애주가 이다. 술을 마시는 양도 만만치 않고, 술을 마시는 횟수도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술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고 마셔본 술의 종류도 정말 많다.

착하고 순한 소주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에서 생산, 판매되는 소주로 마셔 보면 정말 이름처럼 착하고 순하다. 25도 이지만 한 10여도 정도 되는 곡주처럼 느껴진다. 이외에도 마셔본 술은 정말 많다. 그러나 술을 많이, 그리고 자주 마신다고 애주가로 보지 않는다. 애주가는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주가는 술이 아니라

술잔 속에 녹아 있는 분위기를 마실 줄 아는 사람

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과 술을 마시면 술자리가 즐겁고, 다음 번 술자리가 기대된다. 농담도, 세상 사는 이야기도, 자신이 알고 있는 전문 지식도, 정치도, 여자도 술자리의 화두 일 수 있다. 그러나 잔속에 녹아 내리는 분위기를 마실 줄 모르면 이러한 이야기 모두 지루한 잡담 또는 분위기를 깨는 논쟁 이외의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난 술은 즐거울 때만 마신다. 분위가가 침울한 때 술을 마시고 이런 분위기가 어느 덧 술마시는 습관이 되는 경우를 종종 봐왔기 때문이다.

슬픈 때면 답배를 피웠습니다.
이제는 담배를 피면 슬퍼지더군요.

맞는 얘기다. 따라서 술은 즐거울 때만 마신다. 아울러 무작정 술을 퍼 마시기 보다는 모임에서 술마시기 가장 적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그 분위기에 취해 마신다. 그래서 내가 모이는 술자리는 1차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분위기를 마실 줄 아는 것이 애주가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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